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황민우 기자]](https://cdn.tleaves.co.kr/news/photo/202510/8351_15155_5941.jpg)
한화그룹 품에 안기며 새 출발을 선언했던 아워홈이 첫해부터 불안한 모습이다. 일부 고객사들은 지난 5월 인수 이후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한미반도체는 아워홈이 한화에 편입된 직후 계약 기간이 남았음에도 거래를 조기 종료했다. 범LG가 기업들도 계약 연장을 망설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국세청은 최근 아워홈을 상대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위기감을 더한다. 전 임원 횡령 의혹과 관련할 거란 추측이 나와 인수사에 짐으로 전락할 위기다.
아워홈 고객사 이탈로 거래 기반 ‘흔들’ 우려
아워홈은 지난 5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지분 58.62%를 약 8695억원에 인수하며 한화그룹 계열사가 됐다. 이후 석 달 만에 자회사 고메드갤러리아를 통해 신세계푸드 급식사업 부문을 1200억원에 인수하려는 중이나 외형 확대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기존 거래 기반이 흔들리는 양상이어서다.
올해 들어 주요 고객사들은 계약을 조기에 종료하거나 연장하지 않는 등 아워홈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핵심 고객사였던 한미반도체와 D&O(디앤오)는 올해 잇따라 아워홈과 거래를 끊었다.
아워홈이 그간 사내식당 급식 운영을 도맡아온 한미반도체는 지난 6월 계약 만료 시점이 6개월가량 남았음에도 거래를 조기 종료했다. 그 배경에는 반도체 장비 기업인 한미반도체가 한화그룹과 갈등을 빚으면서 경쟁그룹 계열사가 된 아워홈과 거래하는데 부담을 느꼈을 거란 해석이 나온다.
LG그룹 계열사인 D&O도 일부 사업장에서 아워홈과 협력 관계를 유지했지만 올해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재계약을 하지 않고 거래를 마무리했다. 다만 이 하나의 결정은 단순한 계약 종료 차원이 아니라 범LG가 주요 고객사들이 아워홈과 거래 구조를 재편하려는 본격적인 신호라고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그간 아워홈은 LG유통(현 GS리테일) 급식사업 부문에서 출발한 회사인 만큼 범LG 계열사들과 수년간 신뢰가 깊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경쟁사 소속으로 새롭게 편입된 지금 불가피하게 리스크가 발생한 셈이다. 범LG가 계열 고객사들은 사업장만 하더라도 100여개 이상이다. 이들도 올해부터 2년 간 순차적으로 아워홈과 계약이 종료될 예정이다.
고객 이탈 여파, 그룹 내 ‘부담기업’ 될 수
아워홈은 추가적으로 고객사가 이탈할 우려는 없다는 입장이다. 구내식당 운영 위탁과 관련해 계약 만료 시기에는 재계약 및 신규 입찰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기존 고객사들에 대한 재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메뉴 개선과 서비스 품질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아워홈의 설명이다.
하지만 범LG가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규모 장기 고객사 기반이 흔들릴 경우 아워홈은 급식 부문 실적뿐 아니라 브랜드 신뢰도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고객사들과 계약 연장 여부는 향후 실적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이미 부상했다. 아워홈은 오는 2027년까지 지속적으로 고객사들과 재계약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3700억원 규모다.
아워홈은 인수되기 이전부터 수익성 둔화 조짐을 보여왔다. 범LG가 계열사들이 고객사로 있다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는 얘기다. 아워홈은 매출이 증가함에도 영업이익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해왔다. 지난해 아워홈은 매출이 역대 최대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이 887억원으로 전년 동기(943억원) 대비 5.9% 감소했다.
고객사 이탈이 가속화되면 아워홈은 단기 매출 공백을 넘어 중장기적인 재무 건전성 악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워홈은 인수될 당시 그룹으로부터 상당한 차입금 부담도 떠안고 있는 상태다. 현금 흐름이 악화되면 그룹 내 재무 부담을 가중하는 회사가 될 위험이 커진다는 얘기다.
기습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아워홈. [그래픽=황민우 기자]](https://cdn.tleaves.co.kr/news/photo/202510/8351_15156_05.jpg)
경영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가운데 아워홈은 설상가상으로 국세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까지 받게 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 28일 서울국세청 조사4국의 요청에 따라 관련 자료들을 제출했다.
조사4국은 강도 높은 탈세 및 자금 유용 등 중대한 세무 위반 혐의를 다루는 핵심 부서로 통상적인 정기조사보다 조사 강도가 훨씬 높은 걸로 알려져 있다. 아워홈이 단순한 점검이 아닌 특정 혐의성 조사를 받고 있을 거란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조사에서 아워홈은 법인 자금에 대한 사적 유용 여부를 비롯해 회사 자금 흐름 전반을 검증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과거 아워홈 구본성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 재직 시절(2017~2021년) 회사 자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 자금 운용에 관해 불투명했던 과거 경영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아워홈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세무조사에 대한 배경은 알 수 없다”라며 “국세청에서 저희에게 알려주지도 않고 조사가 지금 시작됐기 때문에 내용은 좀 더 있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에서는 구본성 전 부회장 관련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도 아니고 국세청에서도 얘기해주지 않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른 기업들을 봤을 때 한 3~4개월 정도 걸리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오는 2027년까지 이뤄질 고객사 재계약 검토와 관련한 질의에는 “고객사 계약사항은 밝힐 수 없으며 이탈 우려도 없다”며 “당사 단체급식 운영 및 서비스 경쟁력이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이 관계자는 답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자회사 고메드갤러리아를 통해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 인수를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종합식품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아워홈이 현재 그룹 내 여러 계열사들과 시너지 강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아워홈은 한화그룹 편입 이후 비전선포식에서 오는 2030년까지 매출 5조원 및 영업이익 3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아워홈은 급식·HMR(가정간편식)·외식을 중심으로 국내외 시장을 확장하고 원가 절감, 생산·물류 효율화, 주방 자동화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박달님 기자 pmoon55@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