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할 수 있는 계기, 자신감 많이 생겼다”…경쟁 통해 더 단단해진 한화 정은원 [MK인터뷰]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5-04 11:00: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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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정은원 뿐 아니라 사람 정은원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시련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한 때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지만, 외야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는 정은원(한화 이글스)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이범호 감독의 KIA 타이거즈를 4-2로 격파했다. 이로써 2연패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5월 첫 승전고를 울린 한화는 14승 20패를 기록했다.





2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한 정은원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그는 시즌 마수걸이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을 올리며 한화의 공격을 이끌었다.

1회초 2루수 땅볼로 돌아선 정은원은 3회초 첫 출루에 성공했다. 상대 선발투수 우완 황동하로부터 볼넷을 골라 1루에 나갔다. 이어 요나단 페라자의 진루타로 2루에 안착했지만, 아쉽게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 못했다.

정은원의 방망이는 한화가 1-0으로 근소히 앞서던 5회초 매섭게 돌아갔다. 최인호의 우전 안타로 연결된 1사 1루에서 황동하의 7구 144km 패스트볼을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의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정은원의 시즌 첫 홈런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이후 그는 7회초 유격수 땅볼을 기록한 뒤 7회말 수비 시작과 동시에 이원석과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정은원은 “첫 타석부터 타이밍이 좋았다. 최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투수와 싸우려 노력했는데 이런 점이 홈런으로 연결된 것 같다”며 “홈런은 늘 기쁘다. 특히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홈런을 터뜨려 더 행복하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지난 2018년 2차 3라운드 전체 24번으로 한화의 부름을 받은 정은원은 그동안 한화를 대표하는 2루수였다. 지난해까지 720경기에서 0.260 31홈런 224타점 55도루를 기록했으며, 2021시즌에는 2루수 부문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런 정은원에게 올 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화가 생겼다. 최원호 감독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정은원에게 외야 수비 훈련을 같이 하라고 지시했다.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했던 포지션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았지만, 정은원은 먼저 좌익수로 나섰고, 이제는 외야의 지휘관인 중견수를 볼 정도로 성장했다. 이는 또한 정은원을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는 “내 인생도 그렇고, 야구를 하면서 계속 순탄하기만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 처음으로 겪는 순탄하지 않은 상황들을 겪으니 힘들기도 했고, 여러 복잡한 감정도 많이 들었다”며 “하지만 이를 통해 선수 정은원 뿐 아니라 사람 정은원이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계속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은원은 “경쟁을 통해 자리를 잡았지만 계속 시합에 출전하다 보니 안주했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누구와 경쟁해야겠다’는 생각이 크게 없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계속 경쟁을 펼쳐야 했다. 신인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이런 시기를 이겨내야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은원은 “계속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잘해야 한다. 어찌됐든 경기에 나가야 어떤 상황이든 주어진다. 최선을 다하면서, 최대한 경기에 많이 나갈 수 있게 준비할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한편 이날 승전고로 최원호 감독은 KBO 역대 57번째로 100승을 올린 사령탑이 됐다. 정은원은 “감독님이 되시고 지난해부터 제가 계속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실망시켜 드렸을 것”이라며 “감독님의 100승 경기라도 잘할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웃었다.



광주=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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