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판 파문' '스폰서 문화' 정비 없인 말짱 도루묵이다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1-07-25 03:12:36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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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술판 파문'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징계가 모두 끝이 나며 1라운드가 종료 된 셈이 됐다.

이젠 소속 선수에 대한 구단의 징계가 남아 있다. 그 처벌까지 끝나면 일단 이번 사태는 일단락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조사가 남아 있지만 벌금형 수준의 처분이 내려질 것으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건이 일단락 됐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인지 모른다. 싸늘하게 돌아 선 팬심을 다시 돌리기 위한 노력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꽤 멀고 어려운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야구에 누적됐던 팬들의 불만이 이번 술판 사태로 한꺼번에 터진 느낌이다. 팬심을 돌리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우선 선수들이 달라져야 한다. 밤새 흥청이던 유흥문화가 사라지기 전에는 팬들과 약속을 지켜냈다고 할 수 없다. 적어도 코로나 대유행이 가라蔓때까지만 이라도 자제를 해주길 바란다.

궁극적으로는 한국 프로야구에 깊숙히 뿌리 내리고 있는 '스폰서 문화'를 정비하는 대대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이름 좀 알린 선수 치고 스폰서 하나 없는 선수는 없다고 할 정도로 한국 프로야구에 스폰서 문화는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스폰서의 직업 분포는 다양하다. 사업가, 의사, 변호사 등도 있고 지역 유지, 혹은 건달이 끼기도 한다. 야구를 은퇴해 사업을 크게 한다는 선배 야구 선수도 있다.

그들에겐 프로야구 스타와 친분이 자신의 사업을 하는데 도움이 되면 됐지 해가 될 일이 없다. 작게는 야구장 티켓 구매를 부탁할 수 있고 중요한 자리에 함께 나와 협상에 도움을 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

건달이나 야구 선배 등은 안면을 한 순간에 바꾸기도 한다. 승부 조작에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검은 돈을 만지는 사람들의 사업은 모두 검은 비지니스가 뒤에 깔려 있다.

승부 조작에 연류된 대부분 선수의 출발점이 술자리였다는 점은 곱씹어 봐야 할 대목이다.

스폰서와 선수도 처음엔 순수한 팬과 스타의 만남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횟수가 거듭될수록 만남의 순도는 혼탁해질 수 밖에 없다.

스폰서는 보다 많은 선수들을 원하고 선수는 잘 나가는 후배를 꾀어내 술 자리로 불러내는 역할을 한다

다 큰 성인들이 술을 마시는 것 자체를 뭐라 할 수는 없다. 몸 관리만 잘 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는 분명 용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새벽 4시까지 술 자리가 이어지고 술 자리를 하기 위해 수원에서 강남까지 30km 이상을 달려 오는 건 이미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 수준을 넘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비시즌 중이라면 몰라도 시즌 중엔 도저히 용납이 안되는 행위다.

스폰서는 선수의 컨디션 같은 건 애초에 큰 관심이 없다. 무조건 응원해주다가 힘 떨어지면 돌아서면 그만이다. 스폰서 없는 선수를 찾는 것이 더 어려운 이유다. 스폰서는 전방위적으로 거미줄을 넓게 친다. 야구 선수는 인형 수준이다.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까지 그렇게 공짜 술을 마셔야 겠는가. 프로야구 선수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선수들에게는 이번에야 말로 스폰서와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좋은 찬스가 왔다. 시즌 중 또 비슷한 술판 사태가 벌어지면 그야말로 퇴출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코로나 19도 언제 잦아들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핑계로 스폰서와 연락을 점차 멀리하며 관계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기 전에는 시들해진 관계에 금방 싫증을 낼 것이다. 다른 먹잇감을 찾아 떠날 가능성이 높다.

홍성흔 샌디에이고 마이너리그 팀 코치는 "술 잘 사주는 형님들을 조심하라. 모든 문제는 술에서 시작된다. 여자 문제 도박, 승부 조작 등 많은 일들이 술에서 출발해 만들어진다. 라이벌이 술 마시러 나가면 그 시간에 스윙 훈련을 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 역시 프로야구에 뿌리 깊게 내려진 스폰서 문화를 알고 한 말이다. 스폰서 문화는 이 만큼이나 위험성을 안고 있다.

선수들 스스로 자정 노력을 하는 수 밖에 없다. 속 내를 확실히 알 수 없는 수 많은 형님들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그런 유혹도 자제하지 못한다면 KBO리그는 진짜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스폰서 문화가 정리되지 않으면 언제는 제2,제3의 '코로나 술판' 사태가 벌어질 것이다. 그땐 정말 끝장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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