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홀린 듯 즐긴 신비한 공간 ‘새로도원’

[ 더리브스 ] / 기사승인 : 2025-03-31 10:14:16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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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새로도원' 전경. [사진=박달님 기자]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새로도원' 전경. [사진=박달님 기자]




무릉도원 콘셉트로 ‘새로도원’ 팝업스토어가 열린단 소식을 듣고 냉큼 찾아갔다. 신비한 공간에서 소주 ‘새로’를 마시는 풍류를 강조한 기획이라고 들었다.



국어사전에 ‘도원’을 검색하면 ‘낙원’, ‘별천지’, ‘이상향’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나온다. 난리를 피해 굴속으로 피난온 사람들이 살기 좋아 바깥세상의 변천과 많은 세월이 지난 줄도 몰랐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된 말이란다.



압구정로데오역에서 내려 '새로도원' 방향으로 5분 정도 걸었다. 근처에 도착할 때쯤 확인 차 지도를 검색하려 했으나 그럴 필요가 없었다. ‘새로도원’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한국 전통 문양으로 꾸며진 민트색 건물이 눈에 띄었다. 내부 전경도 입구부터 전체가 민트색으로 꾸며졌는데 지루하단 느낌보단 만화 속에 들어온 듯한 신비한 분위기를 냈다.





‘새로도원’ 어떤 코스로 진행되나?





‘새로도원’은 설탕, 근심, 걱정을 제로(Zero)화 한다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체험관에 들어가기 전 입구에서 민트색 복주머니를 받아 먼저 ‘설탕 채굴 공간’으로 들어가면서 체험이 시작된다. 총 다섯 개의 방을 체험할 수 있다.




새로도원 팝업스토어 체험관 ‘설탕 채굴 공간’에서 설탕을 발굴해 부채로 바람을 일으키면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사진=박달님 기자]
새로도원 팝업스토어 체험관 ‘설탕 채굴 공간’에서 설탕을 발굴해 부채로 바람을 일으키면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사진=박달님 기자]




첫 번째 방은 ‘설탕 채굴 공간’이다. 설탕 세 덩어리를 발굴해 복주머니에 넣었다. 다음 방으로 넘어가기 위해선 문 앞에 비치된 부채로 바람을 일으켜야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바람으로 열리는 문은 신비감을 강조했다. 센서가 바람을 인식해 열리는 시스템이다.



이 방은 발굴한 설탕 덩어리를 이동하는 공간에서 하나씩 버리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즐겨보자.




새로도원 팝업스토어 체험관 ‘소원 연못’ 전경. [사진=박달님 기자]
새로도원 팝업스토어 체험관 ‘소원 연못’ 전경. [사진=박달님 기자]




두 번째 방 ‘소원 연못’은 지하에 있기 때문에 계단으로 내려갔다. 전체적으로 어두워 은은한 조명에 의지해야 하지만 그만큼 조명 빛이 더욱 강조돼 신비한 숲 속을 연상시켜 흥미로웠다.



설탕 덩어리 하나와 자석 낚싯대를 교환했다. 기자는 물가에서 건져낸 구슬을 ‘운명의 폭포’에 가져가 운세를 봤다. ‘인연이 있으니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다른 참가자들 운세도 엿봤는데 '도전'하고 '기대'하라는 격려의 메시지가 대부분이다. 물론 모든 글귀를 볼 수는 없었지만.




새로도원 팝업스토어 체험관 ‘비밀 저장고’에 나만의 ‘새로’를 보관하고 다이닝 ‘새로 술상’에서 수령할 수 있다. [사진=박달님 기자]
새로도원 팝업스토어 체험관 ‘비밀 저장고’에 나만의 ‘새로’를 보관하고 다이닝 ‘새로 술상’에서 수령할 수 있다. [사진=박달님 기자]




세 번째 방은 ‘비밀저장고’. 나만의 ‘새로’를 보관할 수 있는 곳이다. 기자가 이름을 입력했더니 ‘새로’ 소주 라벨에 이름이 기록되는 장면을 스크린으로 보여줬다. 이렇게 저장한 소주는 이후 다이닝 ‘새로 술상’을 이용할 경우 실물로 찾아갈 수 있다. 이 공간에선 설탕 덩어리를 지불하진 않는다.



네 번째 방은 ‘주령구’를 굴리는 게임 공간. 마지막 설탕 덩어리는 여기에 반납한다. 주사위처럼 생긴 ‘주령구’를 던져 2, 5, 7이 나오면 인근 제휴매장 쿠폰 교환권을 준다. 낮은 확률이지만 경품을 탈 수도 있다고 한다. 기자는 2번이 나왔다.





