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국당 합당 무산위기...李-安 '담판'만 남아

[ 코리아이글뉴스 ] / 기사승인 : 2021-08-04 13:32:36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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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 참석해 있다. 2021.06.30.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에 참석해 있다. 2021.06.30.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감정싸움으로 치달으면서 무산 위기에 처했다.

양당 협상은 '당명 변경'을 놓고 신경전으로 시작해 이준석 휴가, 애송이 발언 등을 고리로 감정 싸움으로 변질됐다. 여기에다 안철수 독자 출마까지 거론하면서 합당은 물 건너 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약속으로 시작된 합당 실무협상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후부터 4개월 간 이어졌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당명 변경' 요구가 걸림돌이 돼 사실상 빈손으로 마무리됐다. 국민의당은 당대 당 합당이 아닌 '통합'이라는 명분으로 당명을 바꾸자 요구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잘나가는 국밥집 간판을 왜 교체하나"라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이후 양당 대표에 공은 넘어갔고, 이 대표가 '정치적 선언'만 남았다며 안 대표에 일대일 담판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자신이 휴가(8월 9~13일) 전까지를 합당 시한으로 못 박는 '최후통첩'을 하면서 명분 싸움이 아닌 감정 다툼으로 번졌다.

국민의당 측은 이 대표의 최후통첩에 대해 "말장난" "(국민의당이) 돈과 조직이 없지 자존심이 없느냐" "윤석열 최재형이 입당하니 오만해졌다"며 이 대표를 공격했다.

침묵하던 안 대표도 "양당 통합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이 준 지상 과제로 플러스 통합이 돼야 하는데 (국민의당을 뺀) 마이너스 통합으로 가려 한다"며 응수했다.

안 대표는 "야권은 위기이고 이대로 가면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라며 '야권 위기론'까지 꺼내 들었다. 여전히 야권의 대선 승리를 위해선 자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에 이 대표는 이를 '저주'라고 규정하고 "본인(안 대표)이 제안했던 통합이다. 뜬구름 같은 이야기 말고 대화에 나서라"고 반격했다. 윤 전 총장의 입당으로 제3지대 동력이 사실상 사라진 만큼 안 대표에게 백기투항하라는 압박인 셈이다.

또 "이준석 휴가 얘기에 국민의당이 신났다. '예스나 노냐' 안 대표가 입장만 밝히면 된다"고도 했다.

그러자 이번엔 권은희 원내대표가 "안철수도 만남의 필요성을 못느끼고 있다"면서 이후 양당은 험악한 표현을 동원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는 한편으로 여론을 조작해 정권을 도둑질한 도둑놈들과 싸우고 다른 한편으로 국운이 걸린 정권교체를 앞에 두고 제 분수를 모르고 제멋대로 장난질하는 철부지 애송이도 제압해야 한다"고 이 대표를 저격했다.

구혁모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이날 이 대표를 향해 "드루킹 몸통 찾는 걸 계속 함께 하자고 하는데 질문에 회피 안 한다고 자화자찬 하시던 분이 왜 드루킹 앞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나"라고 따져물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도 "이준석을 당 대표가 아니라 철부지 애송이로 보니 정상적인 질문(예스냐 노냐)에 정상적인 답이 안 나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그냥 이준석에 꽂힌 거다. 그러니 대놓고 남의당 전당대회에 개입해 이준석을 떨어뜨리려하고 지금도 철부지 애송이 소리를 하고 있다"고 되받아쳤다.

그는 "당 대표에 애송이라고 하는 게 국민의당의 중도공략 화법인가보다. 37살 당대표에게 저렇게 말하면서 2030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는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양당간 감정 다툼은 이 대표와 안 대표간 구원(舊怨)이 근원적 요인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이 대표와 안 대표가 2016년 20대 총선과 2018년 바른미래당을 거치며 쌓은 상호 불신이 원인으로, 이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도 '안잘알(안철수를 잘아는 사람)'을 자처하며 안 대표에 대한 불신을 심심찮게 드러낸 바 있다.

한 전직 의원은 "두 대표의 해묵은 감정이 합당을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라면서 "이준석은 '간보기' 정치를 하는 안 대표에 대해 불신하고, 안철수는 이 대표에게 굽히기 싫은 것"이라고 짚었다.

두 사람의 감정다툼 속에 권은희 원내대표가 '안철수 독자 출마' 카드로 배수진을 치면서 야권 분열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독자출마는 제3지대에 남아 중도층을 공략하며 국민의힘에 맞설수 있다는 압박용 카드지만 이 대표는 이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윤 전 총장 입당으로 국민의당 없이도 야권 단일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작용했을 수 있다.

이 대표는 "버스 회사가 돈 더 벌면 좋은 거지 꼭 요란한 승객들 태우고 가야 되나"라면서 "본인들 하고 싶은대로 하시라. 다만 그 말은 합당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야 되기 때문에 그냥 노라고 답하고 하시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또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당의 말장난에 쉼게 넘어가지 않겠다. 국민의당이 합당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으로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 대표는)다른 사람들 상대할 때랑 이준석 김종인을 상대할 때랑 다르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합당은 이 대표가 정한 데드라인(이번 주)안에 안 대표의 결정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감정의 골이 깊어질수록 안 대표가 협상 테이블에 나앉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윤 전 총장 입당으로 입지가 좁아진 안 대표가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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