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분쟁 격화에 유가 ‘벼랑 끝’…호르무즈 해협 불안, 시장 내재변동성 최고조

[ 에너지데일리 ] / 기사승인 : 2025-06-19 11:52: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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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데일리 변국영 기자]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제 유가가 미국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 속에서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시장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원유 수송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하루 사이 3달러 폭으로 등락을 반복한 끝에 배럴당 74달러를 하회하며 마감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스라엘-이란 분쟁에 대한 미국의 개입 여부를 시사한 이후 나타난 일시적 하락세로, 시장은 여전히 극심한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



레베카 바빈 CIBC 프라이빗 웰스 그룹 수석 에너지 트레이더는 “하락은 단기적인 헤드라인 완화에 따른 것이며, 내재 변동성이 증가하고 있는 점에서 시장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원유 시장의 최대 리스크는 이란발 원유 수출과 이를 운반하는 선박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성이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5%가 이 해협을 경유한다. TankerTrackers.com에 따르면, 이란은 분쟁 이후 오히려 수출량을 늘리고 있지만, 해협 교통에는 아직 큰 차질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시장의 불안심리는 원유 파생상품 시장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낙관적 옵션 프리미엄은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시장 변동성은 3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중동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원유 운송비 역시 분쟁 시작 이후 50% 이상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Keshav Lohiya 오일리틱스(Oilytics) 창립자는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는 최악의 시나리오이며, 석유·해운 업계는 지금 막대한 시스템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적 긴장감은 군사적 대응 수위로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란에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고,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이에 대해 “항복은 없다”고 반발하며 갈등은 5일째 격화되고 있다. 미 해군은 니미츠 항공모함 전단 등 병력을 중동에 조기 배치한 상태다.



원유 선물 시장에서도 공급 긴축을 반영하는 구조가 두드러지고 있다. 브렌트유 12월물 간의 스프레드는 강세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구조로 전환되며 배럴당 3달러에 근접했는데, 이는 분쟁 전까지 공급 여유를 반영했던 콘탱고 구조와는 상반된다.



한편, 미국 내 원유 재고는 지난주 1,100만 배럴 이상 줄며, 거의 1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물리적 공급 상황 역시 긴박하게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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