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없이 AI 없다”… 한국 AI 주권의 열쇠, 초고속 메모리에 달렸다

[ 에너지데일리 ] / 기사승인 : 2025-04-24 08:04: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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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생성형 AI의 병목을 푸는 열쇠는 메모리다.” ‘HBM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가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한민국의 AI 경쟁력과 반도체 산업의 운명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HBM을 지목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난 23일 열린 ‘AI G3 강국을 위한 신기술 전략 조찬포럼’에서는 여야 정치권, 산업계, 학계, 정부가 한목소리로 HBM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한 전방위적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최형두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한 이번 포럼은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부상한 HBM의 전략적 가치를 조명하는 자리였다.



김정호 교수는 “HBM이 바로 AI 연산 성능의 한계선을 결정짓는 요소”라며, 기존 D램 대비 수십 배 높은 대역폭을 제공하는 HBM의 기술적 특성을 설명했다. 그는 HBM 경쟁력 강화를 위한 네 가지 핵심 과제로 ▲기초기술 확보 ▲인재 양성 ▲산학협력 기반 응용기술 개발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을 제시했다.



정동영 의원은 AI 생태계에서 HBM의 역할을 ‘AI 알고리즘이 운전을 열심히 해도, 도로가 좁으면 무용지물’이라고 비유한 김 교수의 발제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지금처럼 파운드리-메모리-설계가 분리된 구조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어려우며, 정부가 나서서 HBM을 중심으로 한 ‘수직계열화된 AI 반도체 전략’을 수립해야 함을 주장했다.



산업계 역시 HBM 중심 전략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배유미 리벨리온 이사는 “삼성과 협력해 HBM3E 12단을 탑재한 NPU 칩을 개발 중이며,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이 일관된 생산 과정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LG의 송대원 상무는 “AI 기술 경쟁은 반년 단위로 재편된다”며 “산업-인재-인프라가 통합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계는 반도체 인재 육성과 기초연구의 중요성을 짚었다. 김영오 서울대 학장은 “HBM 기초연구센터 설립과 석박사 1000명 양성 등 장기적 국가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측 송상훈 과기정통부 실장은 “2025년 AI 반도체 예산을 두 배 이상 확대해 조기 상용화를 지원할 것”이라며, HBM을 중심으로 한 수직계열화 전략 수립을 검토 중임을 밝혔다.



박윤규 NIPA 원장은 “HBM은 대한민국 AI 디지털 주권을 지키는 전략 자산”이라며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투자 전략을 수립해 AI 인프라의 중핵으로 자리매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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