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대에서 흠집 난 사과를 발견하면 즉시 신선한 것으로 바꿔 오는 대응, 80%에 달하는 PB 중심의 ‘전문가적 큐레이션’, 시즌 한정 SKU로 만드는 ‘지금 사야 하는’ 명확한 제안, 누구나 종(Bell) 소리에 계산대로 달려오는 협업 문화는 고객 경험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여기서는 내가 존중받는다.”
김경민 대표는 “마케팅은 기술이 아닙니다. 내가 대접받고 싶은 방식으로 고객을 대하는 태도, 그 자체가 가장 강력한 브랜딩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테일의 본질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며, 고객과 직원이 모두 존중받는 구조에서 진짜 생산성이 나온다고 말했다.
![책 '우리는 다르게 팝니다' 표지 [출처: 더퀘스트]](https://www.casenews.co.kr/news/photo/202511/18914_40929_453.jpg)
이 책이 말하는 ‘다르게 판다’의 핵심은 네 가지다. 첫째, 고객에게 100가지 선택지를 늘어놓기보다 1개의 확신을 제공한다. 무한한 옵션은 자유가 아니라 피로를 만든다. 둘째, 직원은 판매원이 아니라 ‘경험의 파트너’다. 채용 단계에서부터 현장 동료의 평가가 실질적 권한을 갖고, 입사 연차와 무관하게 경험 많은 사람이 가르치는 수평적 학습이 작동한다. 셋째, 가치—원칙—시스템—행동—성과로 이어지는 일관성이 브랜드의 진정성을 만든다. “고객 만족”“직원 존중”이 벽보 문구로 남지 않도록 박스 무게, 순환 근무, 종(Bell) 규칙 같은 세부 운영 기준이 먼저 서 있다. 넷째, 마케팅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내가 대접받고 싶은 방식’으로 고객을 대하는 직원의 태도는 어떤 광고 예산보다 강력한 브랜딩이 된다.
국내 조직이 즉시 적용할 지점도 분명하다. 첫째, 상품·서비스 포트폴리오는 ‘적게, 정확하게’로 재편하고, 제안 문장을 단 하나의 확신으로 다듬어야 한다. 둘째, 채용은 관리부서의 행사에서 ‘같이 일할 동료의 합의’로 전환한다. 출근 첫날 알게 되는 동료가 아니라, 함께 뽑은 동료가 조직에 애착을 만든다. 셋째, 매장의 종처럼 팀 단위로 공유하는 ‘신호—역할—응답’ 룰을 간단히 설계해 고객·내부고객의 대기 시간을 줄인다. 넷째, 조직 평가는 사람을 재단하지 말고 행동을 개선한다. “너는 원래 그래” 같은 인격 규정은 수용성을 파괴한다. “A 업무에서 의견이 다를 때 통보형 커뮤니케이션이 잦았다”처럼 구체적 행동·상황·영향으로 기술하고, 분기·반기 등 정기 피드백 리듬을 고정해 간헐적·방어적 대화를 예방한다.
결국 『우리는 다르게 팝니다』가 전하는 메시지는 간명하다. 고객 경험을 사게 하려면 고객을 먼저 사람으로 대우하고, 그 사람을 대우하는 시스템을 직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가치는 선언이 아니라 운영 기준과 업무 언어, 회의 목적과 채용 절차, 평가 피드백의 문장으로 구현될 때 조직의 문화가 되고, 문화가 성과를 만든다.
*본 기사는 사례뉴스 ‘경영자 필독서 시리즈’ 11월편입니다.
8월 『경험의 멸종』은 ‘경험의 회복’을, 9월 『퓨전』은 ‘브랜드–조직문화의 일치’를, 10월 『카인드, 친절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친절의 기술’을 다뤘습니다. 11월 『우리는 다르게 팝니다』는 그 흐름을 현장 시스템으로 수렴시킨다. 본 시리즈는 이어서 매월 경영에 바로 적용 가능한 책과 문장을 소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