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키넌은 친구, 그런 외인 없었다” 떠난 이가 다시 생각날 줄 몰랐다…‘산책 수비&문책성 교체’ 복덩이→6억 먹튀 전락 위기, 카데나스 운명은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8-08 08:42: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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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키넌은 평생 친구다. 그런 외국인 선수는 없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캡틴 구자욱이 떠난 데이비드 맥키넌을 두고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었다.

맥키넌은 72경기 타율 0.294 80안타 4홈런 36타점 28득점을 기록했다. 준수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원하는 장타가 나오지 않았다. 타자 친화적인 라팍을 쓰면서도 4홈런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또한 월간 타율도 4할에 가까운 0.391을 기록했으나 5월 0.272, 6월 0.209에 그쳤다. 결국 삼성은 그런 맥키넌과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맥키넌에게는 약간의 장타력만 부족했을 뿐이지 안타 생산도 좋았고 타율도 나쁘지 않았다. 또 언제나 환한 미소로 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았다. 또한 젊은 선수들을 위해 팀에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선수였다. 그런 그를 국내 선수들은 좋아했다.

맥키넌이 떠난 후 구자욱은 “어떻게 보면 외국인 선수 중에 가장 정이 많이 들었던 선수다. 전반기 팀의 분위기를 잡는데 맥키넌 선수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분위기를 진짜 잘 잡았다. 야구는 더그아웃 분위기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분위기를 진짜 잘 만들었다. 이렇게 떠나게 됐지만, 언제 또다시 만날 수 있는 거 아니겠나. 자주 연락하자고 했고, 평생 친구 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맥키넌이 떠난 후 루벤 카데나스가 왔다. 카데나스는 오자마자 맥키넌에게 부족했던 장타를 펑펑 때리며 삼성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특히 7월 20일과 21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일에는 비거리 140m 대형 홈런, 21일에는 장발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끝내기 투런포를 날렸다.



모두가 카데나스의 여권을 압수해야 한다고 했고, 빠른 리그 적응에 구단도 놀랐다. 연봉 32.7만, 옵션 10만, 이적료 5만 등 총액 47.7만 달러가 아깝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러나 이후 여론은 확 달라졌다. 카데나스는 7월 26일 대구 KT 위즈전에서 1회말 스윙 도중 허리 통증을 느끼면서 경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교체됐다. 병원 검진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받았는데 카데나스는 이후 정상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다. 7월 30일~8월 1일 잠실 LG 트윈스전, 8월 2일~4일 대구 SSG 랜더스전 모두뛰지 못했다. 1군 엔트리에 이름은 올렸지만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으니 엔트리 한자리만 낭비한 셈이다.

그리고 6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일이 터졌다. 복대를 차고 경기를 지켜보던 카데나스는 8회말 1사 1루에서 김현준을 대신해 타석에 섰다. 11일 만에 경기 출전. 그러나 삼진으로 물러났다. 더 큰 건 9회초 수비. 중견수로 나섰는데 김태연의 타구를 안일한 대처로 2루타를 허용했다. 삼성 벤치는 곧바로 카데나스를 빼고 김헌곤을 투입했다. 누가 봐도 문책성 교체였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카데나스를 향해 격려를 해주는 이는 없었다. 친구 코너 시볼드만이 툭 건드렸을 뿐이다. 카데나스도 눈치가 있었는지, 허리를 만지며 통역과 트레이닝 파트에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했다.



7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 박진만 삼성 감독은 카데나스를 1군에서 뺐다. 이상이 없는데도 선수 본인이 통증을 느끼고 하니 감독이 할 수 있는 건 엔트리에서 빼 휴식을 주는 건 밖에 없었다. 다행히 구자욱, 김지찬, 김현준, 김헌곤, 윤정빈 등의 활약이 좋기에 망정이지, 중요한 시기에 외인 타자의 도움 없이 순위 싸움을 펼쳐야 하는 현실에 삼성 팬들은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외국인 선수 포스트시즌 등록 마감은 15일까지. 이때 취업 비자 발급까지 모두 완료해야 한다. 촉박하지만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이런 순간을 마주하니 몇몇 삼성 팬들은 준수한 활약을 보이던 맥키넌을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복덩이에서 6억 먹튀로 전락한 카데나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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