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보 된 부산 사나이 "떠난다는 게 참 슬프네요"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2-10-01 09:00: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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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다닌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고 하니 참…. 떠난다는 게 참 슬픕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9월 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마지막 원정 경기에서 6-5로 승리했다. 그리고 이대호(40)의 마지막 대전 경기도 이렇게 끝이 났다.

이대호는 드라마 주인공다웠다. 이날 1회 선제 투런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1홈런 1득점 2타점 2볼넷을 기록하며 롯데의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이대호를 향해 극찬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너무 잘해주고 있는 이대호가 정말 자랑스럽다”며 치켜세웠다.

이대호는 경기 후 “이제 다 마지막이지 않나. 승리해서 기쁘다. 홈런도 나왔다”며 “4경기가 남았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조차 이대호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9회 2사 2루 위기에 몰리자 타석에 선 이대호를 고의 자동4구로 1루에 보냈다. 이대호의 마지막 대전 경기, 그리고 마지막 타석은 고의 자동4구로 마무리됐다. 당연히 3루석에 앉은 롯데 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이대호는 활짝 웃으며 “거기서 고의4구를 선택할 줄은 몰랐다”며 “모든 경기는 이기려고 하는 만큼 한화도 맞으면 안 되는 타이밍이었다. 수베로 감독님을 존중한다. 지려고 하는 게 아닌 이기려고 한 선택이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저번(9월 20일 9회 만루 홈런)에 하나 쳤으니까 (오늘)하나 더 맞으면 점수차가 벌어지고 또 경기가 어려워진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해한다. 다만 은퇴하는 타자를 거른다는 게 다르게 생각하면 좋은 일 아닌가.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2022년은 이대호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이승엽 다음 은퇴 투어를 소화한 2번째 선수가 됐으며 그 과정에서 무한한 영광을 얻었다. 더불어 일구회를 통해 일구대상을 수상하게 됐다. 20년, 아니 30년 넘게 야구에 매진한 한 남자에게 주어진 최고의 한 해다.

이대호는 “정말 좋은 일이 계속 생긴다. 정말 감사하다. 이렇게 행복하게 떠나는 사람도 없을 것 같다. 팬들, 그리고 모르는 팬들까지 선물을 보내준다. 아직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너무 좋게 봐주시고 있다. 또 일구대상을 받게 돼 기쁘다. 앞으로도 야구계에 더 헌신하라고 주는 상인 것 같다. 후배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영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대호는 은퇴 후 故최동원(11번) 다음으로 자신의 백넘버 10번이 영구결번된다. KBO 명문구단 롯데의 2번째 영구결번 선수가 되는 것이다.

이대호는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4경기가 남아 있다”고 말하면서도 “사실 마지막 경기 때는 뭔가 크게 다가올 것 같아. 지금은 주말에 치러야 할 2경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말이다. 한 달 전부터 신이 나고 또 눈물도 난다. 특히 팬들이 응원해줄 때 더 그렇다”고 진심을 드러냈다.

또 “팬들이 한 번씩 이름을 불러줄 때마다 눈물이 나온다. 숨기려고 해도 참 힘들다. 마지막 날에는 추하게 보여도 정말 많이 울 것 같다. 근데 울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20년 넘게 다닌 직장에서의 마지막이다. 사랑을 많이 받았고 또 떠난다는 게 슬픈 것 같다.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바랐다.

한편 이대호는 한화전에 앞서 팬들로부터 빵 선물을 받았다. 그는 “정말 기분 좋았다”며 “자이언츠 TV에서 며칠 전에 인터뷰하기도 했지만 후배들과 해바라기 씨를 먹는 걸 잘 넣어줘서 고맙다. 우리 팀에 다람쥐(황성빈)가 한 마리 있는데 더 좋아하더라(웃음). 오늘 경기에 나가지 않았는데 3회에 잠깐 보니 해바라기 씨 봉지 하나가 없더라. 어디서 청설모가 왔나. 하하. 팬들이 주신 선물은 후배들과 맛있게 잘 나눠 먹었다. 또 팬들 덕분에 좋은 경기, 그리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 더 좋았다”고 전했다.

[대전=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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