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국제뉴스) 김병용 기자 = '졌잘싸' 언더독 전주기전대가 2025년 시즌 첫 대회 벽두부터 사고를 제대로 쳤다.
전주기전대는 지난 21일 약속의 땅 통영시에서 열렸던 제21회 1, 2학년대학축구대회에서 값진 준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2018년 이후 팀 통산 두 번째 준우승이며 2년제 전문대학의 무의 극한 한계를 뛰어넘는 유를 창조하는 새역사를 썼다.
2011년 02월 11일에 창단한 전주기전대는 창단 이듬해 2012년 U리그 왕중왕전에 진출한 전문대학 최초이자 유일한 팀으로 두각을 나타내면서 2018년 제14회 1,2학년대학축구연맹전 준우승, 2019년 U리그 왕중왕전 16강, 2020년 U리그 5권역 우승 (전문대학 최초), 2021년 제16회 1,2학년대학축구연맹전 3위 등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다시 준우승을 거둔 저학년부 강자임을 다시 입증했다.
그러면서 조예찬(대전하나시티즌), 조민형(수원FC), 김도담(광주FC), 최승훈(FC안양), 김군일(성남FC), 고태규, 박준배, 김지안(안산FC), 이용혁 (수원삼성), 박한준, 연경모 (김해시청), 황대훈, 나준수(부산교통공사) 김진용, 홍성학(화성FC), 손민범(강릉시민축구단) 등 수많은 한국 축구 대들보를 배출해 냈다.
전주기전대가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면에는 13명으로 구성된 앝은 스쿼드로 여덟 경기를 치르는 악바리 근성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간절함으로 이룬 뜻깊은 성과로 향후 대학 축구 방향성에 좌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실 전주기전대의 이번 대회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는 전통강호들과 맞붙은 예선전 첫 경기에서 지역 난적 전주대에게 비록 0-2로 패했지만, 기량, 전력 등 여러모로 불리한 여건에서도 선전했다는 평가 속에 동원대(1-0승), 광운대(1-1무) 전적으로 3조 2위를 기록해 20강전 진출하는 꺾이지 않는 저력을 발휘했다.
본선행에 올라온 전주기전대는 그야말로 대학 축구 파란의 이변 연속이었다. 20강에 맞붙은 인제대를 상대로 3-0 대승을 거두었으며, 16강전에서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른 신흥강자 동명대를 2-0, 8강전에서도 지역 라이벌 호원대와는 승부차기 끝에 5-4로, 4강전 홍익대전도 2-0으로 본선전 네 경기 무실점의 완벽한 철통 수비력을 선보이며 승승장구 2018년 이후 다시 파이널 무대를 밟는 불굴의 투지로 폭풍 질주를 달렸다.
창단 후 첫 정상 도전에 나선 전주기전대 결승전 상대는 당대 최고의 대학축구 강자 선문대가 결정되었다. 맞대결 상대 선문대는 전년도 팀 사상 첫 4관왕 위업을 달성할 정도로 물오른 빌드업 축구로 명성을 떨친 대학축구 대표팀답게 예선전부터 준결승전까지 5승1무 무패를 거두며 강력한 우승 후보다운 전력을 과시했다.
이에 전주기전대 우경복 감독은 "선문대가 분명 우리보다 개인 기량면에서나, 전력면에서도 앞선다. 특히 세트피스의 세밀함과 감독의 용병술이 뛰어난 팀"이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그러면서 "우리 팀이 7년 전 결승전 당시에는 박한준이나 나준수 같은 골 결정력을 갖춘 해결사들이 있어 그나마 여러 전술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오늘 결승전은 오로지 네 경기 본선전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수비 라인들의 근성과 투지로 잘 버텨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답답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두 팀은 결승전 이전까지 수비 지향적인 탄탄한 전술을 바탕으로 결승전에 올라왔다, 이번 대회에서 선문대는 득점력은 경기당 1,3골 실점률은 경기당 0,6골. 그리고 전주기전대도 득점력은 경기당 1,2골, 실점율은 경기당 0,4골로 서로 우위를 가릴 수 없는 비슷한 색깔을 갖춘 팀이다.
