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KBO 통산 100승과 마주한 코리안 몬스터 “홈 팬들 앞에서 달성해 뜻 깊어…韓·美 통산 200승 빨리 하고파” [MK인터뷰]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4-30 23:59: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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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팬들 앞에서 (KBO 통산 100승을 달성해) 뜻 깊은 것 같다. 한미 통산 200승은 빨리 하고 싶다.”

우여곡절 끝에 KBO 통산 100승과 마주한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다음 목표는 한미 통산 200승이었다.

류현진은 4월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SSG랜더스와 홈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7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2실점 1자책점 호투로 한화의 8-2 승리를 견인했다.





이로써 류현진은 통산 33번째로 KBO리그에서 100승을 올린 투수가 됐다. 한화 소속으로 범위를 좁히면 1997시즌 송진우, 1999시즌 정민철, 2000시즌 이상군, 한용덕에 이어 24년 만이자 통산 5번째 기록이다.

무엇보다 최근 부침을 이겨내고 이뤄낸 결과라 더 값진 성과다.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뒤 2012년까지 KBO리그에서 98승 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써냈고, 2013~2023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해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을 작성한 류현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로 돌아왔다.

그러나 행보가 순탄치 않았다. 이번 일전 전까지 6경기에 출격해 1승 3패 평균자책점 5.91(32이닝 26실점 21자책점)을 써내는데 그쳤다. 24일 수원 KT위즈전(5이닝 7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7실점 5자책점)이 끝나고는 올 시즌부터 도입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에 대해 작심 발언을 해 많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참고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투구 추적 판정 데이터를 공개하는 등 즉각 진화에 나서며 류현진의 주장을 일축했다.





다행히 류현진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고, 이날 쾌투로 대기록과 마주하게 됐다. 총 103개의 공을 뿌렸으며, 패스트볼(52구)을 가장 많이 활용했다. 이 밖에 체인지업(20구)과 커브(18구), 커터(13구)도 구사했으며,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측정됐다.

경기 후 류현진은 “대전 홈 팬들 앞에서 (KBO 통산 100승을 달성해) 뜻 깊은 것 같다”며 “한미 통산 200승은 빨리 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다음은 류현진과의 일문일답.

Q. 구속도 많이 올라갔고, 여러모로 힘 있는 피칭이었는데.

- 초반부터 힘있게 승부했는데, 타자들이 대응을 잘한 것 같다. 아무튼 6회 내려올 때까지 매 이닝 힘들었다. 어려웠던 경기였다.

Q. 6회에도 등판했다. 자청했는지.

- 80개 중후반 정도 밖에 안 됐다. 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코치님께서 물어보긴 했는데 당연히 나간다고 했다.

Q. 감기 기운이 있어 보이는데.

- 컨디션은 좋았다. 한 이틀 전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 이런 날 잘 되는 일이 많다. 신경쓰지 않았다.





Q. 승리하고 선수들이 케이크를 준비하는 등 격하게 축하해줬다.

- 좋았었던 것 같다. 한국에서 처음 받아본 것 같은데 기분이 좋다.

Q. KBO 통산 100승 기록에 부담이 있었는지.

- 좀 신경이 쓰이긴 했다. 편안하게 마음을 먹으려 했다. 대전 홈 팬들 앞에서 해서 뜻 깊은 것 같다.

Q. 오늘 103개의 공을 던지셨다. 실전 경기에서 100구 이상의 공을 던진 것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뛰던 2021년 8월 22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 이후 약 2년 8개월 만인데.

- 그렇게까지 생각을 안 했다. 선발투수라면 그 정도는 당연히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황에 따라, 경기 흐름에 따라 선발투수라면 던져야 하는 개수라 생각한다.

Q. 이번 경기 전까지 타율 0.362(58타수 21안타) 4홈런으로 강한 면모를 보이던 최정과의 승부는 어땠는지. 참고로 최정은 이날 8회초 안타 한 개를 때렸지만, 류현진을 상대로는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단 1회초에는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 의식을 많이 했다. 그래서 첫 타석에서는 미국 가기 전 안 던졌던 커터 위주로 던졌다(웃음). 초구 이후에는 잘 참더라. 이제 또 다음부터는 어떻게 상대 할지 생각을 많이 할 것이다.

Q. 2013년 7월 28일 빅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친 추신수와도 격돌했는데 2안타를 내줬다. 특히 5회초에는 추신수가 단타성 타구에 2루까지 안착했다.

- 신경써서 했다. 던질 수 있는 공을 다 던지면서 했다. 2안타를 맞았지만 두 번째 안타 때 2루까지 뛸 줄은 생각도 못했다. 슬라이딩 하실 때 부상을 조심 하셔야 할 것 같다. 무리하게 안 했으면 좋겠다(웃음).

Q. 노시환이 3회말 역전 만루포를 쳤고, 여러차례 호수비도 펼쳤다. 소고기를 사달라고 하던데.

- 노시환의 실력이라면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못 보여준게 많았었던 것 같다. 고맙다.

Q. 최근에 ABS에 작심 발언을 했는데.

- 박승민 코치님께서 다른 투수들도 내색 않고 던지는데 너가 그렇게 내색하면 안 된다고 하셨다. 돌이켜보면 그것 때문에 신경 쓰다가 볼넷을 내주면서 여려웠던 경기들이 많았다. 오늘은 내색 안 하고 최대한 하려 했었다.

Q. 6회초를 끝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구심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 ‘마지막에 스트라이크 아닙니까’라고 살짝 물어봤다. 피하시더라. 내려오기 전에 살짝 물어본 것이었다(웃음).

Q. KBO리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승리가 언제인지.

- 오늘하고 첫 승(2006년 4월 12일 잠실 LG 트윈스전·7.1이닝 10탈삼진 무실점)인 것 같다.

Q. 앞으로 어떤 타이틀이 가장 욕심나는지. 참고로 류현진은 한미 통산 178승을 기록 중이다.

- 그런 것은 없다.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한미 통산 200승은 빨리 하고 싶다. 그것 하나만 남은 것 같다.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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