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겨보겠다”던 제주, 대전 잡고 2연승

[ MK스포츠 축구 ] / 기사승인 : 2024-05-29 21:33: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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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은 이기려고 나왔는데, 어떻게든 개겨보겠다”

제주유나이티드의 김학범 감독이 피로도가 높은 선수단을 이끌고 대전하나시티즌 원정에서 경기 전 내뱉은 각오다.

제주는 2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5라운드 대전 원정에서 한종무의 결승골로 1-0 신승을 거?다.





이날 승리로 제주는 직전 수원FC전에 이어 연승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전북현대, 인천유나이티드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승점 3을 추가한 제주는 6승 2무 7패(승점 20)으로 기존 8위에서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제주는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헤이스-한종무, 이주용-김정민-이탈로-백승헌, 정운-송주훈-연제운-안태현, 김동준이 출전했다.

대전은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김인균-송창석-김승대, 오재석-이준규-주세종-강윤성, 이정택-김현우-임덕근, 이창근이 나섰다.

경기를 앞둔 김학범 감독은 고충을 토로했다. 연고지가 제주인 만큼 원정길에 오를 때마다 비행기, 버스를 번갈아 이용하는 상황이 선수단 컨디션에 큰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김학범 감독은 “(원정길은) 기본적으로 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비행기가 연착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 원정에도 1시간 20분 정도 더 소요됐다. 청주공항을 통해 들어왔는데, 여기까지 버스를 타고 또 이동했다. 서울이나 수도권은 제주에서 가는 비행편이 많지만, 지방의 경우 그렇지 않아 시간을 맞춰서 움직여야 한다. 쉽지 않다”라고 호소했다.

직전 수원FC전 서진수의 결승골을 지켜내며 1-0 승리를 거뒀지만 김학범 감독은 마냥 기쁘지 않았다. 당시 경기장에 내리는 비로 인해 운동장 곳곳에 물이 고이는 현상 등이 발생하기도 했으며,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은 배로 더해졌다.

김학범 감독은 “선수단의 몸이 천근만근이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직전 경기 수중전을 펼쳤고, 약 이틀 만에 경기를 치른다.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2배 이상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대전의 선발을 보니 이번 홈 2연전 모두 승리하려고 하는 것 같다. 몇몇 선수들을 벤치에서 시작한다. 체력적으로 좋을 것이다. 체력적인 부분이 관건일 것이다”라며 “개겨보는 방법 밖에 없다. 큰 방법이 없을 것 같다. 버티다가 후반에 (서)진수를 투입해 승부를 보는 방법 뿐이다. 현재 진수 또한 힘든 상황이다. 수원FC전 이후 2.9㎏나 빠졌다”라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의 예상처럼 대전은 공격적으로 나섰다. 양측면 오재석, 강윤석부터 빠른 발을 가진 김승대, 김인균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활로를 찾았다.

이에 제주는 이주용이 수비에 가담하며 5백의 형태로 대전의 공격을 맞받아쳤고, 공격 상황에서는 헤이스와 한종무가 자유롭게 움직임을 가져가며 대전의 수비를 공략했다. 여기에 측면 이주용, 백승헌까지 힘을 보탰다.

경기 초반 팽팽했던 흐름 속 제주는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전반 2분 만에 좌측면에서 이주용, 헤이스, 한종무로 이어지는 삼자패스로 찬스를 잡았고, 전반 9분에는 웅크려있다가 대전의 공격을 끊어내고 역습에서 헤이스가 득점에 성공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기도 했다.

전반 중반으로 흘러가며 점차 대전이 점유율을 높여가자 제주는 5-4-1 형태로 버티며 무너지지 않았다. 대전에게 몇 차례 슈팅을 허용했지만 수문장 김동준 골키퍼가 침착하게 막아내며 위기를 면했다.

그러다 전반 추가시간 1분 찾아온 기회를 찾았다. ‘한 방’을 원했던 김학범 감독의 수가 먹혔다. 백승헌이 좌측면에서 볼을 뺏은 뒤 빠르게 치고 나갔고, 수비 사이로 넣어준 패스가 쇄도하던 한종무에게 향했다. 박스 안쪽까지 진입한 한종무가 이를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전 들어서 김학범 감독은 변화를 가져갔다. 백승헌을 빼고 서진수를 투입했다. 공격을 한 층 강화하고자 했다. 대전의 정광석 감독대행은 송창석을 빼고 이순민을 투입하며 중원을 탄탄하게 했다.



서진수 카드를 빼든 김학번 감독이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순민의 투입으로 대전은 중원에서 패스가 돌기 시작하며 주도권을 확실히 잡아갔다.

여기에 대전은 후반 22분 음라파, 박진성, 정강민의 투입으로 밸런스를 잡아갔고 제주를 더욱 몰아붙였다.

좀처럼 공격 진영으로 넘어가지 못했던 제주는 위기까지 맞이했다. 후반 추가시간 8분이 주어진 가운데 추가시간 1분경 대전의 코너킥 후 이어진 상황에서 연제운이 올라오는 크로스를 막다가 음라파를 쓰러뜨렸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동시에 부심의 깃발도 올라가있었다.

자칫 동점골을 내줄 수도 있는 위기였으나 주심은 VAR실과 소통 후 오프사이드를 선언하며 제주는 한 숨을 돌렸다.

이후 제주는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듯했지만 퇴장 변수가 생겼다. 후반 추가시간 7분 진성욱이 정강민과 경합하는 과정에서 어깨로 미치는 행위로 레드 카드를 받았다.

막판 10명이 뛴 제주는 필드 위 9명의 선수가 완벽하게 내려섰고, 1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승점 3을 추가했다.

버티며 맞서겠다던 김학범 감독과 제주 선수들은 체력적인 부담과 막판 수적 열세를 이겨내며 시즌 두 번째 연승 행진을 맛보게 됐다.

대전=-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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