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 김민재 논란에 "지기 바라는 응원은 없다"

[ MK스포츠 축구 ] / 기사승인 : 2024-09-06 13:25: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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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지길 바라고 응원” → 붉은악마, 공식 입장문 발표 “지기를 바라는 응원은 없다”

한국 축구대표팀 공식 서포터스 ‘붉은악마’가 경기 후 김민재와 대화를 나눴던 것에 대해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붉은악마’는 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기를 바라는 응원은 없다”라고 공식 입장문을 공개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과 홈경기에서 졸전 끝에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김민재를 비롯해 손흥민, 이강인, 황인범, 이재성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선발 출전하며 여러 차례 기회를 잡았지만 상대 골문을 열어젖히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이날 경기 홍명보 감독의 부임 후 첫 경기였다. 지난 7월 공식 선임 후 특혜 및 공정성 논란으로 여전히 비판적인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전력강화위원회, 이해할 수 없는 행정적 선택을 이어가는 대한축구협회 또한 따가운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팔레스타인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팬들은 홍명보 감독이 전광판에 잡힐 때마다 ‘우~’하는 야유 소리와 함께 경기 시작 후에는 ‘피노키홍’, ‘한국축구의 암흑시대, 선수는 1류, 협회장은?’ 등의 걸개를 내걸었고, “정몽규 나가!”, “홍명보 나가!”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기를 치르는 동안 해당 구호는 여러 차례 나왔다. 홍명보 감독이 화면에 잡힐 때 나오는 야유 소리 또한 마찬가지였다.

결국 경기 후 김민재가 서포터스석을 향해 계속되는 야유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김민재는 “(팬들과 대치했던 상황을 두고)다들 심각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팬들에게 ‘그냥 선수들한테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우리가 시작부터 못하지 않았다. 사실을 왜곡해서 SNS에 찾아와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하지만 우리가 못하길 바라며 응원해 주시는 부분이 있었다. 그게 아쉬워서 그런 말씀을 드렸다. 전혀 심각한 부위기는 아니었다.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생각하기 나름이다”라며 “그렇게 받아들이실 분들은 그냥 그렇게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팬들을 찾아간 것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실 분들은 그렇게 하셔도 된다. 그런데 나는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다. 공격적으로 한다거나 실제로 그런 건 없었다.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 죄송하다. 선수들이 더 잘해야 한다. 다음 경기 꼭 이기도록 하겠다”라고 각오했다.

팔레스타인전 팬들의 야유는 선수들이 아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감독을 향한 것이었다. 경기 막판 0-0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팬들은 ‘힘을 내라 한국’, ‘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등의 응원을 보냈다.

이번 일을 두고 붉은 악마는 “경기 종료 후 김민재 선수가 N석 쪽으로 와서 ‘좋은 응원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선수와 관중 간의 설전은 없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알렸다.

이어 “저희의 야유와 항의는 거짓으로 일관하는 협회와

스스로 본인의 신념을 져버린 감독에 대한 항의와 야유다”라며 “붉은악마가 탄생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선수들과 모든 순간들을 함께했고 어떠한 순간에도 ‘못하길 바라고’, ‘지기를 바라고’ 응원하지 않았다”라고 해명했다.

김민재의 인터뷰를 두고는 “간절히 승리를 바랐던 김민재선수가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아쉬움에 그런 일이라 생각한다. 단, 표현의 방법과 장소가 매우 아쉬웠다”라고 했다.

끝으로 “붉은 악마는 어느 곳이든 늘 선수들과 함께하며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하고 응원하겠다”라고 다짐했다.



■ 다음은 붉은악마 입장문 전문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 공식 서포터 ‘붉은악마’입니다.

어제 경기는 결과도 경과지만 경기 후 다른 이슈로 더 논쟁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기 종료 후 김민재 선수가 N석 쪽으로 와서 “좋은 응원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선수와 관중 간의 설전은 없었다.

지난 몇 달간 공정과 상식이 없는 불통의 대한축구협회 행위에 붉은악마는 목소리를 가장 잘 낼 수 있고, 주목해 줄 수 있는 곳 그리고 붉은악마의 본질과 존재의 이유인 선수들을 응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주변의 비난과 비판에도 경기장 N석 골대 뒤에서 90분간 선수들과 함께 뛰고 울고 웃었습니다.

저희의 야유와 항의는 거짓으로 일관하는 협회와 스스로 본인의 신념을 져버린 감독에 대한 항의와 야유다. 진정 선수들을 생각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협회는 이에 응답을 해야할 것 이다.

붉은악마가 탄생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선수들과 모든 순간들을 함께했고 어떠한 순간에도 ‘못하길 바라고’. ‘지기를 바라고’ 응원을 하지는 않았다.

간절히 승리를 바랐던 김민재 선수가 좋은 결과가 안 나온 아쉬움에 그리고 오해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단, 표현의 방법과 장소는 매우 아쉬웠다.

모든 대한민국 축구팬들에게 부탁드린다. 선수에 대한 질책과 비난을 앞으로 더 멋진 선수가 될 수 있게 응원의 목소리를 바꿔주시고 남은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

붉은악마는 어느 곳이든 늘 선수들과 함께하며 90분 동안 끝까지 승리를 향해 달리고 함께 웃을 수 있게 앞으로 상대를 무너트리는데 어떤 응원과 행동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다시 한번 고민하고 응원하겠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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