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앞으로 오타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다”

LA 다저스 투수 겸 타자 오타니 쇼헤이의 인성에 대한 미국현지 매체들의 호평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한국시간)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경기 중 일어났던 빈볼 사건 때문이다.

다저스는 지난 20일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 위치한 다저 스타디움에서 홈경기를 가졌다. 그리고 이날 경기 9회초에 양팀 사이에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당시 다저스 마운드에는 신인 잭 리틀이 있었고, 타석에는 샌디에이고 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있었다. 하지만 리틀이 빅리그 데뷔전에서 너무 긴장한 탓인지 주니어의 몸쪽으로 공을 붙이려다 그만 왼쪽 손목을 맞추고 말았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타니스 주니어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필드에 나오면서 다저스 더그아웃 쪽을 노려보며 소리를 질렀다. F로 시작하는 욕설도 포함됐다. 이때 쉴트 감독의 언행을 개인적인 공격으로 생각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필드로 뛰어나와 거칠게 항의하면서 양팀 사이에 벤치 클리어링이 시작됐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 등 미국현지 언론과 가진 포스트게임 인터뷰에서 “불펜투수 잭 리틀이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고 있었고, 그가 경기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했다. 하지만 타티스가 공에 맞는 일이 벌어졌다”며 “당연히 이는 누가 봐도 고의는 아니었다는 걸 알거다. 며칠 전 쉴트 감독도 고의와 비고의의 차이에 대하 말한 바 있다”고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이어 “그런데 쉴트 감독이 필드에 나와 나를 향해 소리치고 노려보는데 그게 거슬렸다. 솔직히 나는 그런 상황을 전혀 원하지 않았다. 선발투수도 일찍 빼고, 경기도 빨리 끝내려고 했다. 다만, 신인투수 리틀에게 몇 이닝 던질 기회를 주려고 했던 것 뿐이다. 때문에 나는 쉴트 감독의 언행을 개인적인 공격으로 받아들였다. 나는 야구를 잘 안다. 타자 입장에서 공에 맞으면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건 이해하지만 고의냐 아니냐는 명백한 차이가 있다”며 고의 사구가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샌디에이고는 9회말 수비 때 다저스 지명타자 오타니 쇼헤이에게 누가봐도 보복성 빈볼을 던졌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다저스 더그아웃 쪽을 향해 필드에 나오지 말라고 손짓했고, 1루에 나가서는 상대팀 내야수 루이스 아라에즈와 악수까지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잠시 경기가 중단된 사이 오타니는 샌디에이고 더그아웃 근처까지 다가가 미소를 지으며 선수들과 이야기도 나눴다. 오타니의 인성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메이저리그 네트워크는 21일 이 장면을 재조명하면서 “봐라, 저게 오타니의 인성이다. 빈볼에 맞은 선수가 1루에 나가 상대팀 선수와 악수를 한다. 게다가 잠시 경기가 중단되자 샌디에이고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겨 미소와 함께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며 “오타니의 이런 인성은 앞으로 그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라며 호평했다.

한편,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하루 뒤인 21일 양팀 감독에게 벌금과 함께 1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리고 오타니에게 빈볼을 던진 샌디에이고 투수 로버트 수아레즈에겐 벌금과 함께 3경기 출전금지 조치를 내렸다. 벌금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MH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