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피해 현장 달려간 김동연 ‘현실 제도 괴리’…“통상 지원 방법 안 돼, 특단 대책 찾겠다”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4-12-03 00:32: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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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국제뉴스) 김만구 기자 = “현장에 와보니까 기존의 제도와 시스템, 방법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여러 사각지대가 있었다. 보험의 허점이라든지, 그동안 들어간 비용과 사료값은 농민이 다 부담해야 되는 문제라든지... 경기도는 기왕의 방법이 아닌 특별한 방법으로 선 해결하고 후 개선책을 마련하겠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일 오전 기존 일정을 취소하고, 대설 피해를 입은 하우스 농가, 공장, 양계장을 3곳을 방문했다. 김 지사는 무너진 토마토 재배 비닐하우스 안에 들어가 농장주와 대화를 나눴고 질척한 흙바닥을 양계농가 관리자와 함께 다니면서 피해상황을 들었다. 김 지사가 보고 들은 피해상황은 예상보다 참담했고, 현장 목소리는 탁상의 보고서와 사뭇 달랐다.

2일 오전 김동연 도지사가 정장선 평택시장 홍기원 국회의원 등과 함께 평택 비닐하우스 대설피해지역을 현장방문해 피해현장 확인을 하고있다. 사진제공=경기도청
2일 오전 김동연 도지사가 정장선 평택시장 홍기원 국회의원 등과 함께 평택 비닐하우스 대설피해지역을 현장방문해 피해현장 확인을 하고있다. 사진제공=경기도청

#1. 오전 8시 50분 평택시 진위면 하북리 방울토마토 재배 비닐하우스 전파(全破) 현장.

“평택시 출하연합회장을 10년째 보고 있는데 어떤 땅은 땅주인이 30명이에요. 기획부동산이 산 땅인데, 보험회사에서는 이 곳 피해농가가 폭설 피해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서울 부산 대구 땅 주인 동의를 다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그게 말이 됩니까?”(정병헌 출하회장)

“그렇지 않은 데라도 땅주인이 토지 증빙을 안 해 줘요...양도소득세 문제 등으로 자경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곳이 절반이 넘어요.”(홍기원 국회의원)

“게다가 보험회사가 완파나 아니면 보험금을 반만 지급한다고 해서 제가 그랬어요. 여보쇼 10층 건물이 5층 이상이 무너지면 그 무너진 아래층에서 거주하냐고요. 현실이 이렇습니다.”(정 출하회장)

“피해복구가 우선이니까 바로 재난관리기금을 지원하겠습니다. 정부에 특별재난대책구역 지정도 건의하고요. 우선 그 전에라도 도에서 할 수 있는 걸 빨리 조치하겠습니다.”(김동연 경기도지사)

평택 북부지역의 경우 45만 평의 경작지 중 50%가 폭설의 직간접적 피해를 입었고, 하우스 등 시설은 60~70%가 완파됐다고 정 출회회장은 전했다.

김 지사는 “보험 등의 문제는 인우보증 제도 등 개선을 통해 절차를 간소화 할 수 있는지 검토를 지시하겠다”고도 했다.

2일 오전 에스피 안성공장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보라 안성시장 및 도의원이 대설피해지역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제공=경기도청
2일 오전 에스피 안성공장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보라 안성시장 및 도의원이 대설피해지역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제공=경기도청

#2. 오전 10시 26분 안성 보개면 가율산업단지.

이번 폭설로 산업단지내 ㈜에스피의 대형창고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김 지사가 도착해, 창고 안으로 들어가서 피해상황을 더 살필 수 있느냐고 묻자 김영환 에스피 대표는 “샌드위치 판넬이라 추가 붕괴가 있어 위험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창고 안에 100억 원의 자재가 있는데 복구장비가 없어 손을 못쓰고 있다. 안전을 확보하고 물건을 반출해야 하는데 경기도로부터 복구설비를 지원받고 싶다”고 했다.

김 지사는 또 다른 창고 입구에서 자재들이 무너진 판넬 등에 깔려있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도에 복구 장비가 있는지, 없으면 긴급입찰로 구입해서라도 빨리 조치를 해야겠다”고 했다.

김 지사가 재해 보험을 언급하자, 김 대표는 “재해보험을 들었는데, 보험사가 풍수재해보험이라 폭설로 입은 피해는 보상대상에 안된다고 했다”고 답했다.

이에 현장에 동행한 김보라 안성시장이 “더 난감한 건 피해 복구를 위한 은행 융자액이 너무 적어서 복구가 힘들고, 철거비는 전혀 보장이 안 된다”고 하자 김 지사는 “오늘 오후 부지사 회의를 소집해 담보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등에게 최대한 복구지원을 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했다.

안성의 경우 기상청 계측 장치 오작동으로 이번 기간 동안 적설량이 20cm로 측정됐는데, 안성시에서 실측한 결과 70cm로 확인됐다. 이번 폭설로 안성 지역 쌍용자동차와 경동 등 중견기업을 물론, 축산 농가, 비닐 하우스 농가 등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3. 오전 10시 55분 안성 보개면 기좌리 승희농장(양계장)

“하루 이틀만 지나면 모이를 못 먹은 닭들이 빼짝 말라 폐사할 겁니다. 지금이라도 다른 농장으로 옮겨야 합니다.”(박성열 부농축산 농장주)

김 지사가 찾은 승희농장 10여 개의 대형 비닐하우스 양계장은 폭삭 주저앉았고, 무너진 입구마다 닭 수 백여 마리가 모여 있었다. 비닐 하우스 앞은 눈이 녹아 진흙탕으로 변해 먹이를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김 지사는 직원들과 소독이 된 흰 색 간이 장화를 신고 양계장 입구를 돌며 피해상황을 확인했다.

박 농장주는 “지금 사료도 망가지고... 힘든 상황”이라고 했고, 박혜인 안성축산정책과장은 "닭이 굉장히 예민하기 때문에 며칠 도상 위 방치해 놓으면 사실 기업이 납품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이 곳 농장내 9만 수의 양계 중 4만 마리만 최근 반출됐고, 5만 마리는 비닐하우스 안쪽에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김 지사가 “평택의 비닐하우스 철거는 군부대 협력을 타진하고 있는 것 같은데, 닭을 옮기는 것이 가능한지” 묻자, 박 과장은 “AI 등 인수공통전염병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어렵다”고 했다.

김 지사는 “전문인력을 동원해 바로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면서 “이번 폭설 대책은 통상적으로 해 왔던 지원방법으로는 해결이 안 될 것 같다. 특별하고 긴급히 또한 충분하게 지원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2일 오전 김동연 도지사가 김보라 안성시장 윤종근국회의원 등과 함께 양계장 대설피해지역을 현장방문해 피해현장을 확인하고있다.  사진제공=경기도청
2일 오전 김동연 도지사가 김보라 안성시장 윤종근국회의원 등과 함께 양계장 대설피해지역을 현장방문해 피해현장을 확인하고있다. 사진제공=경기도청

오후에 김 지사는 김성중 행정1부지사, 오후석 행정2부지사, 고영인 경제부지사 등 3부지사가 참여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에서 ‘선 집행 후 정산’을 지시했다.

신속한 재정 집행에 기여한 공무원의 특별승급, 풍수해 보험 미적용관련 현실 지원방안, 피해복구 공헌한 민간 사례 발굴 포상, 평택·안성·용인 외 특별재난지역 추가 지정 검토 등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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