이에 두 팀 사령탑 모두가 '두 팀이 결승전까지 올라오는 동안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커 어려운 경기라 생각하고 연장전까지 보고 있다'고 전망할 정도 서로가 경계하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여기에 최강 선문대보다 한 경기 더 치른 여파가 더 큰 전주기전대 우경복 감독은 "선수 스쿼드에 있어서 우리 팀이 로테이션에 어려움이 더 큰 상황이지만, 우리에겐 절박함과 승리에 대한 열망이 커 정신력면에서는 우리 선수들이 더 강하다"면서 "우리가 잘해왔던 '선수비 후역습' 전술로 체력 부담이 크지만 기존의 선발 라인업을 그대로 구성했다"며 "수비 라인들의 집중력과 협력 수비를 통해 버티고 우리에게도 한두 번쯤은 분명 기회는 분명히 올 거고 여기에 골 결정력이 있는 (김)민구, (최)영현 그리고 (이)유석이의 한방을 기대하고 있다"고 결승전 전략을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는 전주기전대 조희천 총장, 서정숙 평의원회 의장, 이종민 부장 교수, 김보람 운동재활과 교수을 비롯한 창단팀 야구부 선수, 재학생들이 대거 참석해 힘을 북돋아 주는 훈훈한 장면들을 연출했다.
박진욱 주심의 휘슬로 시작된 결승전은 치열한 공방 끝에 전반 40분에 선문대 한재빈에게 선취골을 내주며 전반전을 마쳤다.
이에 대해 우경복 감독은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컸기에 먼저 20분만 잘 버티고 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면 승산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전반전에 먼저 선제 실점을 당했지만, 선수들이 체력 부담이 큰 힘든 상황에서 악착같은 근성으로 너무 잘해줬다"고 귀뜸했다.
전주기전대는 후반 시작과 함께 전반전과는 다른 공격 지향적으로 라인을 올리며 득점을 노렸다. 그러나 라인을 올린 만큼 뒷공간의 빈틈을 완벽하게 메꿀 정도로 모든 선수가 하나로 커하는 유기적인 협업 플레이와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발휘한 끝에 후반 14분 김민구의 절묘한 슈팅으로 기어이 동점골을 뽑아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에 우경복 감독은 "사실 전반전이 끝나고 선수들 간의 작은 마찰이 있었다. 중원에서 풀어줘야 할 선수가 아직 부상에서 다 회복이 안 된 상태에서 뛰는 상황이라 그 선수가 갖진 모습을 못 보여주니까 다른 선수들이 더 분발을 요구하는 상황이 있었다. 자칫 무너질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그 선수가 쿨하게 받아준 것이 선수들이 다시 각오를 다지는 터닝포인트가 되었고 후반전에서는 팀웍이 더 살아나 동점골도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는 결국 정규시간 1-1로 비긴 후 이어진 피말리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전주기전대가 상대 두 번째 킥이 골대를 강타하면서 먼저 승기를 잡으며 그토록 염원하던 첫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서는 듯 했다.
그러나 이어진 순서에서 세 번째와 여섯 번째 킥이 잇따라 상대 김동환 골키퍼 선방에 막히면서 끝내 선문대 벽을 넘지 못하고 값진 준우승을 차지하는 데 만족했다.
결승전을 마친 후 본지와 인터뷰에서 전주기전대 조희천 총장은 "선수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학교의 명예와 위상을 드높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값진 성과를 만들어 내 너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전하면서 "오늘의 자신감으로 학교와 한국 축구를 이끌 훌륭한 재목으로 성장하길 바라고 학교에서도 더 관심을 갖고 다양한 지원에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전주기전대 우경복 감독도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뿌듯함과 아쉬움이 듬뿍 담아진 표정으로 소감을 밝혔다.
