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내 부족함도 있어..강인이 용서해달라"

[ MK스포츠 축구 ] / 기사승인 : 2024-02-21 10:30: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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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달라.”

역시 캡틴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2, 토트넘)이 런던으로 날아온 이강인(23, PSG)의 어깨를 다정하게 잡았다. 대면 사과에 큰 마음으로 화답하는 동시에 국민들과 축구팬들에게 이강인을 용서해 달라는 간곡한 당부도 전했다.

손흥민은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면서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과거를 상기시켜 이강인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손흥민은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고 다짐했다.

손흥민이 언급한 상황은 바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4강전 전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빚은 충돌이다. 당시 이강인을 비롯한 젊은 선수들 가운데 일부가 손흥민은 물론 대표팀 선수들과 충돌한 것으로 알려져 큰 파문이 일었다.

해당 사건은 한국과 영국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주먹다짐’과 ‘항명’으로 내용이 알려지면서 이후, 왕따설과 세대별 편가르기 등 지속적으로 소모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이 부각되면서 이른바 ‘탁구 게이트’로 불렸다.

특히 항명의 중심에 있었던 이강인은 일부 몰지각한 이들로부터 지속적인 악플 테러를 당하고, 국내 광고계와 방송계에서도 ‘패싱’을 당하는 등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 차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방식 자체가 SNS를 통해 하루만에 소비되는 형식이었고, 내용도 국민정서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이강인이 지난 주말 전격적으로 손흥민이 거주하고 있는 런던으로 방문해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고, 대표팀 동료들에게도 사과를 하면서 자신을 향한 차가운 마음을 내부에서 돌려놨다. 손흥민 역시 9살 어린 후배의 진심을 받아들인 모습이다.

동시에 손흥민은 이강인의 ‘항명’에 대한 피해자이면서도 자신의 부족함을 떠올리기도 했다. 주장으로서도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저도 제 행동에 대해 잘했다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질타받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팀을 위해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것이 주장의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기에 다시 한번 똑같은 상황에 처해도 팀을 위해서 행동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지만 앞으로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힘든 상황을 겪게 된 이강인을 위한 ‘용서’를 대신 구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면서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린다”며 거듭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동시에 대회 이후 사건이 불거지자 나왔던, 92년 세대-96년 세대-젊은 세대-국외파 VS 국내파 등의 갈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부인했다. 손흥민은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들 중에 대표팀 내 편 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 왔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끝으로 손흥민은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저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강인 역시 자신의 SNS에 장문의 공식 사과글을 올려 용서를 구했다.

다음은 이강인의 SNS 사과문 전문이다.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습니다.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 생각하였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히 흥민이 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 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습니다.

그날 식사 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습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제가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대표팀의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를 드렸습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 약속드렸습니다.

저의 사과를 받아주시고 포용해주신 선배님들과 동료들에게도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의 행동 때문에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된 선수들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향한 비판 또한 제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는데도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서 가져야할 모범된 모습과 본분에서 벗어나 축구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서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이제까지 대한민국 축구를 지키고 빛내셨던 선배님들과 동료들,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저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였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저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만큼 실망이 크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축구선수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는 이강인이 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강인 올림.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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