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에 KIA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KIA의 부름을 받은 양현종은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좌완투수다. 지난해까지 484경기(2332.1이닝)에서 168승 113패 9홀드 평균자책점 3.81을 써냈다. 2021년에는 미국 무대에 도전하기도 했으며, 올 시즌에도 이번 한화전 전까지 20경기(121.1이닝)에 출전해 7승 3패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 선발진의 한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날도 양현종은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1회말 요나단 페라자(3루수 땅볼)와 김인환(유격수 땅볼)을 차례로 잠재웠다. 후속타자 김태연에게는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노시환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실점은 2회말에 나왔다. 채은성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으나, 안치홍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하주석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유격수의 송구 실책이 나오며 1사 2, 3루에 몰렸다. 여기에서 양현종은 최재훈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포를 헌납, 순식간에 3실점했다. 다행히 이원석과 페라자를 유격수 땅볼, 삼진으로 묶으며 더 이상 흔들리지는 않았다. 특히 페라자 타석을 앞두고는 갑작스런 정전으로 경기가 약 38분 간 지연됐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3회말은 다시 무난했다. 김인환과 김태연을 각각 2루수 땅볼, 삼진으로 막아냈다. 이후 노시환과 채은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2사 1, 3루에 봉착하기도 했지만, 안치홍을 우익수 플라이로 잠재웠다. 4회말에는 하주석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최재훈에게 볼넷을 범했지만, 이원석(유격수 땅볼), 페라자(삼진)를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5회말에는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김인환, 김태연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와 마주했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노시환, 채은성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안치홍을 1루수 땅볼로 묶으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하주석(삼진)과 최재훈(삼진), 이원석(우익수 플라이)을 차례로 잡아내며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한 채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6이닝 7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7탈삼진 3실점 2자책점. 총 투구 수는 100구였다. 팀이 4-3으로 앞선 상황에서 공을 후속투수 장현식에게 넘겨준 양현종은 결국 KIA가 동점을 허용하지 않고 7-3으로 승리함에 따라 시즌 8승을 챙기는 기쁨도 누렸다. 평균자책점 역시 3.60으로 낮아졌다.
무엇보다 연패를 끊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쾌투였다. 이날 한화전 전까지 KIA는 4연패 늪에 빠져있었다. 패했을 경우 시즌 최다인 5연패에 빠질 수도 있었던 상황. 다행히 KIA에는 양현종이 있었다. 그는 효과적인 투구로 한화 타선을 봉쇄하며 KIA의 승리에 앞장섰다.
양현종이 연패 스토퍼 역할을 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5월 25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7이닝 7피안타 4탈삼진 1실점(0자책점) 호투로 팀의 6-2 승리를 견인함과 동시에 승리투수가 되며 KIA의 4연패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어 양현종은 지난달 2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6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0자책점)으로 잘 던졌다. 아쉽게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KIA의 4-3 승리에 기여하며 3연패 탈출에 힘을 보탠 바 있다.
에이스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팀이 연패를 탈 때 최대한 빨리 끊고, 연승할 때는 이어가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양현종은 이날 이를 완벽히 수행했다. 그야말로 에이스의 품격을 완벽히 보여준 양현종이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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