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정의 마지막 1%, 보이지 않는 배출을 잡다

[ 환경일보 ] / 기사승인 : 2025-12-15 08:15: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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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실제 생산 공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유해가스가 배출된다. 이 유해가스는 미량이라도 배출되면 대기환경과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진=환경일보DB
반도체 실제 생산 공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유해가스가 배출된다. 이 유해가스는 미량이라도 배출되면 대기환경과 기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진=환경일보DB




[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반도체 산업은 외관상 청정산업으로 인식되지만, 실제 제조 공정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온실가스가 다량 배출된다. 특히 식각·세정·증착·열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화계 가스(PFCs 등)와 일산화탄소(CO),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은 소량이라도 대기환경과 기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 중에서도 고온난화지수(GWP)가 매우 높은 일부 가스는 이산화탄소(CO₂)의 수천~수만 배에 달하는 온실 효과를 유발해, 적절히 통제되지 않을 경우 지구적 기후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



배출가스 정화, ‘청정산업’의 마지막 과제



현재 대부분의 생산설비는 스크러버(scrubber) 등 후단 장치를 통해 배출가스를 처리하고 있으나, 혼합가스의 조성과 농도, 온도 등 공정 조건에 따라 완전한 제거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일부 불소계 가스는 열·플라즈마·습식 처리 과정에서 HF, NOx, CO 등과 같은 부산물이 형성될 뿐 아니라 공정 조건에 따라 N₂O와 같은 온실가스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배출 특성과 처리 효율은 운전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러한 이유로, 반도체 배출 관리는 다중 오염물질의 동시 제어와 부산물 최소화를 목표로 연소 또는 촉매 방식과 습식 또는 흡착 방식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구성 등 다단적이고 통합적인 설계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배출 변동성 속에서도 국내 대기환경보전법이 정한 불소화합물 및 특정대기유해물질의 배출허용기준 준수를 뒷받침하는 현실적 기술 발전 방향으로 평가되며, 설비 사양과 운전, 사후관리의 적정성이 확보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비용 절감과 환경 효과를 동시에 잡는 촉매 시스템



이에 따라 공정 가스를 연소가 아닌 촉매 반응으로 분해하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촉매 산화는 대체로 약 260~500℃ 범위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주요 유해가스를 높은 전환율로 분해할 수 있다. 이는 고온 열산화(RTO, TO) 방식에 비해 연료 사용과 운영비를 유의미하게 절감하고, 에너지 소비 감소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도 기여한다.



해외 주요 생산국을 중심으로 저온형 촉매 산화 시스템의 채택이 확대되는 추세다. 열산화 대비 유지비 절감, 온실가스 감축, 폐수 저감 등의 이점이 확인되면서, 일부 국가와 지역에서는 오염방지 설비를 대상으로 한 세제 및 조달 인센티브가 적용되기도 하며 적용 범위와 요건은 관할에 따라 다르다. 다만 배출 스펙트럼(불화계, 산성가스, 유기물)과 부하 변동성, 기존 설비와의 하이브리드 구성 여부 등에 따라 최적 기술 조합은 달라질 수 있다.




2030 NDC 
2030 NDC 목표 달성을 위해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에너지 절감형 정화장치 도입과 고GWP 가스 저감은 ESG 평가의 핵심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환경일보DB




국내에서도 고온 기반 장비를 대체·보완하기 위해 촉매층 내장 정화모듈 개발, 반응 시뮬레이션 기반 최적화 설계, 부산물 후처리 통합(흡수·흡착·세정) 패키징 연구가 병행되고 있다.



정책적으로 대한민국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국가 전체 온실가스를 40% 감축하는 목표(NDC)를 제시했으며, 산업 부문에는 11.4% 감축 목표가 적용된다. 이러한 배경 속에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에너지 절감형 정화장치 도입과 고GWP 가스 저감은 ESG 평가의 핵심 지표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국내 촉매 전문기업인 희성촉매는 반도체 온실가스 감축 솔루션을 통해 친환경 공정 전환에 기여하고 있다. 희성촉매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화계 온실가스(PFCs)와 N₂O 등 고GWP 가스를 저감하기 위한 촉매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특히 PFCs 분해 촉매는 주요 반도체 고객사의 실증 평가를 통해 성능을 입증받아 양산 적용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희성촉매는 공정 다양화와 규제 수준 고도화에 대응해 기술 성능 향상과 적용 영역 확장을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 중이다. 스크러버 등 기존 설비와의 하이브리드 조합이 가능한 촉매 솔루션은 유지비 절감과 에너지 효율 개선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VOC, CO 저감 촉매를 포함한 다양한 대기오염물질 대응 기술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복합적인 배출 특성을 가진 반도체 공정에 적합한 기술을 확대 중이다.



기술 혁신이 이끄는 반도체 산업의 지속 가능성



반도체 산업이 ‘청정 산업’이라는 대중의 인식을 실질적인 환경 성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첨단 기술에 걸맞은 배출가스 관리 혁신이 필수적이다. 특히, 고효율 저온 촉매 기술과 다단 통합 설계는 단순히 규제를 준수하는 것을 넘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지구적 기후 위기 대응에 기여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 열쇠이다.



결국, 환경 규제 강화와 ESG 경영의 시대에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촉매 정화 기술에 대한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는 반도체 산업이 기술 리더십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핵심 과제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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