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열일곱 가장, 호빈이의 바쁜 24시간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4-09-07 16:14:48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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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가장 호빈이 / KBS 제공
열일곱 가장 호빈이 / KBS 제공

7일 방송되는 KBS '동행' 제472회에서는 '열일곱 가장, 호빈이의 24시간' 편이 그려진다.

√ 어린 가장의 분주한 하루

서울 도심의 낡은 주택가. 이곳에 살고 있는 열일곱 가장 호빈이(17)는 오늘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침 7시에 일어나 여느 학생들과 같이 등교를 하지만 학교가 끝나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호빈이의 하루. 호빈이는 현재 주말, 평일 할 것 없이 회전 초밥집에서 서빙을 하고, 스포츠용품점에서는 판매를 하는 등 두 개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중이다. 학업을 병행하며 일주일에 5일 이상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밤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는데. 한창 학업에 열중하며 진로를 탐구해야 할 나이에 남들보다 일찍 사회에 뛰어든 호빈이. 장애가 있는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호빈이는 어릴 때부터 책임감이 남달랐다. 그런 책임감으로 이른 나이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각종 공과금을 비롯해서 가족들에게 필요한 생활비를 감당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밀린 설거지와 집안일을 해치우고 몸이 아픈 부모님을 돌보느라 가족 중 가장 늦게 잠자리에 드는데. 이런 생활이 고될 법도 하지만 가족들을 위해선 얼마든지 견뎌낼 수 있다고 말하는 열일곱 가장 호빈이다.

√ 열일곱 살에겐 버거운 가장의 무게

호빈이가 이렇게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호빈이는 현재 뇌 병변 장애 2급을 가진 아빠와 뇌성마비 1급을 가진 엄마, 그리고 대학생 누나와 함께 살고 있다. 중매를 통해 만나 사랑스러운 두 아이, 사랑이와 호빈이를 낳은 아빠 병진 씨(62)와 엄마 인경 씨(54). 장애를 가진 부모가 아이를 낳아 육아를 한다는 것에 대해 주변의 우려도 많았지만, 건강하게 태어난 사랑이와 호빈이 남매는 주변의 도움으로 바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현재 대학을 휴학 중인 누나 사랑이는 가정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태권도 학원의 교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고,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고 잘했던 호빈이는 복싱 프로 테스트를 통과한 후 얼마 전까지 복싱 체육관에서 코치 아르바이트 일을 하기도 했는데. 한때 복싱 선수를 꿈꾸기도 했던 호빈인 갈수록 집안 상황이 어려워지자 이를 외면하지 못하고 최근 좋아하던 복싱을 그만두었다. 그 후 돈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 개수를 늘리고, 학업보단 경제활동이 더 급하다는 생각에 자퇴까지 고민하게 되었는데. 누나 사랑이는 그런 동생을 볼 때마다 미안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한창 귀여움을 받을 집안의 막내가 너무 이른 나이에 가장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 것이 속상한 사랑이. 이런 동생의 짐을 어떻게든 덜어주고 싶은 누나다.

√ 날이 갈수록 건강이 악화되는 부모님

오른쪽 편마비가 있는 아빠 병진 씨는 과거 화학약품을 다루는 공장에 다니다 폐수종에 걸려 수술을 한 뒤로는 본격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게다가 엄마 인경 씨는 5년 전 디스크 수술을 한 이후에 급격히 몸이 안 좋아져 거동은 물론 청력에도 이상이 와 보청기 없이는 대화도 힘든 지경인데. 아빠는 불편한 한쪽 팔로 정성 들여 만든 비즈 공예품과 액세서리를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등 생활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지만, 하루 만원 벌기도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밝게 자라 준 아이들이 너무 고맙다는 엄마와 아빠. 다음 생에 혹시라도 건강한 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또 한 번 사랑이와 호빈이의 엄마가 되어 못다 한 사랑을 주고 싶은 게 엄마 인경 씨의 소원이다. 가족들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지금의 힘든 시간을 얼마든지 견딜 수 있다고 얘기하는 호빈이. 너무 빨리 자라버린 어린 가장 호빈이의 하루는 오늘도 부지런히 흘러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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