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지옥에서 벗어나 '벌'처럼 쐈다...긴 터널 벗어난 스롱 피아비의 7개월

[ MHN스포츠 ] / 기사승인 : 2024-02-12 07:00: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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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블루원리조트 스롱 피아비, PBA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블루원리조트 스롱 피아비, PBA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가 슬럼프를 떨치고 완벽히 기량을 회복, 여자부 최다 우승수(통산 7승)를 쌓으며 프로당구사에 또 한 번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 11일, 고양 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스롱 피아비가 임정숙을 세트스코어 4-2(9-11, 3-11, 11-10, 11-10, 11-4, 11-6)로 돌려세웠다. LPBA 결승전은 총 7전4선승제로 열린다.



스롱의 결승 및 우승은 지난 7월 열린 2차 투어(실크로드 안산 챔피언십)이후 시즌 두 번째다. 약 7개월만에 다시 한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블루원리조트 스롱 피아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블루원리조트 스롱 피아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스롱과 임정숙의 상대 전적은 총 네 번(TS샴푸 푸라닭 챔피언십 2022, SK렌터카 월드 챔피언십 2022, 실크로드&안산 챔피언십,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이다. 모두 스롱이 승리를 거두며 상대전적 4-0으로 일방적인 우세를 거뒀다.



통산 5승 중 4승을 웰컴저축은행 대회에서 거둔 상대 임정숙은 올 시즌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다. 개막전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 64강 탈락과 3, 6차 투어 32강 탈락을 제외하면 2차 투어 4강, 4차 투어(에스와이 챔피언십) 16강, 5차 투어(휴온스 챔피언십) 4강, 7차 투어 16강 등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스롱과의 대결에서는 '웰뱅 여왕'의 타이틀 대신 상대전적의 법칙만이 남았다.




크라운해태 임정숙, PBA
크라운해태 임정숙, PBA




앞서 1,2세트를 먼저 따며 맹렬하게 질주한 임정숙이지만 3,4,5,6세트를 몰아치는 스롱의 집중력 앞에서는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스롱이 이 날 거둔 통산 7승은 남녀부를 통틀어 두 번째로 높은 우승 기록이다. 여자부에서는 최다 승수를 기록했다. '당구여제' 김가영(하나카드)이 뒤를 이어 통산 6승, 준우승한 임정숙이 통산 5승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PBA 최다 우승수는 현재 프로당구를 떠난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이 기록한 통산 8승이다.



아울러 스롱은 올 시즌 사카이 아야코(일본, 하나카드)와 함께 나란히 시즌 2승을 거둔 여자부 선수가 됐다. 누적 상금 역시 2억5,292만원으로 선두 김가영(2억7,015만원)을 바짝 추격했다.




블루원리조트 스롱 피아비가 우승 후 인터뷰한다, PBA
블루원리조트 스롱 피아비가 우승 후 인터뷰한다, PBA




경기 후 취재진 앞에 선 스롱은 "기뻐서 말도 잘 나오지 않고, 눈물도 안 난다"는 말로 그간의 마음 고생을 털어냈다.



직전 투어까지 스롱은 이름값에 맞지 않는 성적부진에 시달렸다. 23-24시즌 2차 투어(실크로드&안산 챔피언십)에서 거둔 우승을 제외하고 1,3,4차 투어 32강 탈락, 5,6차 투어에서 64강 탈락을 기록했다. 다만 직전 경기인 7차 투어(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는 8강까지 오르며 반등을 예고했고 이번 대회에 시즌 두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



이는 올 시즌 2차 투어(실크로드 안산 챔피언십)에서 있었던 해프닝과도 어느정도 얽혀있었다. 일명 '가짜 매니저' 사건이다. 당시 스롱의 지인이었던 남성이 매니저를 사칭해 기자실에 무단침입한 일이 발생했던 것이다.




블루원리조트 스롱 피아비ⓒ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블루원리조트 스롱 피아비ⓒ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스롱은 "당시 힘든 일이 있었는데 그런 일까지 겹쳐 더 힘들고 무서웠다"며 "모르는 사람들도 저를 욕하고,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지 말라며 욕을 들었다. 사실 댓글이나 저에 대한 글은 잘 안 본다. 뜻도 모르지만 가끔 보긴 하는데 많이 (마음이) 아팠다. 예전에 저를 아무도 모를땐 잘 못 느꼈지만 유명해지다보니 이해해야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2차 투어 우승 후) 우승하면 자신감이 올라야하는데, 이후에 테이블 앞에 서면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오늘 게임도 멘탈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이렇게까지 멘탈 관리가 안되는구나' 싶었다. 공만 집중하려 했는데 상대방을 의식하다보니 더 그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격이 시작된 3세트부터 스롱은 마음을 가다듬었다. 브레이크 타임에 화장실에 가서 지난 우승을 떠올렸다.



그가 떠올린 것은 2021-22시즌 5차 투어인 에버콜라겐 태백 챔피언십 결승전이었다. 당시 오수정과 만났던 스롱은 이번 대회처럼 1,2,4세트를 내주고 3,5,6,7세트를 극적으로 따내며 우승컵을 든 바 있다.



스롱은 이번 대회 반등을 앞두고 마인드 컨트롤에 크게 집중했다는 점을 힘줘 말했다. "예를 들어 파리는 쓰레기 냄새를 좋아하지만 벌은 아름다운 꽃을 좋아한다. '파리'같은 말을 듣지 않고, '벌' 같은 말을 보고 들으려 한다"고 털어놓았다.




블루원리조트 스롱 피아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블루원리조트 스롱 피아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블루원리조트 스롱 피아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블루원리조트 스롱 피아비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최근 MHN스포츠와 만났던 스롱은 본지에도 "(멘탈 회복을 위해) 혼자 이곳저곳을 다녀보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며 배우는 것도 많았다"며 "주변에서 질책했지만 내 자신을 믿고 행복해져야만 당구가 즐겁게 느껴진다. 10시간, 20시간 연습에 매달리는 것보다 당구를 알고 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제 스롱의 앞에는 정규리그 마지막 대회인 시즌 9차 투어와 '왕중왕전' SK렌터카 월드 챔피언십 대회가 남았다.



마지막 정규 투어를 향한 목표를 묻자 그는 "이번 우승도 지난 일이 됐으니, 안주하지 않고 연습하겠다"며 "매일 연습하고 새로운 것을 알다보니 하루를 보내는 것이 재밌고 좋다. 내일은 다시 새로 시작이다. 남편이 데이트 신청을 했지만 매일 연습하느라 거절했는데, 내일은 (함께) 바다에 회를 먹으러 가겠다"며 웃어보였다.



한편, 대회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남자부 PBA 4강전(오전 11시 30분, 오후 2시 30분)과 더불어 오후 9시30분부터 PBA 결승전이 개최된다.



사진= PBA, 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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