이에 우경복 감독은 "100점을 주고 싶다. 뛰었던 선수나 옆에서 힘을 실었준 열정을 다해준 우리 모든 선수들이 원팀이 된 것 같고 앞으로 더 무궁한 발전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점에서는 너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대회 총평에서는 우경복 감독은 "그동안 나름의 성과도 거두었지만, 여전히 우리 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저 언더독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보다는 선수 기량면에서나 전력, 운동 여건 등 모든 면에서 앞선 팀들과 대등하게 겨뤄 승리를 쟁취하는 우리 팀만의 저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절실하고 간절한 열정과 정신력을 갖춰 열심히 준비한다면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있다는 큰 희망과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는 측면에서는 우승 못지않은 소중하고 값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 개인적으로도 이번 대회를 통해 할 수 있다는 확신과 향후 방향성에도 큰 힘을 얻었던 경험이었다"라 강조했다.
전주기전대는 2월에 통영에서 열린 제61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한산대첩기에 출전한다. 이에 대해 우경복 감독은 "기쁨도 아쉬움도 오늘까지만 생각하고 당장 내일부터는 이번 대회에서 주어진 결과물을 놓고 신재훈 코치와 다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봐야 될 것 같다. 내일부터 인제대로 캠프를 옮겨 우선은 선수들 컨디션 점검과 함께 신입생들의 기량도 살펴보고 신·구 조화를 이뤄 2월 대회 구체적인 전략 대비책을 세워야 하는 다시 시작하는 바쁜 일정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에게 분발을 요구했다 "선수들도 마음가짐을 더 단단하게 새롭게 다져야된다. 투지없이 그저 얕은 기교으로만 적극성이 없이 성의없는 모습을 보인다면 기회를 주고 싶어도 못 준다. 앞서 선수들에게 정상적인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유지해 팀 플레이에 적응할 수 있어야 된다고 수없이 강조했다"고 전한 뒤 "2월 대회에는 재활로 빠졌든 일부 선수들이 합류해 선수 로테이션에 숨통이 트일 것 같다"라 치열한 선발 경쟁을 예고했다.
끝으로 우경복 감독은 "이번 대회에 팀과 선수들을 위해 항상 큰 관심과 전폭적인 지원을 다해주신 조희천 총장, 서정숙 평의원회 의장님, 조덕현 부총장님, 이종민 부장 교수님, 김보람 운동재활과 교수님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과 어려운 여건에서도 물심양면 뒷바라지에 헌신해 주신 우리 학부모님들 덕분으로 좋은 성과를 만들어 냈다. 이 자릴 빌어 깊은 감사를 드리고 앞으로도 변함없는 응원과 힘이 되어주실 것을 부탁 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우경복 감독은 "어렵고 힘든 훈련이나 대회를 치르느라 너무도 고생한 우리 선수들의 노고와 헌신이 너무 감사하고 대견하다. 항상 하고자 하는 강한 열의와 큰 자신감으로 더욱 더 매진한다면 분명 우리 모두가 원하는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도 힘들겠지만, 우리 모두 함께 원팀으로 뭉쳐 이겨내자"고도 당부을 전했다.
그러면서 우경복 감독은 "특히, 2011년 창단 때부터 저와 고락을 함께해오면서 부족한 저를 대신해 선수들을 위한 길이라면 궃은 일까지 마다하지 않고 항상 큰 열정과 헌신을 펼쳐온 신재훈 수석코치님의 힘이 있었기에 오늘의 값진 성과도 가능했다"면서 "이 지릴 빌어 너무 감사하다고 꼭 전해주고 싶고 앞으로도 우리가 꿈꾸는 목표를 향해 힘을 합쳐 나가길 바란다"고 깊은 신뢰와 감사를 전했다.
전주기전대는 짧은 대비 훈련을 소화한 후 2월 14일 오전 10시 산양스포츠파크 메인 구장에서 열리는 '제61회 한산대첩기 대학축구연맹전' 호남대와 2조 예선 첫 경기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