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PBA챔피언십] 공포의 짝대기…이승진, 벼랑끝에서 '끝내기 퍼펙트큐' 4강 선착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12-06 18:08:47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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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어제 강민구-조재호 8강전이 보여준 교훈을 하루 만에 '공포의 짝대기' 이승진(55)이 더 극적인 드라마로 증명해 보였다. 5세트 0-7의 절망적인 스코어를 단 한 번의 큐질로 뒤집어버린 '마법' 같은 승부였다.

6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8차 투어 '하림 PBA-LPBA 챔피언십' 8강전 제1턴 경기에서 이승진은 김현우(NH농협카드)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2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안착했다.

‘하림 PBA-LPBA 챔피언십’ 8강전 제1턴 경기에서 '공포의 짝대기' 이승진(55)이 더 극적인 드라마를 써내며 김현우1(nh농협카드)를 3;2로 제압하고 시즌 4번째 4강 진출에 성공했다/@pba
'하림 PBA-LPBA 챔피언십' 8강전 제1턴 경기에서 '공포의 짝대기' 이승진(55)이 더 극적인 드라마를 써내며 김현우1(nh농협카드)를 3;2로 제압하고 시즌 4번째 4강 진출에 성공했다/@pba

# "숨 쉴 틈도 없다"… 애버리지 2.4대의 초고퀄리티 화력쇼

이날 경기는 승패를 떠나 PBA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명품 매치'였다. 이승진(2.458)과 김현우(2.417) 두 선수가 기록한 애버리지는 이들이 왜 우승 후보인지를 수치로 증명했다.

1세트부터 불꽃이 튀었다. 이승진이 2이닝 하이런 6점을 앞세워 13:11로 리드했으나, 김현우가 9이닝째 끝내기 4점을 쓸어 담으며 15:13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2세트는 이승진의 반격하며 멍군을 불렀다. 1이닝부터 하이런 7점을 꽂아 넣은 이승진은, 김현우의 거쎈 추격으로 7:9로 역전되자 곧바로 4이닝째 끝내기 하이런 6점으로 응수하며 15:9로 세트를 만회했다. '하이런 대 하이런'의 공방전은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3세트는 김현우가 '괴력'을 뽐내며 다시 장군을 불렀다. 1이닝 3점에 이어 3이닝째 무려 하이런 12점을 폭발시키며 15:5로 세트를 가져갔다. 하지만 이승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4세트 4이닝에 하이런 7점을 터트리며 리드를 잡았고, 김현우의 맹추격(하이런 6점)을 뿌리치고 15:12로 승리, 승부를 마지막 5세트로 끌고 갔다.

하이런이 쉴새 없이 터지면서 경기장은 마치 포연이 자욱한 전쟁터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림 PBA-LPBA 챔피언십’ 8강전 제1턴 경기에서 '공포의 짝대기' 이승진(55)이 더 극적인 드라마를 써내며 김현우1(nh농협카드)를 3;2로 제압하고 시즌 4번째 4강 진출에 성공했다/@pba
'하림 PBA-LPBA 챔피언십' 8강전 제1턴 경기에서 '공포의 짝대기' 이승진(55)이 더 극적인 드라마를 써내며 김현우1(nh농협카드)를 3;2로 제압하고 시즌 4번째 4강 진출에 성공했다/@pba

# 0-7 벼랑 끝, '전설'을 쓴 이승진의 쇼타임

운명의 5세트. 초반 흐름을 김현우가 완벽하게 장악했다. 선공에 나선 김현우는 1이닝 3점, 2이닝 4점을 몰아치며 순식간에 7-0을 만들었다. 11점 단판 승부에서 7점 차 리드는 사실상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관중석에서도 이승진의 패배를 예감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 순간, '공포의 짝대기'가 깨어났다. 2이닝 후공을 잡은 이승진의 눈빛이 달라졌다. 침착하게 초구를 풀어낸 그는 신들린 듯한 샷 감각으로 득점을 이어갔다. 하나, 둘, 셋... 점수가 쌓일수록 경기장의 공기는 뜨거워졌다.

결국 이승진은 멈추지 않았다. 단 한 번의 기회에서 남은 11점을 모두 쓸어 담는 '끝내기 퍼펙트큐(하이런 11점)'를 완성했다. 0-7이 순식간에 11-7 승리로 바뀌는 기적 같은 순간이었다. 55세의 베테랑이 12살 어린 띠동갑 후배를 상대로 "내가 바로 이승진이다"라고 포효하는 듯한 압도적인 피날레였다.(13:15, 15:9, 5:15, 15:12, 11:7 이승진 '승')

이로써 이승진은 올시즌 4번째 4강 진출에 성공하며 생애 두 번째 우승을 향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스레인의 전설' 다니엘 산체스(웰컴저축은행) 시즌 5번째 4강 진출에 성공한 그는 시즌 3번째 결승 진출과 두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게 됐다./@pba
'스레인의 전설' 다니엘 산체스(웰컴저축은행) 시즌 5번째 4강 진출에 성공한 그는 시즌 3번째 결승 진출과 두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게 됐다./@pba

# '외인 최후의 보루' 산체스, 임완섭 돌풍 잠재우다

이어 열린 8강전 제2턴 경기에서는 '스페인의 전설' 다니엘 산체스(웰컴저축은행)가 '무명 돌풍'의 주역 임완섭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3-2 진땀승을 거뒀다.

산체스는 임완섭의 패기에 밀려 1세트를 8:15로 내줬으나, 2, 3세트를 내리 15:7로 따내며 노련미를 과시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최고의 다크호스 임완섭도 쉽게 물러서지 않고 4세트를 15:11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승부는 마지막 5세트에서 갈렸다. 산체스는 국제무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답게 막판 집중력을 발휘, 11:8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세트스코어: 8:15, 15:7, 15:7, 11:15, 11:8 산체스 승)

이로써 산체스는 이번 대회 8강에 오른 유일한 외국인 선수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올 시즌 5번째 4강 진출에 성공한 그는 시즌 3번째 결승 진출과 두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게 됐다. 전날 챔피언 모리를 꺾고 생애 첫 8강에 올랐던 임완섭의 아름다운 돌풍은 아쉽게 멈춰 섰지만,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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