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024 KBO리그 선두 KIA가 외인 2명을 모두 교체하면서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 시리즈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오랜 기간 결장했던 윌 크로우와 부상 단기 대체 선수인 캠 알드레드를 모두 방출하고 새 외국인 투수 에릭 라우어(29) 영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앞서 KIA는 5일 알드레드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면서 이같은 사전 준비에 들어갔다. 말소 직후 몇 시간만에 KIA는 크로우와 알드레드를 동시에 웨이버 공시하며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것임을 확인했다. KIA는 현재 라우어의 계약을 추진해서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로 서류 및 행정 작업이 마무리 되는대로 발표가 이뤄질 상황이다.
정규시즌 우승 확정과 한국시리즈까지 고려한다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먼저 크로우는 올 시즌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 원)에 영입된 우승 청부사 겸 에이스 후보였다. 실제 크로우는 8경기서 5승 1패 평균자책 3.57의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 5월 8일 불펜 피칭 도중 팔꿈치 통증을 느꼈고 이후 우측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부분 손상 진단을 받고 오랜 기간 개점 휴업했다. 미국에서도 같은 팔꿈치 인대 손상 진단을 받게 되면서 사실상 크로우와 결별이 유력했던 상황이었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 8주간 영입했던 알드레드도 동시에 KBO리그를 떠나게 됐다. 앞서 KIA는 알드레드를 영입하면서 32만 5000달러(4억 4000만원)라는 상당한 금액을 투자, 추가 계약을 맺고 KBO리그에 잔류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알드레드는 9경기서 3승 2패 평균자책 4.53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타자별 성향이나 팀에 따라 기복 있는 투구를 하기도 했다. 결국 확실한 에이스 후보가 필요했던 KIA가 완전한 승부수를 던진 모양새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는 MLB 통산 36승을 기록한 좌완 투수 라우어가 유력하다. 라우어는 2022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11승 7패 평균자책점 3.69로 정상급 활약을 한 바 있는 투수다.
지난 시즌에는 밀워키서 4승 6패 평균자책점 6.56의 성적에 그쳤고, 올해는 마이너리그에서 4승 5패 평균자책 5.26으로 부진했고 이달 초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방출됐다. 이같은 과정은 KIA로 이적을 위한 사전 단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시점에서 KIA가 올해가 우승 적기라는 판단을 내리고 마운드를 확실하게 보강할 수 있는 카드를 선택한 모양새다.
라우어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2016년 메이저리그(ML)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 지명되는 등 아마추어 시절부터 촉망받는 자원이었다.
2018년 빅리그에 데뷔한 이후 줄곧 선발투수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다른 외국인 투수와는 레벨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코로나19 단축 시기였던 시즌을 제외하면 2022시즌까지 줄곧 20~30경기 이상을 선발투수로 뛰면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기복이 있었던 해도 있지만 평균자책 3점대에서 4점대를 꾸준히 찍으며 빅리그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줬던 던 분명했다.
다만, 지난해 어깨 통증과 팔꿈치 통증으로 올해까지 고전했던 것이 KIA의 입장에선 가장 큰 변수이자 리스크가 될 전망이다. 아직 만 29세로 젊은 나이기에 올해 재활과 회복의 과정을 충분히 거쳤다고 판단한다면 분명히 기대감은 크다.
라우어가 과거 평균 150km 내외를 유지했던 속구 구속이 얼마나 회복됐을지와 함께 건강하게 남은 시즌을 소화할 수 있을지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라우어가 KBO리그 포스트시즌에서 뛰려면 오는 15일까지 등록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이런 사정들을 고려해본다면 라우어의 영입 발표는 조만간 날 것으로 보인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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