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혜연의 대중예술)보컬이 중요한가, 프로듀싱이 중요한가 – 음악의 무게중심은 어디에 있을까?

[ MHN스포츠 ] / 기사승인 : 2025-05-04 00:05: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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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들을 때 우리는 무엇에 먼저 끌릴까?

감미로운 목소리일까, 아니면 귀를 사로잡는 사운드의 매력일까? 이 단순한 질문은 사실, 오늘날 음악 산업의 본질을 건드린다.



보컬은 음악의 심장이며 목소리는 가장 인간적인 악기다. 한 사람의 감정이 고스란히 실려 청자의 마음 깊숙이 파고든다. 잘 다듬어진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작은 떨림 하나에도 진심이 묻어난다.

우리는 가끔 멜로디보다 목소리에 먼저 반응하고, 가사보다 감정에 먼저 사로잡힌다. 보컬은 감정을 공감시키는 가장 직접적인 통로이기 때문이다.

“목소리 하나로 곡이 완성된다”라고 말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그러나, 보컬만으로 곡이 완성되는 시대는 지났다.

오늘날 대중음악, 특히 K-POP, 힙합, 일렉트로닉 씬은 사운드 프로듀싱의 정교함 없이는 곡의 무드를 완성할 수 없다.

멜로디가 아무리 훌륭해도, 사운드가 비어 있거나 편곡이 허술하면 감동은 오래가지 않는다.

프로듀싱은 곡의 분위기, 텍스처, 흐름과 균형을 설계하는 숨은 건축가다.

곡의 서사를 세우고, 감정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단순한 편곡을 넘어, 노래의 세계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Fake Love’를 떠올려보자.



무거운 기타 리프, 어두운 분위기와 낮은 베이스 사운드, 끊어질 듯 이어지는 리듬.

이 모든 사운드가 절묘하게 설계되었기에, 보컬의 감정이 더욱 절절하게 다가온다.



반면, 아이유의 ‘밤편지’는 오히려 절제된 사운드 속에서 보컬 하나만으로도 곡을 지탱한다.

목소리 하나가 풍경을 만들고, 시간이 멈춘 듯한 감정을 이끈다.



이처럼 보컬과 프로듀싱은 대립하는 것이 아닌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다. 보컬이 감정을 전달한다면, 프로듀싱은 그 감정을 증폭시키거나, 절제하거나,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한다.

둘 중 어느 하나를 택하는 것은, 요즘 음악을 이해하는 데 지나치게 단순한 접근이다.



어떤 곡은 감정 하나로 모든 걸 끌어안고,

어떤 곡은 완벽히 설계된 사운드 위에서 감정을 새롭게 조각한다.

그리고 좋은 음악은 보컬과 프로듀싱이 절묘하게 균형을 맞춘 곳에서 탄생한다.



균형을 읽고, 선택하고, 설계할 줄 아는 감각이야말로 오늘날 아티스트와 프로듀서 모두에게 필요한 진짜 실력이다.



음악을 만든다는 건, 단순히 좋은 목소리나 세련된 사운드를 뽐내는 것이 아니다.

목소리가 가진 진심을, 사운드가 가진 설계를 통해 더욱 깊게 전하는 것.

그 둘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한 곡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고, 시간 속에 남는다.



결국, 보컬이든 프로듀싱이든 중요한 것은 단 하나, “듣는 이에게 어떤 진심을 전달할 수 있는가”이다.









칼럼니스트 남혜연 (Nam Hye-Yeon)



보컬 아티스트 / 음악 칼럼니스트



중부대학교 실용음악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 석사를 마친 보컬리스트 겸 음악교육자. 전국 규모의 가요제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싱어송라이터 ‘남혜연’으로 활동 중이다.



다수의 디지털 싱글을 발매했으며, ‘전국노래자랑’ 최우수상, 대전 시민가요제 대상 등 다양한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백제예술대학과 SYNC 발성 클래스 등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으며, 서울시, 대전시, 양주시 등 전국 주요 문화행사 및 축제에서 활발히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음악과 사람을 잇는 감성적인 메시지로 무대와 지면을 넘나들며 활동 중이다.



사진=남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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