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실적 ‘밝음’ 하나증권, 초대형 IB 숨고르기

[ 더리브스 ] / 기사승인 : 2024-11-06 14:37:5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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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하나증권이 올해 들어 실적 회복세인 가운데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가 당장은 어려울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청서를 제출한 건 지난해지만 인가 시기는 미뤄지고 있어서다.



당국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와 초대형 IB 제도를 손볼 예정인 만큼 하나증권은 내년을 노려야 할 전망이다. 올해 초대형 IB로 도약하려던 하나증권은 암초를 만난 셈이다.



당국이 하나증권에 제재를 확정할 경우에 대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하나증권은 올 하반기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랩·신탁)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불법 자전거래가 적발된 건과 관련해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3분기 누적 순이익 전년比 흑자전환





하나증권이 지난해 지속됐던 적자의 늪에서 탈출하면서 초대형 IB로 진입하겠다는 목표와 한층 가까워졌다. 올 3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하나증권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18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하나증권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958억원으로 전년(69억원)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이 모두 늘었으며 매매평가익은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한 영향이 컸다. 하나증권의 3분기 연결 기준 이자이익은 28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0% 늘었다.



같은 기간 수수료이익도 1.9% 증가한 264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매평가익은 지난해 449억원 적자에서 올해 427억원 이익을 남기면서 흑자로 들어섰다.





초대형 IB 및 발행어음 인가 걸림돌






하나증권. [그래픽=김현지 기자]
하나증권. [그래픽=김현지 기자]




초대형 IB 진입을 위한 목표에 실적 상승세가 뒷받침된다. 다만 변수는 당국이 종투사와 초대형 IB 제도를 재정비하겠다고 발표한 점이다. 차기 초대형 IB 인가가 종투사 제도 재정비보다 우선순위가 밀릴 수 있어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8월 29일 종투사와 초대형 IB 등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제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들이 혁신 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것보다 부동산 투자에 치우친 이유에서다.



게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가 확정될 경우 발행어음 인가에 대한 심사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증권사들은 초대형 IB로서 자기자본의 2배까지 어음을 발행하기 위해 몸집을 키운다. 초대형 IB가 되기 위한 자격 요건은 자기자본 4조원이다.



당국 제재 이력이 있거나 재판이 진행 중이라면 발행어음 인가 심사를 통과할 수 없다. 일례로 삼성증권은 초대형 IB지만 발행어음 인가는 받지 못한 상태다.





“제도 재정비로 심사 미뤄질까…내부 논의 중”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하나증권을 대상으로 중징계에 해당하는 ‘일부 영업정지’ 제재를 내렸다. 하나증권이 랩‧신탁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돌려막기’ 관행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최종 징계 수위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지만 예상 시기는 미정이다. 최근 증선위가 하나증권과 KB증권에 대한 중징계 심사를 연기하면서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초대형 IB의 경우 법적 요건으로 제재 이력을 봐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다만 발행어음 인가는 사회적 신용 기준이 있어서 (제재 이력 등을) 감안한다”라고 답했다.



초대형 IB 심사 관련 제도 재정비로 인해 미뤄질 수 있는지를 묻는 질의에 금융위 관계자는 “제도적으로 정비할 부분도 확실히 있고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한 증권사도 있어서 선후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하나증권에 대해) 아직 징계가 나온 건 아니어서 징계 수위 등 여러 가지를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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