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박승민 인턴기자) 이날만 4명의 주자가 베이스를 훔쳤다.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9일 사직구장서 열린 2025 신한SOL뱅크 KBO리그에서 11회까지 가는 연장 승부 끝에 이호준의 끝내기 안타로 5-4 승리를 거뒀다. 1승 1패로 시리즈 균형을 맞추는 동시에 분위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경기 진행 과정에서 이날 선발 포수로 나선 유강남의 아쉬운 수비들이 반복됐다. 특히 도루저지 과정에서 출루한 두산 주자들의 발야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날 경기에서 유강남은 두산 김재환, 제이크 케이브, 이유찬, 강승호 4명의 주자의 도루 시도를 모두 허용했다.
이날 유강남 상대 두산 주자의 첫 도루 시도는 3회에 나왔다. 선두타자로 나선 케이브를 이날 롯데 선발투수 이민석이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이후 김재환 타석에서 이민석은 1구 체인지업을 투구했고, 빠른 스타트를 끊었던 케이브는 공보다 빠르게 2루에 도착했다. 변화구 타이밍에 맞추어 훌륭한 스타트를 끊은 케이브였지만, 송구가 주자를 태그할 수 있는 위치에 미치지 못했다.
이어 김재환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1사 1,2루가 된 상황에서, 후속타자 박준순의 우익수 뜬공에 2루 주자 케이브가 3루로 태그업하며 2사 주자 1, 3루 상황이 되었다. 2루 베이스가 비어 있는 상황에서 후속타자 김기연을 상대하던 이민석의 4구 슬라이더가 땅에 꽂혔다. 김재환이 2루로 출발한 상황에서 떨어진 공을 막아내야 했던 유강남은 2루로 공을 뿌리지 못했고, 김재환은 2루에 서서 들어갔다.
타석에 있던 김기연을 땅볼로 막아내며 두 번의 도루 허용이 실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적시타가 나왔다면 2점을 실점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틈을 파고든 두산 벤치의 도루 작전이 날카로운 순간이었다.
두산 벤치는 4회에도 롯데 배터리를 공략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이유찬이 후속타자 정수빈의 타석에서 2루를 훔치는 데 성공했다. 정수빈의 스윙 이후 곧바로 2루로 공을 뿌린 유강남이었지만 2루수 한태양에게 원바운드로 도달했고, 공이 한태양의 글러브에 들어가기 이전 시점에 이미 이유찬이 뻗은 손은 2루 베이스에 닿아 있었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두산은 9회 다시금 발야구를 시전했다. 9회 초 등판한 최준용을 상대로 동점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강승호가 1루로 출루했다. 최준용을 이어 등판한 김상수가 후속 타자 이유찬을 상대로 2구 포크볼을 투구했고, 강승호가 이 틈을 타 2루를 훔쳤다. 2사 상황에서 나온 과감한 도루였다. 유강남은 이번에도 2루로 빠르게 공을 던졌지만 송구가 높이 뜨며 2루수 한태양이 점프하며 잡아내야 했다.
강승호의 도루로 득점권 찬스를 잡은 두산은 타석에 있던 이유찬이 역전 적시타를 쳐내며 리드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2사 상황에서 도루 작전을 펼친 두산의 과감함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두산 벤치는 유강남의 약점을 알고 있었다.
유강남은 이번 시즌 59경기를 소화하며 포수로서 367.1이닝을 소화했다. 그동안 40번의 도루 시도 중 4번을 저지했고, 도루저지율이 10%에 그친다. 이는 이번 시즌 50경기 이상을 출전한 포수 14명 중 가장 나쁜 수준이다. 유강남을 상대로 한 주자들의 도루 시도율은 7.4%로, 50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 중 4위에 자리한다.
커리어 내내 도루저지가 약점으로 꼽혀왔던 유강남이지만, 롯데로 이적한 이후 2023년과 24년 두 시즌 동안은 각각 22%와 27%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한 유강남이었다. 이번 시즌 급격히 도루저지 능력이 감소했다. 유강남과 비슷한 수비이닝을 기록하고 있는 포수 정보근의 도루저지율은 17.2%로 유강남보다는 나은 상황. 타격 측면에서 좋은 기록을 보이고 있는 유강남의 포수로서 아쉬운 모습으로 인해 김태형 감독의 고민이 깊어진다.
한편, 롯데는 10일 오후 6시 30분 부산 사직구장에서 두산과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사진=롯데자이언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