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한국형 전투기 KF-21, 앞으로 거칠 5가지 과제는

[ 서울경제 ] / 기사승인 : 2021-04-10 10:00: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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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한국형 전투기 KF-21, 앞으로 거칠 5가지 과제는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한국형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기 출고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사천=연합뉴스

우리 기술로 만든 최초의 전투기 KF-21(한국형 전투기)은 앞으로 5가지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 KF-21은 적어도 2026년까지 2,200차례가 넘는 비행 시험을 거친 후 2028년까지 2년 동안 추가 무장 시험도 거쳐야 한다. KF-21이 전장을 누비는 시기를 고려하면 지난 9일 열린 시제기 출고식은 출발선에 불과한 셈이다.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와 방위사업청은 지난 9일 경남 사천에서 KF-21 출고식을 가졌다. 출고식은 설계 도면상의 전투기가 실물로 완성돼 처음 일반에 공개되는 행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1년 3월 국산 전투기의 개발 필요성을 언급한 지 20년 만이다. KF-21이 창공을 가르는 건 오는 2022년 7월부터다. 4년 동안 지상 시험과, 비행 시험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한국은 자체 기술로 초음속 전투기를 만든 8번째 국가에 오른다.



베일 벗은 한국형 전투기 KF-21, 앞으로 거칠 5가지 과제는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한국형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기 출고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사천=연합뉴스

KF-21은 F-35와 같은 스텔스기(5세대)를 제외한 4.5세대급 전투기로는 최고 사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길이·높이·폭 16.9m·4.7m·11.2m로 미국 F-16(4세대) 전투기보다 조금 크다. 동체 및 날개가 스텔스 형상으로 만들어져 외형 상 F-22(랩터) 스텔스 전투기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외형이 스텔스기와 비슷할 뿐 스텔스 성능은 없다. 적 레이더에 감지되지 않으려면 무장창이 동체 및 날개 내부에 있어야 하는데 KF-21은 외부에 장착돼서다. KAI는 향후 미사일을 동체 내부에 탑재하는 내부 무장창을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스텔스기가 아니지만 관련 기술이 추가 설계 및 적용될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KF-21이 창공을 가르려면 앞으로 수 많은 과제를 통과해야 한다. 첫 번째 관문은 지상 시험이다. 1년 넘게 엔진과 AESA 레이더, 통합 전자전 체계 등 성능을 검증해야 한다. 이번 공개된 시제기 2대는 오로지 지상 시험만을 위해 제작됐다.


지상 시험을 거치면 비행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KF-21은 내년 7월 처음 창공을 가를 전망이다. 이후 4년 동안 2,200여 회의 시험 비행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다만 기상 악화 등 예상치 못한 상황 발생이 변수다. 때문에 시제기 여러 대를 동원해 비행 횟수를 늘린다. 비행 시험에 투입되는 시제기는 총 6대가 준비됐다.


비행 시험을 통과하면 2026년부터 2년 동안 무장 시험을 거쳐야 한다. 공대지 타격 능력과 적외선 탐색·추적 장치 등을 검증하고, 개선되는 성능을 전 기종에 반영케 된다. 네 번째는 스텔스 능력 확보다. 스텔스 기능에 맞는 엔진 능력과 내부 무장, 도료 등을 갖춰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65% 수준인 국산화율을 더욱 높이는 것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개발 비용은 총 8조 8,000억 원이 될 전망이다. 단군 이래 최대 무기 개발 사업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총 120대 규모의 양산까지 포함하면 투입되는 자금만 18조 6,000억 원에 달한다.


KF-21 개발 사업은 타당성 조사만 7번을 거쳤다. 최종 사업에 착수하는 데 걸린 시간은 10년이 넘는다. 좌초될 위기도 겪었다. AESA 레이더 등 핵심 장비 기술을 미국이 거부하면서다. AESA 레이더는 흔히 전투기의 ‘눈’에 비유된다. 공중과 지상, 해상에 있는 다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하는 AESA 레이더는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시스템(272210)이 우리 기술로 개발했다.


IRST도 한화시스템이 개발했다. 공대공 표적에서 나오는 적외선 신호를 탐지·추적하는 장비다. 공중과 지상에 있는 표적을 탐지·추적하는 데 쓰이는 EO TGP도 한화시스템의 작품이다. RF 재머가 포함된 통합전자전 장비는 LIG넥스원이 개발했다. 위협 레이더 신호를 탐지·교란하고 플레어탄을 쏘는 장비다. AESA 레이더의 국산화율은 89%, 통합전자전 장비 국산화율은 77%에 달한다. KF-21의 심장으로 불리는 엔진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으로부터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국산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베일 벗은 한국형 전투기 KF-21, 앞으로 거칠 5가지 과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고정익동에서 열린 한국형전투기 보라매(KF-21) 시제기 출고식을 마치고 전시장으로 이동해 류광수 KAI 고정익사업부문장의 설명을 들으며 KF-X사업을 통해 개발된 주요 국산화 장비를 보고 있다./사천=연합뉴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 생산공장에서 열린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통해 “우리가 독자 개발한 KF-21 시제기가 드디어 늠름한 위용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자주국방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항공산업 발전의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고 했다. “우리의 기술로 만든 우리의 첨단 전투기로, 지상시험과 비행시험을 마치면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며 “2028년까지 40대, 2032년까지 모두 120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KF-21을 공군의 상징인 ‘보라매’로 명명했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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