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완주가 움직이면 산업이 바뀐다.피지컬 AI 혁명, 전북 대전환의 시동이 걸렸다"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12-10 18:30:03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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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원광보건대학교 겸임교수 제공
전 원광보건대학교 겸임교수 제공

(전북=국제뉴스) 최학송 기자 = 전북특별자치도가 역점 추진 중인 '피지컬 AI(Physical AI) 산업 전환 모델'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행정안전부의 실증사업 중앙투자심사 절차가 마무리되면 연내 본사업 착수도 가능하다는 소식은, 전북의 산업 구조 전환이 더 이상 계획에 머무르지 않고 현장의 변화를 준비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정부 추경에 반영된 총 389억 원 규모의 피지컬 AI 실증사업은 국비 219억 원, 전북도·전주시·완주군 지방비 18억 원, 민자 151억 원으로 구성된다. 전북도는 이 예산을 통해 제조와 물류 분야에 각각 1개씩 리빙랩을 조성하고, 3개 참여기업이 실제 생산라인에서 피지컬 AI 기술을 시험·검증하는 PoC(개념검증)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연구소나 실험실 수준의 기술개발을 넘어, 기업·공장·근로자가 함께 참여하는 현장 중심의 산업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공지능(AI), 로봇, 센서, 데이터 기술이 하나의 공정 안에서 결합해 '협업지능'을 구현함으로써 생산성 향상은 물론, 안전·품질·비용 구조까지 혁신하려는 새로운 시도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완주군은 실증사업의 핵심 거점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완주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과 농기계·건설기계 산업, 전북테크노밸리, 전북대학교 이서캠퍼스 등 제조·R&D·산학협력 인프라가 집약된 지역이다. 이러한 기반 위에 피지컬 AI 실증단지가 조성되면, 완주는 국가 차원의 제조혁신을 시험하는 대표 테스트베드로 도약할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전북대학교는 올해 2차 정부 추경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협업지능 피지컬 AI 전략 PoC' 공모에 최종 선정되며 국비 219억 원을 확보했다. 이 사업에는 현대자동차·SKT·네이버·리벨리온 등 주요 기업과 전북대·KAIST·성균관대, 전북TP등 16개 산·학·연 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컨소시엄이 함께하고 있다.

완주 이서 일대에는 이미 로봇 기반 실증 공간이 조성되고 있으며, 향후 약 18만㎡ 규모의 피지컬 AI 전용 캠퍼스와 산·학·연 융합 클러스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곳에는 현대차·네이버 등 주요 기업 연구소와 전북대 산업용 로봇 AI랩이 집적되어, 연구.실증.인재양성.산업화를 하나로 엮는 혁신 생태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이처럼 완주는 단순한 공장 밀집 산업단지를 넘어, 피지컬 AI를 중심으로 한 지능형 제조 생태계의 실험실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공장 자동화의 연장선이 아니라, 사람과 기계가 함께 일하는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이다. 사람의 판단력과 경험, AI의 계산력, 로봇의 정밀성과 반복성이 결합하여 생산공정을 지능적으로 운영하는 구조로, 기존의 단순 자동화 시스템을 뛰어넘는 '협업형 생산 혁신'을 이끈다.

완주·이서 권역은 상용차·농기계 제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팜·모빌리티·농생명·친환경 공정 등으로 확장 가능한 산업 기반을 이미 갖추고 있다. 여기에 피지컬 AI가 본격 도입되면, 공정 불량률 감소, 에너지 사용·탄소 배출 저감, 실시간 데이터 피드백을 통한 공정 최적화, 숙련 인력의 노하우 디지털 트윈화 등 구체적인 생산성 혁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전북대·KAIST·성균관대가 함께 운영할 국내 최초의 피지컬 AI 실증 리빙랩은 교육·연구·실증을 하나로 묶어, 현장 투입형 융합인재를 길러내는 역할도 맡게 된다. 이 역시 타 지역과 차별화되는 전북·완주의 경쟁력이다.

무엇보다 전북형 피지컬 AI 실증사업의 핵심 의미는 '중앙 주도'가 아닌 '지역 주도'의 산업혁신 모델이라는 점에 있다. 과거 대규모 국책사업은 중앙정부와 대기업이 방향을 정하고, 지역은 이를 따르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는 전북특별자치도와 전북대, 완주군, 지역 기업·연구기관이 기획 단계부터 함께 참여한 분산형 혁신 구조로 설계되었다. 예타 면제를 통해 1조 원 규모의 본사업이 확정된 이후에도, KISTEP의 적정성 검토와 본사업 설계 과정에 전북의 현장 의견이 반영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상징적이다.

이 과정에서 완주는 피지컬 AI 실증과 테스트베드 구축, 전북대 이서캠퍼스 중심의 산학협력 및 인재양성, 군 차원의 AI 제조 바우처 및 중소기업 AI 전환 지원 정책을 삼각축으로 묶어 '완주형 협업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기술 그 자체보다 사람과 기업,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형 AI 생태계를 구현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AI는 더 이상 먼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AI를 누가, 얼마나 빠르고 현명하게 현장에 적용하느냐이다.

전북의 피지컬 AI 실증사업은 단순한 기술 실험이 아니라, 산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전북형 산업 대전환 프로젝트'다.

그 중심에는 완주가 있다. 완주에서 피어나는 피지컬 AI 혁명은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 제조산업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AI가 사람과 산업, 지역과 기술을 잇는 '협업의 지능'으로 자리 잡을 때, 전북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닌 국가 산업혁신의 중심지로 우뚝 설 것이다.

-외부기고 및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전 원광보건대학교 겸임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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