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2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박진만 감독의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격파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만든 KIA는 통합우승을 달성하게 됐다.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지난 2017년 이후 7년 만이자 통산 12번째다. 아울러 KIA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경우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한국시리즈 불패 신화’도 이어가게 됐다.
정규리그 1위(87승 2무 55패)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IA는 한국시리즈 1차전과 2차전에서 각각 5-1, 8-3 승전보를 써냈다. 아쉽게 3차전에서는 2-4로 무릎을 꿇었으나, 4차전 9-2 승리에 이어 이날도 승전고를 울리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무엇보다 37년 만에 광주 홈 팬들 앞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펼쳐 더 뜻 깊었다. KIA가 광주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것은 지난 1987년 이후 37년 만이자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KIA는 잠실에서 9번(1983, 1986, 1988, 1989, 1993, 1996, 1997, 2009, 2017년), 대전(1991년)에서 한 번 우승 축배를 든 바 있다.
수 없이 찾아온 위기들을 이겨내고 거둔 결과라 더 값진 성과물이다. KIA는 올해 연달아 안 좋은 소식들과 마주했지만, 흔들리지 않고 끝내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목표에 도달했다.
탄탄한 선수 뎁스가 한 몫을 했다. 시즌 도중 윌 크로우와 이의리(이상 팔꿈치 통증), 윤영철(척추 피로골절)이 선발진에서 이탈했지만, 황동하와 김도현이 공백을 최소화했다. 불펜진에서는 마무리 정해영이 잠시 자리를 비우기도 했지만, 전상현과 최지민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타선의 막강한 화력 역시 투수진의 줄부상을 극복한 원동력이었다. KIA는 올해 팀 타율(0.301)과 OPS(출루율+장타율·0.828), 타점(812타점)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특히 김도영의 활약이 눈부셨다. 시즌 초반부터 불방망이를 휘두른 그는 141경기에서 타율 0.347(544타수 189안타) 38홈런 40도루 109타점 OPS 1.067을 기록,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KIA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김도영이 다소 주춤했지만, 시리즈 MVP를 차지한 김선빈이 17타수 10안타를 기록, 핵심 타자로 활약했다. 이 밖에 김태군도 17타수 6안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렇게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과 마주한 KIA. 이제 이들의 시선은 왕조 구축으로 향해있다.
이범호 감독은 “우승했지만 다시 시작이다. 잘 준비해서 내년에도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 더 발전하는 팀으로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내 임무다. 우승을 많이 하도록 노력하겠다. 선수들이 자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년에 다시 우승하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김도영은 “우승해서 행복하다. 충분히 왕조를 구축할 수 있다고 본다. 올해 계속 선수들이 빠졌지만, 그래도 선두를 유지했다. 그만큼 다른 선수들이 제 몫을 충분히 해줬기 때문에 1위를 했다. 내년에도 우승할 수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광주=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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