
팀리그를 관통하는꾸준함의 가치
10개 구단 모두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시즌 내내 절대 강자로 군림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하나카드와 웰컴저축은행은 가장 근접한 길을 걷고 있다. 두 팀은 각각 1, 2라운드를 제패하며 일찌감치 포스트시즌행을 확정한 것은 물론, 종합 승점 순위에서도 나란히 1, 2위를 질주 중이다.
PBA 팀리그에서 꾸준함은 단순한 성적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한 팀이 복수의 라운드에서 우승할 경우, 남는 포스트시즌 티켓은 해당 팀들을 제외한 종합 순위 최상위 팀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즉,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가 라운드 우승만큼이나 중요한 '포스트시즌 보험'이 되는 셈이다.
파란(波瀾)...일발역전의 미학
PBA 팀리그의 진짜 묘미는 '일발역전'의 가능성에 있다. 이전 라운드 성적이 아무리 처참했더라도, 단 한 번의 라운드(9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정상에 오르면 단숨에 '포스트시즌'의 주역으로 신분이 바뀐다.
이는 단순한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증명된 '필승 공식'이다. 지난 시즌 NH농협카드가 바로 이 제도의 가장 상징적인 시례라고 할 수있다. 당시 NH농협카드는 3라운드를 제외한 모든 라운드에서 중하위권에 머물렀지만, 3라운드 우승 하나만으로 와일드카드를 거머쥐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러한 희망은 현재 하위권에 자리한 팀들에게도 유효하다. 종합 순위를 통한 진출은 바늘구멍이지만, 팀의 모든 역량을 한 라운드에 집중시킨다면 '우승'이라는 희망은 결코 꿈이 아니다. 이와 같은 '예측 불가능성'을 지닌 팀리그 '라운드 제도'는 하위권 팀들에게는 마지막까지 희망을, 리그 전체에는 끊임없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원천이다.
공존하며 충돌하는 두 개의 서사
결국 남은 3~5라운드는 전혀 다른 두 개의 서사가 공존하고 충돌하는 무대가 될 것이다. 이미 포스트시즌 티켓을 확보하고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하나카드와 웰컴저축은행은 종합 1위를 향한 '꾸준함의 서사'를 완성하려 할 것이다.
반면, 두 팀을 제외한 중·하위권 팀들은 라운드 우승이라는 단 한 번의 기회를 잡기 위한 '일발역전의 서사'에 모든 것을 내던질 것이다. 결국 현 위치를 고수하고자 하는 팀들과 배수진 친 팀들의 격돌은 매 경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예고하게 된다.
PBA팀리그를 이끄는 명감독 '라운드 제도'가 연출할 올 시즌 드라마의 마지막 페이지는 누가 장식하게 될까. 당구 팬들의 시선이 팀리그 3라운드가 열리고 있는 '킨텍스 PBA스타디움'의 테이블을 향해 뜨겁게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