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린 듯이’ 하게 된 ‘엔젤스 인 아메리카’...‘생각지 못한’ 놀라움과 만나다 (종합)[MK★현장]

[ MK스포츠 연예 ] / 기사승인 : 2024-07-24 17:06: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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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제안이 왔을 때 홀린 듯이 하겠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아직 첫 공연도 하지 않았지만, 끝나기 전까지 왜 이 작품을 하고 싶고 하게 됐을까를 고민하면서 공연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24일 오후 서울 성신여대 운정그림캠퍼스에서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 연습실 현장이 공개됐다. 이날 현장에는 신유청 연출과 황석희 번역을 비롯해 유승호, 손호준, 고준희, 정혜인, 이태빈, 정경훈, 이유진, 양지원, 이효정, 김주호, 전국향, 방주란, 태항호, 민진웅, 권은혜 등이 참석했다.

1991년 초연한 토니 커쉬너(Tony Kushner)의 작품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새 밀레니엄을 앞둔 세기말의 혼돈과 공포를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서사로 빚어낸 작품이다. 극은 사회적 소수자가 겪는 차별과 혼란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며,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소수자 5명의 이야기가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삶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종교, 인종, 성향, 정치 등 각종 사회 문제와 다양성을 다루면서 대중의 공감을 이끌었던 이 작품은 1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에이즈에 걸린 프라이어(유승호, 손호준)와 그의 동성 연인 루이스(이태빈, 정경훈), 모르몬교로서 자신의 성정체성에 괴로워하는 남자 조셉(이유진, 양지원)과 약물에 중독된 그의 아내 하퍼(고준희, 정혜인), 극우 보수주의자이며 권력에 집착하는 악명 높은 변호사 로이(이효정, 김주호) 등 세 가지 이야기가 축을 이루며 이야기를 교차해 보여준다.

작품의 큰 줄기를 이어나가는 게이 남성이자 에이즈 환자인 프라이어 윌터 역으로 생애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하게 된 유승호는 “홀린 듯이 하겠다고 말이 나왔다. 아직 첫 공연도 하지 않았지만, 끝나기 전까지 왜 이 작품을 하고 싶고 하게 됐을까를 고민하면서 공연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작품에 임하게 된 계기를 밝혔으며, 손호준은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를 하고 있다. 연극이라는 것을 선택을 하면서 많의 배우고 싶어서 왔다. 연기를 잘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그 분들과 많이 배우면서 즐겁게 연습하면서 참여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호준은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이후 10년 만에 다시 무대에 복귀했다. 이와 관련해 손호준은 “제가 ‘극 I’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떨기도 하고 많이 편하지가 않다. 어떻게 보면 저에게는 무대에 올라가서 서는 것이 큰 도전”이라며 “10년 만에 해보고 싶다 할 수 있겠다고 느끼게 된 것은 일단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고, 이를 충실히 해서 뭔가를 배우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 배우들이 훌륭하신 분들이 많다. 연습을 하면서 ‘빨리하고 싶다’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공연을 올리고 싶은 생각이 크다. 잘 준비했고 잘 하고 있고, 좋은 공연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첫 연극 데뷔이자, 첫 성소수자 역할을 연기하게 된 유승호는 “성소수자와 관련된 이슈들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연기를 위해 영화를 많이 찾아봤고 성경도 창세기 부분을 읽어봤다. 극중 프라이어와 같이 매니큐어나 액세서리를 많이 하면서, 이들이 일상 속에서 받는 시선들을 직접 느껴보면 좋을 것 같았고, 실제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 그분들의 진심에까지 다가갈 수 없지만 조금이나마 가까워지기 위해서 이것저것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다”고 작품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고준희 역시 ‘엔젤스 인 아메리카’를 통해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하게 된다. 특히 ‘버닝썬 루머’ 피해를 당했던 고준희는 ‘엔젤스 인 아메리카’로 5년 만에 본업인 연기를 펼치게 됐다. 출연 계기에 대해 “신유청 감독님이 하겠다고 했다”고 말한 고준희는 “유승호가 먼저 캐스팅이 돼 있기도 하고 여러 배우들과 선배님들이 함께 하는 연극이다. 어떤 마음으로 시작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연극이라는 것에 도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준희에 이어 하퍼 역으로 더블캐스팅 된 정혜인은 “중학교 때 연극을 보고 배우의 꿈을 갖게 됐다. 한번 쯤 무대에 오르고 싶었는데 ‘엔젤스 인 아메리카’가 손을 내밀어줬고, 이를 잡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엔젤스 인 아메리카’가 손을 내밀어준 것처럼 저 역시 연극을 통해 손을 내밀 수 있는 멋진 무대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밝혔다.

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종교, 인종, 성향, 정치 등 각종 사회 문제와 다양성을 다루고 있으며, 특히 차별과 편견의 표적이 되기 쉬웠던 사회적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당시 대중이 큰 공감을 이끌어낸 바 있다.





“집에 가는 시간이 곤란할 정도로 긴 작품”이라고 ‘엔젤스 인 아메리카’을 설명한 신유청 연출은 “이전에는 물리적으로 문제들이 많았는데, 황석희 번역가가 번역을 해준 대본을 읽으니 전보다 훨씬 압축된 느낌을 받았다”며 “대본을 가지고 배우들이 쉴 새 없이 달려갔고, 관객들이 무사히 귀가할 수 있도록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제 시간이 갔지’라고 말할 수 있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좋아하는 배우와 좋은 작품 보러 오시면 좋을 것 같다. 생각지도 못한 놀라움을 만나고 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극은 1993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퓰리처상, 토니상, 드라마데스크상 등을 휩쓸었으며, 작품 발표 후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동시대성을 내포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명작’으로로 불리는 ‘엔젤스 인 아메리카’의 연출을 맡게 된 이유로 “저를 뒤흔들었던 작품”이라고 말한 신유청 연출은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며 “작품을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 이전과 이후가 달라졌다고 느꼈으며, 그렇게에 놓칠 수 없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파트1과 파트2로 돼 있다. 장장 8시간 동안 이어지는 만큼 이번에는 파트1만 선보인다. 이와 관련해 “파트1과 2를 같이 한 무대에 올리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한 신유청 연출가는 “관객과 배우, 스탭들과 함께 토니 커쉬너가 그려내는 세상을 그려내고 싶었고, 지옥 같은 현실을 이겨내고 어떻게 천국을 바라보는지를 만들고 싶었다”며 “하지만 8시간을 하기 위해서 연습을 이어가는 것이 마치 제가 지옥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되더라. 나 혼자 천국을 만들기보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나 혼자만 꿈을 꾸지 말고 같은 꿈을 꿀 수 있을 때까지 준비해야겠다 싶었다”고 파트2 연출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이효정은 “완성작을 보시면 파트2가 기대가 되실 것 같다. 흥행이 잘 되면 파트2 제작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며 작품 홍보에 앞장섰다.

한편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오는 8월 6일부터 9월 2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LG SIGNATURE 홀에서 공연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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