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새 연구에서 동물성 식품을 배제한 식단이 실생활에서 탄소배출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난 11월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임상시험 자료를 통해 식물성 중심 식단을 적용한 참여자의 하루 온실가스 배출량이 평균 1300그램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자동차로 약 6킬로미터를 이동할 때 발생하는 배출량과 비슷한 수치로, 일상적인 섭취 변화만으로도 상당한 감축 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해당 연구는 미국 의사회 산하 비영리단체 PCRM 연구팀이 진행했다. 연구에는 244명이 참여했으며, 이들은 16주간 식물성 식단을 따르는 그룹과 기존 식습관을 유지하는 대조군으로 나뉘었다. 참여자의 다수는 50대 여성으로, 연구진은 식단 변화가 체중·대사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관찰했다.
참여자들은 연구 시작과 종료 시점에 각각 3일간 식사 기록을 작성했다. 기록은 가정식과 외식 모두를 포함했고, 연구진은 이를 기반으로 식품별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을 산정했다. 분석에는 식품 생산·가공·포장·수송·보관·폐기까지 각 단계의 배출계수가 활용됐다.
연구 결과, 식물성 식단 그룹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이 모두 대조군 대비 약 51퍼센트 낮았다. 환경적 절감 효과의 대부분은 육류 섭취가 거의 없어진 데에서 비롯됐고, 유제품과 달걀 섭취 감소 역시 추가적인 감축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해당 식단이 열량 제한 없이 구성됐기 때문에 ‘덜 먹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식품을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결과는 기존의 모형 연구들과도 흐름이 일치한다. 여러 국가 데이터를 종합한 분석에서는 식물성 기반 식단이 식품 관련 온실가스 배출을 약 25퍼센트에서 50퍼센트 이상 줄이는 것으로 제시된 바 있다. EAT 란싯위원회가 제안한 ‘행성건강식단’ 또한 곡물·콩류·채소·과일·견과류를 중심으로 한 식단이 인체 건강과 기후 대응에 모두 유효하다고 설명한다.
영국에서 약 5만5000명을 조사한 환경영향 연구에서도 동물성 식품 비중이 높은 식단이 배출량에서 가장 큰 부담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건 식단은 하루 배출량이 일반 식단의 약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연구진은 이러한 실측 기반 자료가 학교·기업·공공기관 등에서 식단 전환 정책을 검토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는 단일 도시 거주자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참여자 모두 체중 감량 연구에 자발적으로 참가한 이들이라는 한계가 있다. 또한 식품 배출계수는 평균값 기반이므로, 농장별 생산 방식이나 지역적 차이는 반영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그럼에도 실제 섭취 조사를 기반으로 한 중·장기 연구가 짧은 설문 조사나 가정식 모델보다 신뢰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식단 변화의 건강 효과 또한 함께 나타났다. 동일 연구팀이 발표한 별도 임상시험에서 식물성 식단을 따른 참여자들은 16주 후 체중 감소와 인슐린 저항성 개선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환경 개선과 건강 증진이 동시에 확인된 만큼 식물성 중심 식단이 다중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영양·기후 관련 인식을 조사한 최근 설문에서도 성인 응답자의 46퍼센트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식물성 식단을 검토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다수는 국가 영양정책에서 식단과 기후의 연관성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연구는 식단 선택이 에너지·교통·산업 부문과 함께 기후 대응의 하나의 축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