일러스트 캐릭터로 변신하는 ‘AI 포토부스’





다섯 번째 이동한 곳은 ‘도술의 방’이다. 사진을 한 컷 찍으면 네 가지 일러스트가 한 장에 출력된다. 촬영자의 얼굴이 AI로 인식돼 ‘새로 구미’ 캐릭터로 만들어지는 스티커 사진이다. ‘새로 구미’ 캐릭터는 앞서 ‘새로’ 출시 당시 함께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한다.



촬영 전 남·녀 선택을 해야 하지만 크게 의미는 없다.




새로도원 팝업스토어 'AI 포토부스'에서 촬영하면 네 가지 ‘새로 구미’ 캐릭터로 바뀐 일러스트가 출력된다. [사진=박달님 기자]
새로도원 팝업스토어 'AI 포토부스'에서 촬영하면 네 가지 ‘새로 구미’ 캐릭터로 바뀐 일러스트가 출력된다. [사진=박달님 기자]




몇 가지를 클릭하자 갑자기 사진 촬영 모드로 들어갔다. 카메라를 찾는 기자의 ‘어벙벙’한 모습이 그대로 찍혔다. 이 기계는 특이하게도 카메라가 왼쪽에 있었다. 생각보다 프린트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라 한 장을 더 찍기엔 지칠 것 같아 포기했다.



포토 부스에 함께 들어와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참가자 A씨도 기자와 같은 생각이었다. A씨는 기자와 대화에서 “카메라가 (위에 있지 않고) 옆에 있어서 어디를 봐야 하는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기자는 참가자 B씨와도 이와 관련 대화를 나눴다. B씨는 “딴 데를 보는 게 더 예쁘게 나와서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며 “무엇보다 실물과 너무 다른 것 같다. 얼굴을 인식하지 않고 피사체를 무작위로 내는 그림은 아닐지 (의구심이 든다)”는 반응이었다.



2인이 동시에 촬영했던 참가자 C씨와 D씨는 기자와 B씨에게 프린트된 스티커 사진을 보여주면서 “누가 누구인지 맞춰보라”며 퀴즈를 냈는데 얼굴을 구분하기 어려워 맞출 수 없었다.



한마디로 ‘AI 포토부스’에서 찍는 사진은 실물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다만 ‘새로’ 캐릭터 고유의 느낌이 강하게 표현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기자를 포함해 모두들 싫다는 반응은 아니다. 만화 속 캐릭터로 태어난 것 같아서 재미있고 기념이 될만하다고 기자는 생각했다.





‘새로 술상’ 다이닝서 특별한 보상





조서형 셰프와 협업해 선보인 ‘새로 술상’ 다이닝은 팝업 체험과는 분리돼서 운영된다고 한다. '새로 술상'은 3시간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하며 한 끼에 2만9900원. 현장에서도 QR코드를 통해 예약은 가능하다. 평일 6타임, 주말 10타임으로 진행되는 ‘새로 술상’은 한 타임 당 13좌석씩 나눠서 받고 있다고 한다.




다이닝 ‘새로 술상’ 테이블은 포석정이 설치돼 있다. [사진=박달님 기자]
다이닝 ‘새로 술상’ 테이블은 포석정이 설치돼 있다. [사진=박달님 기자]





다이닝 ‘새로 술상’에 비치된 비밀저장고에서 ‘새로’ 소주를 수령할 수 있다. [사진=박달님 기자]
다이닝 ‘새로 술상’에 비치된 비밀저장고에서 ‘새로’ 소주를 수령할 수 있다. [사진=박달님 기자]




코스요리는 ‘술상’ 다웠다. 식사를 하면서 반주를 즐길 수 있도록 투명 호리병에 소주가 담겨 나온다. 포석정으로 디자인된 테이블에서는 물길에 흘러가는 소주잔을 건져 ‘다래’ 새로를 맛볼 수 있다. '다래' 새로는 내달 1일 출시 예정이라고 한다.



기자가 다이닝에서 가장 특별함을 느낀 건 마지막이었다. 유리로 닫혀있는 캐비닛에는 소주가 한 병씩 진열돼 있다. 다이닝 입구에서 받은 열쇠에 적힌 번호를 찾아 자물쇠를 열었더니 소주 라벨에 기자 이름이 적혀있었다. 마치 게임 같았다.



앞서 체험관에서 모든 게임을 이기고 마지막으로 ‘비밀저장고’에 보관해 둔 내 물건을 되찾은 기분이었다. 다이닝은 체험관과는 별도로 운영되지만 먼저 팝업 체험관을 거친 후 다이닝을 즐기면 연결성이 있어 재미가 한 층 더해진다. 기자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게임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박달님 기자 pmoon55@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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