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동양‧ABL생명 노조, 책임경영 고집 사연은?…‘두 번 안 당한다’

[ 더리브스 ] / 기사승인 : 2024-07-26 09:03:3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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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이 새 주인을 맞이할 예정인 가운데 내부에서는 책임경영을 이행할 대주주를 원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주주 변경만 이번이 세 번째인 동양‧ABL생명 노동조합은 공통적으로 현 대주주인 중국자본으로부터 ‘먹튀’를 당했다는 입장이다.



ABL생명과 동양생명 노조는 각각 자본확충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각 상황에 놓인 점, 전 대표이사가 회사 매각에만 혈안 돼 있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동양‧ABL생명, 제대로 된 매각 강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ABL생명 매각 공동대책위원회가 24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금융위원회 정문 앞에서 금융위가 직원들의 노동 기본권을 보장하고 고객들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임서우 기자]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ABL생명 매각 공동대책위원회가 24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금융위원회 정문 앞에서 금융위가 직원들의 노동 기본권을 보장하고 고객들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임서우 기자]




동양‧ABL생명 노조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회사가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직원에 대한 고용을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인수 절차에 들어선 우리금융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회사를 이끌어가면서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해 주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동양생명의 최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은 지난달 25일 최대주주 지분 매각에 관해 우리금융과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노조는 “자본들의 매각 놀음에서 온갖 고초를 온몸으로 받아낸 직원들의 노력과 헌신에 정당한 보상을 하는 것도 결코 가벼이 봐서는 안된다”라고 호소했다.





두 번 대주주 변경 겪은 동양‧ABL생명






동양생명. [그래픽=김현지 기자] 
동양생명. [그래픽=김현지 기자]




동양‧ABL생명에게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는 일 자체는 낯설지 않다.



동양생명은 앞서 2010년과 2015년 주인이 두 번 바뀌었다. 14년 전 동양파이낸셜에서 보고펀드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2015년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됐다.



이후 안방보험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사기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받자 중국보험보장기금(CISF)은 안방보험의 위탁경영을 위한 다자보험그룹을 설립했다. 안방보험이 다자보험그룹에 흡수되면서 동양생명은 2020년 다자보험그룹 산하 보험사가 됐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ABL생명은 1954년 제일생명으로 출범했으며 1999년 독일 알리안츠그룹에 매각돼 2000년 알리안츠제일생명으로 사명을 바꿨다. 알리안츠 지분이 2016년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되면서 2017년 ABL생명으로 다시 사명이 변경됐다.



중국보험보장기금은 내년 다자보험그룹을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말까지 동양‧ABL생명을 매각해야 하는 셈이다.





무책임 지적된 중국 다자보험그룹





동양생명 노조는 다자보험그룹에 소속된 후 능력과 평판이 검증되지 않은 대표이사들이 임명됐다고 지적했다. 저우궈단 전 대표은 노조로부터 사퇴를 촉구받았다.



노조에 따르면 다자보험그룹은 올해 초 동양생명 매각에 착수하려고 했으나 저우 전 대표의 배임 혐의 등으로 6개월 동안 절차를 밟지 못했다.



ABL생명 노조는 대주주가 바뀔 때마다 직원의 복리후생 제도가 후퇴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당국이 권고한 수준의 지급여력비율을 채우기 위해 자본확충이 필요하지만 중국자본이 무책임하게 떠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양생명 노조 최선미 지부장은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회사를 이대로 둬도 경영이 잘 될 건데 (중국자본이) 회수하느라고 회사를 매각 시장에 내놔버리고 무책임하게 떠나버리는 것”이라며 “저우 전 대표가 왔을 때 회사 매각하려고 미션 받고 온 사람처럼 숫자 나오는 것에만 혈안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ABL생명 노조 김진건 지부장은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대주주가 변경될 때마다 희망퇴직은 기본이고 단체협약에 있는 복리후생들을 회사가 어렵다고 했고 또 연차수당이나 여성건강 휴가 등이 많이 변경됐다”며 “돈과 관계있는 복리후생은 많이 나빠졌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국에서 요구한 지급여력비율 150%를 맞추기 위해 자본확충이 꾸준히 필요한데 현재는 우리를 버리고 나가는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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