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메로는 지난 9일(한국시간) 첼시와의 경기 이후 스페인 매체 ‘텔레문도 데포르테스’와의 인터뷰에서 작심 발언했다.
로메로는 통한의 역전 패배(3-4), 그리고 부상으로 인해 전반 15분 만에 교체된 아쉬움이 커 감정적인 상태였다. 그러나 그의 메시지는 분명 의미가 있었고 토트넘의 애매한 행보를 제대로 꼬집는 것이었다.
해리 케인, 손흥민을 중심으로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을 넘어 상위권을 바라본 토트넘. 그러나 2010년대 들어 그들이 든 우승컵은 없었다.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첼시 등 강팀들과 비교했을 때 소극적인 영입 정책, 그리고 ‘집토끼’조차 제대로 붙잡지 못하는 그들의 모습은 분명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멀었다.
로메로는 “솔직히 말하면 ‘노 코멘트’라고 하고 싶지만…. 맨시티는 매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리버풀은 스쿼드를 강화하고 있다. 첼시도 스쿼드를 강화하면서 결과가 좋지 않으면 다시 강화한다. 그렇게 성과를 내고 있다”며 “그런 부분을 본받아야 한다. 우리는 뭔가 잘못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들(토트넘 보드진)이 이 사실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년 동안 항상 똑같았다. 처음에는 선수, 다음은 코칭 스태프가 바뀌었다. 책임지는 사람들은 항상 똑같았다”며 “진정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깨닫고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이곳은 아름다운 클럽이다. 지금의 구조라면 매해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메로는 최근 경질설이 돌고 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지지하기도 했다. 그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훌륭한 지도자다. 첫 시즌부터 성과를 냈다. 올 시즌에는 부상자가 너무 많다. 선수들도 그의 축구를 좋아한다. 앞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오는 13일 레인저스전을 앞둔 그는 로메로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메로는 크게 실망한 상태였다. 복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더욱 그랬을 것이다. 빅 매치였고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부상을 당했고 패배했으니 감정적이었을 것이다”라며 “로메로는 토트넘의 리더다. 팀을 돕지 못한 상황에서 나름대로 다른 방식을 통해 돕고자 했던 것 같다. 우리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고 로메로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을 믿고 있다. 다만 그의 표현 방식은 잘못된 것이다. 공적인 자리인 만큼 그러한 표현은 적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문제는 단 한 가지의 이유라고 보기는 힘들다. 절대 그렇게 믿지 않는다. 우리는 해결해야 할 일이 있고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다만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할 때 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해낸다면 더 강해질 수 있다”며 “로메로도 자신이 한 말을 잘 알고 있고 분명 좋은 부분이 많았다. 다만 일부는 옳지 않았고 공적인 자리에선 나오지 않았어야 했다. 이런 문제는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내가 다른 이를 비판하지 않듯 공적인 자리에선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로메로의 토트넘 내부 비판은 결국 징계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하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를 감싸 안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러한 문제는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궁금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부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중요한 건 우리가 이 문제를 이해하고 더 좋은 방식으로 다루는 것이다”라며 “이미 로메로와 대화를 나눴고 그 역시 이러한 표현 방식에 사과했다. 그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했지만 표현 방식이 적절하지 않았을 뿐이다. 분명 팀을 걱정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한편 로메로는 첼시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하며 6주 동안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미 발목 부상으로 4경기 결장, 5경기 만에 복귀한 그였기에 추가 부상 소식은 충격적이다. 심지어 미키 반더벤마저 쓰러진 토트넘이다. 중앙 수비에 다시 구멍이 생겼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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