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상사’ 이준호가 선 긋는 김민하에게 고백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연출 이나정·김동휘, 극본 장현,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이매지너스·스튜디오 PIC·트리스튜디오) 11회 시청률은 전국 가구 평균 8.5%, 최고 9.8%, 수도권 가구 평균 8.7%, 최고 9.8%를 기록, 지상파를 포함한 전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2049 타깃 시청률 역시 전국 가구 평균 2.4% 최고 2.7%로 지상파를 포함한 전채널에서 동시간 1위를 기록했다.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
안정적이고, 믿을만하며 돈까지 쓸어올 수 있는 사업을 찾던 강태풍(이준호)은 ‘나랏일’에 눈을 돌렸고, 조달청 국제협력단의 ‘희망의 초원’ 프로젝트를 접하게 됐다. 아프리카 지역에 학교와 병원을 건립하기 위한 원조 물자를 보내는 정부 주관 사업이었다. 그러나 이미 주요 품목은 대기업들이 선점한 뒤였고, 남은 것은 국내 생산 공장조차 없는 수술용 장갑뿐. 공공사업 경험도, 보증금을 넣을 자본도 부족한 태풍상사를 살릴 수 있는 이는 유일한 실전 경험자인, 전 경영부 이사 구명관(김송일)뿐이었다.
그러나 명관은 잘못된 길에 발을 들였다. 퇴사 이후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Y2K 종말론을 주장하는 사이비 집단에 빠진 것. 태풍과 오미선(김민하)은 길거리에서 특별 기도회 전단지를 나눠주는 명관을 뒤쫓아가 설득했지만, 되레 ‘사탄’이라며 내쫓겼다. 설상가상 조달청으로부터 입찰 참가 불가 공문까지 받는 등 벼랑 끝에 몰렸다.
그때, 명관이 태풍상사를 구원하기 위해 등판했다. 공무원의 습성을 잘 아는 그는 불명확한 참가 자격 제한과 중소기업 차별 등 절차상의 문제로 이의 신청을 하라고 알려줬다. 그 덕에 조달청 차주사(정수영)는 듣도 보도 못한 태풍상사의 입찰 참가를 허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입찰 신청을 하러 간 조달청에서 태풍은 표상선의 표현준(무진성)과 맞닥뜨렸다. 언젠가 태풍을 반드시 무너트리고 싶은 표현준은 태풍상사와 동일한 수술 장갑으로 품목을 변경, 결국 두 회사는 최저가 공개 입찰 경쟁으로 맞붙게 됐다.
입찰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은 한 치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프랑스어로 번역한 수술용 장갑 기술 사양서 제출을 위해 해당 언어가 되는 키보드까지 전자상가에서 어렵게 구했건만, 프린터 소프트웨어가 프랑스어를 인식하지 못해 글꼴이 모두 깨져 출력되는 불상사까지 벌어졌다.
마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해결책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던 그때, “태풍상사 좀 도와달라”는 태풍의 간절한 부탁에 명관이 다시 한번 등판했다. 팔토시를 장착한 그는 자로 잰듯한 간격, 컴퓨터보다 정확한 필체로 기술 사양서를 순식간에 작성했다. 서류를 손으로 썼던 시절을 지나온 그는 역시나 ‘구관이 명관’이었다. 여름엔 그늘이 돼 주고, 가을엔 낙엽으로 덮어주며, 겨울엔 땔감도 되는 나무의 우직한 시간을 나타내는 나이테, 즉 ‘연륜’이 저력을 발휘한 순간이었다.
폭풍 같은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향하는 길, 태풍과 미선의 관계에도 변곡점이 찾아왔다. 앞서 미선은 자꾸만 자신을 다정히 챙겨주는 태풍에게 “일로만 서로 걱정하자”며 공과 사의 선을 분명하게 그었다. 하지만 태풍은 그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나 오미선씨 사랑해요, 짝사랑. 나 짝사랑은 처음이다”라고 진심으로 고백했다. 일에 집중하고 싶다는 미선의 신중함과 감정 앞에서 솔직해진 태풍의 직진이 교차하며, 두 사람의 로맨스가 이날 방송의 부제처럼 ‘내일은 (쌍방향) 사랑’이 될 수 있을지, 설레는 기대가 샘솟았다.
태풍상사와 표상선의 차용증을 둘러싼 미스터리도 한 꺼풀 더 베일을 벗었다. 차선택(김재화)은 남편의 사업이 힘들어 어쩔 수 없이 표박호(김상호)의 돈을 받았고, 차용증을 찾지 못해 1989년 금전출납부에서 표상선이 돈을 빌린 페이지를 찢어냈다. 그럼에도 표박호가 아들까지 들먹이며 목을 조이자 겁에 질렸고, 태풍까지 넌지시 떠보는 등 차용증 찾기에 혈안이 됐다. 태풍 역시 선택의 정리 버릇처럼 서류철이 오른쪽부터 날짜대로 꽂힌 걸 발견하고는 이상 기류를 감지했다. 과연 차용증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더욱 짙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