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철 칼럼] 유전자 가위

[ 한국미디어뉴스통신 ] / 기사승인 : 2024-06-03 10:51:47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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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모든 유기체 및 많은 바이러스에는 유전적 정보를 담고 있는 실모양의 핵산 사슬인 DNA(Deoxyribo Nucleic Acid)를 지니고 있다. 이 DNA는 염색체의 주성분으로 유전정보를 염기서열로 암호화하여 저장하고 있다. DNA는 이중 나선 구조로 되어 있는데, 이를 처음 밝힌 사람은 1953년 제임스 왓슨(James Watson)과 프랜시스 크릭(Francis Crick)이었다. DNA는 4종류의 가닥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가닥은 아데닌(Adenin : A)과 구아닌(Guanine : G) 그리고 시토신(Cytosine : C)과 티민(Thymine : T)으로 구분된다. 이들은 독특한 핵염기로 구분되기 때문에 흔히 DNA 염기서열라고 부른다. DNA는 염기서열의 형태로 유전정보를 담고 있고, 한 생물이 지니는 DNA 염기서열 전체를 게놈(Genome)이라고 한다.



유전자 가위는 생명체가 보유한 DNA 절단 기능을 가진 도구를 표현한 용어이다. 이를테면 DNA 특정 부위를 인식하고 2중 가닥으로 이루어진 DNA를 절단하는 분자생물학적 도구를 말한다. 이러한 유전자 가위를 이용하여 유전자 염기서열을 수정하게 되면 유전자 정보를 조작하거나 수정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편집 기술은 의학, 농업,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으며, 인류의 생활과 질병 치료 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유전자 편집 기술은 1세대에서 2세대로, 그리고 현재의 3세대로 발전해 왔다. 각 세대별 특징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세대 유전자 가위는 징크핑거 뉴클레이즈(ZFNs)이다. 이 유전자 가위는 아연의 Zn, Finger의 앞 글자 F를 차용하여 Zinc Finger로 통칭된다. 이 유전자 가위는 유전자에 결합은 할 수 있으나 절단 기능은 없다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새로운 목표 유전자에 맞추어 설계하기 어려운 단백질에 의존한다는 점 외에 제작 기간이 길고 복잡하며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제2세대 유전자 가위는 탈렌(TALENs)이다. 이 유전자 가위는 징크핑거 보다 디자인하기 쉽고 비용이 비교적 저렴한 장점이 있다. 그러나 1세대에 비해 단백질의 크기가 커서 세포 내로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제3세대 유전자 가위는 크리스퍼(CRISPR :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CAS9 인데 현재는 이를 응용한 유전체 편집 기술인 RGENs(RNA-guided Engineered Nucleases)로 더 알려져 있다. 종래의 유전체 편집 기법에 비해 월등하게 간편하고 저렴하며, 정확하게 유전체 편집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원하는 유전자를 정확히 찾아내서 쉽게 잘라내는 방식은 ‘유전공학의 혁명’이라 불리면서 분자생물학과 생명공학에 대혁신을 일으켰다고 할 수 있다. 실례로 기존의 연구방법으로 2년 정도 걸리던 실험을 크리스퍼 시스템을 이용하면 1주일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한다.



유전자 가위 기술과 관련하여 작년 11월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 치료제 ‘카스커비’를 허가했다. 이어서 12월 8일 미국 FDA가 ‘카스커비’를 허가했다. 금세기 최고의 생명공학 기술로 각광 받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제품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유전질환 치료제 상용화와 개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치료제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규제와 자금 문제로 임상 시도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인정받는 김진수 전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경쟁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들의 능력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제도적이고 정책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국내에도 유전자 편집 기술인 징거핑거, 탈렌, 크리스퍼/카스9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김진수 교수가 1999년에 설립한 툴젠(Toolgen)이다. 툴젠은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중소기업으로 시가 총액은 4,955억원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24일 담배제조기업 KT&G와 고부가가치 담배교정체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우리의 반도체 기술과 더불어 유전자 가위를 활용한 기술이 향후 우리 경제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유전자 가위 이미지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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