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국제뉴스) 이규성 기자 =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신용카드 매출액이 약 3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 의원이 신한카드로부터 제출받은 '쿠팡 신용카드 사용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12월 18~22일까지 5일간 쿠팡의 신용카드 매출액은 933억 86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쿠팡이 3370만 개 계정의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발표하기 직전인 11월 24~28일까지 5일간 기록한 매출액 1331억 4800만 원과 비교해 29.9% 감소한 수치다.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온 기업이 매출 감소 국면으로 전환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매출 흐름을 살펴보면 개인정보 유출 발표 직후 감소세가 뚜렷했다. 쿠팡의 신용카드 매출액은 12월 6~10일까지 927억 3100만 원을 기록한 뒤, 13~17일까지 957억 1000만 원으로 소폭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국회 청문회 논란이 불거진 이후인 18~22일까지 다시 933억 8600만 원으로 감소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7일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청문회를 열었으나, 쿠팡의 실질적 오너로 알려진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대신 취임한 지 일주일 남짓 된 법조인 출신의 해롤드 로저스 대표가 출석했으나, 형식적인 답변에 그쳤다는 지적과 함께 위증 논란까지 제기됐다.

이후 김 의장이 국회 6개 상임위 청문회를 앞두고 사과문을 발표한 것 역시 매출 급감 등 여론 악화를 의식한 대응이라는 해석이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쿠팡이 제시한 보상 방안이 쿠팡 내부에서만 사용 가능한 형태라는 점을 두고, 실질적인 피해 회복보다는 매출 방어를 위한 조치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황정아 의원은 "쿠팡의 도넘은 몰염치가 국민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는 것" 이라며 쿠팡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움직이고 있지만 셀프 면죄부 조사 발표에 이은 뒷북 가짜 사과의 진정성을 믿는 사람은 없을 것" 이라고 밝혔다 .

이어 "김 의장이 사태 해결에 진정성을 보일려면 내일 청문회에 출석해 직접 국민께 사죄하고 제대로 된 보상 방안을 발표해야 한다"며 "정부 역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쿠팡의 무도함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