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뉴스=노현천 기자] 현재 국내 중소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 증가, 위축된 내수와 수출 시장, 그리고 금융 비용 상승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의 존속 능력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기존의 사적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의 부채와 복잡한 이해관계에 직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회생절차는 단순한 파산 선고를 피하는 것을 넘어, 사업의 계속 가능성이 인정되는 기업에게 법원의 관리 감독 하에 재무 구조를 조정하고 영업을 정상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기업의 자산 가치를 훼손하는 '법인파산' 대신, 기업의 미래 가치를 보전하여 채권자와 주주, 그리고 근로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생존’을 선택하는 능동적인 구조조정 방안이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기업회생과 법인파산 사건을 500례 이상 전문적으로 대리 및 자문해 온 채혜선 변호사(로펌 윈앤윈 www.wnw.kr)를 교대역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 기자 Q1: 최근 고금리, 고물가로 인해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계기업'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현재 중소기업들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현실은 무엇인가요?
▶ 채혜선 변호사 A1: 네, 현재 한국 경제의 허리인 중소기업들은 말 그대로 '삼중고(고금리, 고물가, 시장 위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기업들을 뜻하는데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비용 부담은 늘어난 반면, 시장 위축으로 매출은 부진하고, 설상가상으로 금융 비용까지 치솟으면서 기업의 존속 자체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기존의 사적인 워크아웃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부채와 복잡한 이해관계에 갇혀 벼랑 끝에 몰리는 기업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 기자 Q2: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재기'의 길, 바로 기업회생절차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업회생절차는 단순한 파산과 어떻게 다른가요?
▶ 채혜선 변호사 A2: 기업회생절차는 파산과는 그 목적 자체가 다릅니다. 파산은 기업의 청산, 즉 소멸을 의미하지만, 회생절차는 기업의 생존과 재기를 목표로 하는 공적 구조조정 제도입니다.
핵심은 기업의 미래 가치를 보전하는 것입니다. 법원의 관리 감독 하에 사업의 계속 가능성이 인정되는 기업에게 부채를 조정하고 영업을 정상화할 기회를 줍니다. 이는 기업의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는 파산 대신, 기술력, 고용, 산업 지식 같은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유지하여 채권자와 주주, 근로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능동적인 생존 전략입니다.
▷ 기자 Q3: 회생절차가 기업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시간'과 '기회'를 제공하는지 설명해 주십시오.
▶ 채혜선 변호사 A3: 기업회생절차는 기업에 숨 쉴 공간을 만들어 줍니다.
첫째, '시간'을 벌어줍니다. 법원이 회생 개시 결정을 내리면 포괄적 금지 명령이 발동됩니다. 모든 채권자들의 강제집행이나 담보권 실행이 즉시 중단되죠. 이는 기업이 갑작스러운 채무 상환 압박으로부터 벗어나 오직 영업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줍니다.
둘째, '재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기업은 회생계획안을 통해 과도한 금융 부채를 탕감하거나 장기간 분할 상환할 수 있습니다. 기사에 나온 K사처럼 채무의 일부를 출자 전환하기도 하죠. 과거의 빚을 털어내고 새로운 재무 구조로 탈바꿈하는, 사실상 '제2의 창업'을 시작하는 발판이 되는 것입니다.
▷ 기자 Q4: 기사에 소개된 제조업 K사의 성공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K사는 어떻게 재기에 성공했나요?
▶ 채혜선 변호사 A4: K사는 수십 년간 쌓아온 독보적인 기술력과 시장성이 여전히 건재했음에도 단기 부채 때문에 위기에 처한 전형적인 '유동성 위기' 기업이었습니다. 법원은 K사의 기술 경쟁력과 고용 유지 가치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법원의 관리 감독 하에 K사는 불필요한 자산을 정리하고,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제품 개발에 집중했습니다. 또한, 금융권 채무의 상당 부분을 출자 전환하고 잔여 부채를 장기간에 걸쳐 갚는 회생계획안을 채권단의 동의를 받아 인가받았습니다. 과도한 부채 부담에서 벗어나자 본연의 기술 경쟁력이 빛을 발했고, 결국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며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재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K사 대표의 말처럼, 이는 실패가 아닌 미래를 위한 용기 있는 선택의 결과였습니다.
▷ 기자 Q5: 마지막으로, 한계기업의 경영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신다면?
▶ 채혜선 변호사 A5: 현재의 경제 환경은 중소기업에게 가혹합니다. 하지만 좌절 대신 현실을 직시하고 용기를 낼 필요가 있습니다. 기업회생절차는 단순한 법률적 절차가 아니라, 고용을 지키고, 산업 기술을 보존하는 국가적 안전망입니다.
사업의 본질적 가치가 살아 있다면,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의 문은 열려 있습니다. 이제는 정부와 금융권도 단순한 채무 변제를 넘어, 회생 기업에 대한 신규 자금 지원과 경영 멘토링을 통해 이들의 재기를 적극적으로 도와야 합니다. 한계기업이라는 꼬리표 대신, 구조조정을 통해 더욱 강해진 기업으로 거듭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