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주진노 기자) SK텔레콤(사장 유영상)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앞둔 SK브로드밴드(대표이사 박진효)가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뛰어넘는 ‘초과 배당’을 실시하고, 곧이어 2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배당 과정에서 태광산업·미래에셋 등 소수주주에게만 중간배당이 이뤄진 배경을 두고, 일각에서는 “미래에셋과 태광산업 간 '모종의 담합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한다.
순이익 넘은 ‘초과 배당’…소수주주만 중간배당 SK브로드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1주당 500원(총 2008억 원)의 결산배당을 확정했다. 지난해 11월 중간배당(1334억 원)까지 합치면 총 배당액은 3342억 원으로, 같은 해 당기순이익(2557억 원)을 훌쩍 넘어선다.
더욱이 당시 지분 74.38%를 보유한 최대주주 SK텔레콤은 중간배당 대상에서 제외됐고, 태광산업(16.75%)·미래에셋 계열(8.01%) 등 소수주주만 주당 1300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업계에서는 “대주주가 중간배당을 포기하고 소수주주에게만 배당이 집중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그 결과 SK브로드의 이익잉여금이 단숨에 줄어드는 등 재무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IPO(기업공개)를 염두에 두고 투자했다가 무산된 태광산업·미래에셋이 지분 매각 대가로 중간배당을 받았을 것이라는 ‘짬짜미’ 의혹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채권 만기 상환용”이라지만…회사채 2000억 발행 놓고 확산되는 우려 이달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는 3·5·10년물로 최대 2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회사 측은 “이번 발행 자금은 만기가 도래한 기존 채권을 상환하기 위한 것이며, 재무구조에 별다른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초과 배당을 단행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모습이어서 시장에서는 “결국 재무적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고 곧바로 회사채를 찍는 상황은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 SK브로드 지분 99.1% 확보 예정…완전자회사화 ‘초읽기’ SK브로드는 다음 달 중순 태광산업·미래에셋이 보유한 지분(24.8%)을 전량 인수해 SK텔레콤의 지분율을 99.1%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완전자회사 편입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SK브로드 관계자는 “배당은 사업 실적, 투자 계획, 재무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며 “추가 투자와 현금흐름 확보에도 문제가 없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선통신·미디어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막대한 배당금 지출과 회사채 발행으로 인한 재무 리스크가 향후 어떻게 작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것이 업계 안팎의 공통된 시각이다.
사진=태광그룹, SK텔레콤, 미래에셋, SK브로드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