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비건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할 때마다 산업은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주체로 등장한다. 식품·외식·유통 업계는 비건을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해석하며 제품과 서비스를 확장해 왔다. 그러나 이 움직임이 구조적 변화인지, 단기 전략인지는 여전히 구분이 필요하다.
비건이 산업에서 다뤄지는 방식은 대체로 선택적이다. 연초나 특정 캠페인 기간에 맞춰 비건 제품이나 메뉴가 등장하고, 이후에는 조용히 사라지는 경우가 반복된다. 지속적 공급보다는 한시적 기획에 가까운 접근이다. 이 과정에서 비건은 장기적인 식생활 변화라기보다, 이미지 개선이나 신규 수요를 겨냥한 마케팅 수단으로 소비되기 쉽다.
제품 구성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비건 제품은 기존 제품군의 중심이 되기보다는, 별도의 라인이나 한정판으로 분리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선택지를 넓히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동시에 비건을 ‘주류가 아닌 대안’으로 고정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산업이 비건을 어디에 위치시키고 있는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가격과 접근성 역시 산업의 태도를 가늠하게 하는 지점이다. 일부 비건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높은 가격대로 책정되며, 이는 윤리적 선택에 추가 비용이 따른다는 인식을 강화한다. 비용 구조에 대한 설명 없이 가격 차이만 남을 경우, 비건은 소비 여력이 있는 사람들의 선택으로 제한된다. 산업의 전략이 곧 선택의 범위를 규정하는 셈이다.
외식 산업에서도 비건은 종종 예외적 옵션으로 취급된다. 기본 메뉴가 아닌 요청 사항, 혹은 특정 매장에서만 가능한 선택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비건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기본값으로 작동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산업이 비건을 얼마나 일상적인 선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산업의 역할을 단순히 비판할 수만은 없다. 비건 관련 제품과 서비스의 확대는 선택지를 늘려왔고,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실천을 가능하게 만든 측면도 있다. 다만 문제는 그 확장이 어디까지 이어지고 있는가다. 비건이 소비 트렌드로만 머무를 경우, 산업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산업이 비건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묻는 것은 기업의 의도를 단정하기 위한 질문이 아니다. 비건이 일시적 전략인지, 구조적 변화의 일부인지 살펴보기 위한 질문이다. 이 질문은 비건이 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지를 통해, 사회적 선택으로서의 가능성을 다시 보게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