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에 백골로 돌아온 용사…썩지 않은 군화가 기억할 참상

[ 대구일보 ] / 기사승인 : 2022-10-06 13:32:47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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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 가산면 용수리 일원에서 육군 50사단 칠곡대대 유해발굴대에 의해 발굴된 국군 장병의 유해. 움츠린 백골과 썩지 않은 군화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나라를 위해 총을 들었던 이름 모를 용사는 백골이 돼 돌아왔다. 차디찬 땅 속에서 햇빛을 보기까지 강산은 7번 변했다. 변하지 않은 것은 그의 군화 뿐이었다.

6·25전쟁 당시 칠곡 다부동 전투에서 전사한 국군 장병의 유해가 발견된 가운데 장병의 군화가 형체를 그대로 보존한 채 발굴돼 가슴을 시리게 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김재욱 칠곡군수가 지난 4일 SNS에 관련 글을 게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김 군수가 SNS에 올린 사진 속에는 장병의 유해가 총탄을 맞고 쓰러져 움츠렸던 자세 그대로 백골로 변해 있다. 하지만 7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군화는 전쟁 당시 신었던 상태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이 유해는 1950년 칠곡군 가산면 용수리 572고지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8일 50사단 칠곡대대 장병에 의해 발굴이 이뤄졌다.

김 군수는 SNS에 ‘그 순간 얼마나 두렵고 고향이 그리웠을까요? 썩지 않은 군화를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추모의 글을 남겼다.

2000년부터 시작된 국방부 유해 발굴사업을 통해 올해까지 전국에서 1만3천여 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특히 전체 유해의 10%가량이 다부동 전투가 벌어졌던 칠곡군에서 발굴돼 당시 치열했던 전투의 참상을 유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지난 8~9월 진행된 칠곡지역 유해 발굴에서 8구의 유해와 1천여 점의 탄약, 수류탄 등의 유품이 발굴됐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군화 주인의 신원이 확인돼 하루빨리 가족의 품에서 영면하길 기원한다”며 “대구지역 군부대가 칠곡군에 유치돼 72년 전처럼 칠곡에서 호국 용사들이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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