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추천하는 것은 나의 프로필을 정확히 설정하고, 질문에 AI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부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너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회사법을 20년 동안 가르친 로스쿨 교수야”와 같은 설정을 주면 AI는 훨씬 전문적인 답변을 내 놓는다.
또 서로 다른 질문은 하나의 대화창에서 섞지 말고, 새 창에서 별도로 질문하라는 조언도 있다. 이런 방식만으로도 답변의 전문성과 일관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AI를 좀 더 전문적으로 사용하려면 이제는 단순한 “사용자”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AI의 부모, 즉 ‘육성자’, 혹은 ‘AI를 키우는 사람’으로 사고방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Chat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들은 대화 내역, 질문 패턴, 선호도를 기억하고 그에 맞게 답변을 점점 세분화한다. 그런데 하나의 계정에서 세금, 부동산, 마케팅 등 여러 분야를 섞어 다루면 학습 패턴이 혼재되면서 전문성이 희석된다. 아무리 주제별로 대화창을 따로 열어도, 계정 자체가 혼합 데이터를 갖고 있으면 AI는 맥락을 누적하기 어렵고 표준적인 답변만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한 분야에만 집중하는 계정은 그 분야의 지식과 업계 특성을 꾸준히 축적하며 점점 더 정교하고 날카로운 답변을 내놓게 된다. 그래서 AI는 이렇게 전문가 AI로 키워야 한다.
그렇게 전문가 AI로 키우려면 아래와 같은 3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1단계는 계정을 분리하는 것이다. 우선 각 영역별 계정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 세무, 법무, 인사, 마케팅 등 각 분야별로 별도의 AI계정을 만드는 것이다.
2단계는 각 계정에 구체적 역할을 명시하는 것이다. 예를들어 "너는 20년 경력의 중소기업 전문 세무사다. 우리 회사는 연매출 50억 규모의 제조업체이며, 주요 관심사는 절세 전략과 세무 리스크 관리다. 항상 절세 방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답변한다." 와 같은 방식이다.
마지막 3단계는 꾸준한 학습과 피드백이다. 이제부터 진짜 마법이 시작된다. 각 전문 계정에서 해당 분야의 질문만 지속적으로 던지고, 관련 자료를 꾸준히 제공하며 상호작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각의 AI 계정을 부모처럼 “양육”하는 것이다.

여러가지 상호 작용이 가능한데, 우선은 해당 분야의 질문을 통해, 혹은 자료 제공을 통해 해당 분야의 전문 용어나, 업계 특성을 학습시키는 것이 좋다. 비슷한 조항이라도 관행이나 판례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니, 상황별로 필요한 특징을 지속적으로 학습시켜야 한다. 각 전문 계정에는 해당 분야의 질문만 지속적으로 하고 다른 분야의 질문을 섞지 않도록 한다.
그리고 AI의 답변에 대해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고 (예들들어 "그 답변은 A라는 측면을 간과했어. B를 추가로 고려해줘."), 당장 궁금한 것이 없더라도 주당 1-2회는 각 전문 계정과 대화하여 관계를 유지하며, 각각의 답변에 대해 "좋다/나쁘다" 피드백을 주어 학습을 도와야 한다. 최근에는 “좋다”고 하면 AI가 인간처럼 자부심을 느껴서 더 잘 학습한다는 이론도 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각 계정은 해당 분야에 맞춤화된 전문 자문가로 성장하여 같은 질문에도 더 깊고 정확한 분석을 내 놓는다. 마치 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을수록 노련해지는 사람과 같다.
물론, 계정을 늘리면 사용료가 더 든다. 하지만 매달 월급을 주는 직원 하나를 고용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싸다. 이제 나의 AI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이렇게 여러 계정을 열어 각 계정에 한 분야만 맡기고, 꾸준히 그 분야에서 질문하고 대화하면, 몇 년 후 나만의 맞춤형 AI 전문가 팀을 갖게 되어 이들은 24시간 나의 질문에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 수준의 답변을 제공하는 강력한 전문가 팀이 되어줄 것이다.

생성형 AI는 ‘사용’하는 도구가 아니라, ‘키우는’ 파트너다. AI를 단순한 검색 도구나 일회용 답변기로만 여기는 것은 그 잠재력의 극히 일부만 활용하는 것이다. 이제 각 사업 영역별로 전문화된 AI 계정을 만들고, 꾸준히 대화하며 '양육'해 보자. 처음에는 다소 번거로울 수 있지만, 반 년만 지나도 그 차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