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김진수·안현범 국대 풀백 상대로도 맹활약... ‘고교 특급’ 양민혁 “한국 최고 선수들인 까닭에 마음가짐 더 단단히 한다” [MK인터뷰]

[ MK스포츠 축구 ] / 기사승인 : 2024-05-30 00:03: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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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3분. 양민혁(18)이 김대우의 패스 타이밍에 맞춰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다. 국가대표 풀백 김진수가 양민혁에게 붙었다. 슈팅 각도가 없는 상황. 양민혁이 정민기 골키퍼 키를 넘기는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양민혁의 맹활약을 앞세운 강원 FC가 5월 29일 강원도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2024시즌 K리그1 15라운드 전북과의 대결에서 2-1로 이겼다.

양민혁은 이날 풀타임을 소화했다. 양민혁은 전반전엔 김진수, 후반전엔 안현범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쳤다. 양민혁은 공을 잡으면 날렵한 드리블을 잇달아 성공시켰다. 한 박자 빠른 패스로 자신에게 붙은 수비를 따돌리는 영리함도 보였다. 공이 없을 때의 움직임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양민혁은 강원 U-18 팀인 강릉제일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측면 미드필더다.

양민혁은 이날 득점으로 올 시즌 목표치였던 공격 포인트 5개를 넘었다. K리그1 신인선수 양민혁은 올 시즌 리그 15경기에서 4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전북전을 마친 양민혁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전북을 2-1로 잡았다.

전북전은 26일 대구 FC 원정을 마치고 치른 경기였다. 전북전을 준비할 시간이 이틀뿐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가 준비했던 게 잘 나온 것 같다.

Q. 윤정환 감독이 따로 해주는 이야기가 있나.

감독님은 늘 “대범하게 하라”는 말을 해주신다.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신다. 실수를 하더라도 뭐라고 하신 적이 한 번도 없다. 감독님에게 늘 감사한 마음이다.

Q. 슈팅 기회에서 패스를 선택하는 장면이 몇 번 있었다.

슈팅 대신 패스를 선택한 건 아니다. 동료가 더 좋은 위치에 있다고 판단했다. 내가 더 좋은 위치에 있었다면 슈팅을 택했을 것이다.



Q. 성장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이렇게 자리 잡을 것이라고 상상해 본 적이 있나.

당연히 상상하지 못했다. 준프로로 올 시즌 동계 훈련을 함께했다. 경기에 뛸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 그런데 감독께서 올 시즌 개막전부터 기회를 주셨다. 감독님에게 늘 감사하다. 감독님의 믿음에 더 보답하고 싶다.

Q.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나.

계속 90분 이상 뛰고 있다. 무리라고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뛸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몸 관리를 더 철저히 하고 있다. 먹는 것부터 자는 것까지 다 신경 쓴다.

Q. 공격 포인트 5개가 올 시즌 목표 아니었나.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진 않았다. 힘닿는 데까지 해보겠다.

Q. 윤정환 감독은 현역 시절 ‘천재 미드필더’로 불렸다. 윤 감독이 자신의 10대 시절보다 뛰어나다고 했다.

제가 감독님의 선수 시절을 보진 못했다. 감독님이 저보다 더 잘하셨을 거로 생각한다.



Q. 풀백과의 호흡이 아주 좋은데. 어느 선수가 조언을 가장 많이 해주나.

풀백 형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가 준비한 것들이 경기장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듯하다. 조언은 같은 방을 쓰고 있는 (이)상헌이 형이 가장 많이 해준다.

Q. 오른쪽 풀백 황문기가 상당히 공격적이다. 수비적으로 힘들진 않나.

(황)문기 형이 올라오면 좋은 기회들이 생긴다. 서로 한 발씩 더 뛴다면 아무런 문제 없다.

Q. 보완점이 있다면.

경기 중 고립되는 상황이 생기는 듯하다. 더 빠른 판단으로 더 많은 공격 기회를 만들어내도록 땀 흘리겠다.

Q. 26일 대구전에선 홍 철과 여러 차례 부딪혔다. 오늘은 김진수, 안현범과 일대일로 대결하는 상황이 많았다. 홍 철, 김진수, 안현범은 K리그1 최고 풀백이자 국가대표를 오가는 선수다. 의욕이 더 생기나.

당연하다. 이 선배들은 한국 최고의 풀백을 다툰다. 마음가짐을 더 단단히 한다. 더 신경 써서 준비한다. 그런데 경기장에 들어가면 다 까먹는다. 상대가 누구든 우리 팀의 승리가 중요하다. 나는 팀 승리를 위해 온 힘을 다할 뿐이다.



Q. 전북전 골장면 이야기를 잠깐 해보겠다. 슈팅 각도가 없었는데. 처음 공을 잡았을 때부터 슈팅할 생각이었나.

(김)대우 형의 패스가 아주 좋았다. 공을 받자마자 돌아섰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볼이 빠졌다. 각이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골키퍼 머리 쪽으로 강하게 차야겠다고 판단했다. 공이 발에 잘 맞아서 골로 이어진 듯하다.

Q. 어린 나이에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부담스럽진 않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조금씩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한 번쯤 흔들리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도 생각했다. 다행히 아직까진 괜찮다. 초심 잃지 않고 내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하겠다.

춘천=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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