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초등학교 학습교구에서 기준치의 수십 배를 초과하는 납과 프탈레이트 등 유해물질이 검출돼 어린이제품 안전 관리에 심각한 허점이 드러났다. 특히 초등학교 교구 전문몰에서는 ‘14세 이상 사용’ 문구를 표기해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정부 차원의 관리·감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장철민 국회의원(대전 동구·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시민단체 ‘발암물질국민행동’과 함께 초등학교 수업용 교구를 분석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기준치를 최대 50배 초과한 납 성분이 확인됐다. 실과 수업에 활용된 한 DIY 교구는 KC 인증을 받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납 4,916ppm(기준치 100ppm 이하), 3,399ppm 등 기준을 크게 초과한 수치가 검출됐다. 또 다른 제품에서는 납 976ppm과 함께 카드뮴 91.2ppm(기준 75ppm 이하)이 검출됐다.
체육수업용 교구에서도 심각한 결과가 나왔다. 한 줄넘기 제품에서는 7종 프탈레이트 총합이 기준치(0.1%)의 660배를 초과하는 수치가 검출됐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최인자 책임연구원은 “카드뮴은 발암성, 납은 신경독성과 생식독성을 유발하는 물질로 특히 어린이가 노출되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문제가 된 제품 상당수는 ‘초등교육상품 전문몰’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쇼핑몰은 ‘학교 예산 구매 시 배송료 무료’ 등을 내세우면서도, ‘14세 이상 사용’ 표기를 통해 어린이제품 안전 기준 검사를 회피하고 있었다. 그러나 판매 제품 대부분이 유아와 초등학생 대상 교구인 만큼, 자체적인 안전 검증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철민 의원은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제품의 안전을 관리하는 산업부가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초등학교 교구에 대한 주기적 안전 점검과 교구 전문 쇼핑몰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현재 ‘초등학교 실습용 만들기 제품 안전성 조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는 오는 12월 발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산업부는 10월 중 교구 전문몰을 대상으로 조사·계도 활동을 진행하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14세 이상 표기 제품은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만큼 학습 재료로 사용하지 않도록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