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대참사' 한화에선 누가 책임질 것인가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2-01-29 05:30:48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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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후회해 봐야 소용 없는 일이다. 구단 운영에서 감정적 일 처리가 어떤 결과로 돌아올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 준 사례다.

키움 이용규(37)는 올 시즌 연봉이 대폭 상승했다. 1억 원에서 4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인상률이 무려 300%나 되며 팀 내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그만큼 이용규의 가치를 인정했음을 뜻한다. 불과 1년 전만해도 한화에서 방출 돼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었지만 1년 만에 다시 인생 역전을 이끌어 냈다.

한화 입장에선 아쉬움이 짙게 남을 수 밖에 없는 결과다. 아직 충분히 쓸 수 있는 자원을 감정적 일 처리로 내보낸 것이 부메랑이 돼 돌아 왔다.

이용규는 2020시즌서 나름의 활약을 했다.

타율 0.286 120안타 60득점, 출루율 0.381을 기록했다. 젊어질대로 젊어 진 한화 외야에서 꾸준한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자원이었다.

그러나 한화의 선택을 방출이었다.

세대 교체가 명분이었다. 한 명이라도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이유로 이용규와 이별을 선택했다.

그러나 누구도 있는 그대로 결정을 믿지 않았다. 이용규가 트레이드 요구 파문을 일으킨 것에 대한 징벌적 성격이 강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여전히 성과를 내고 있는 베테랑 선수를 내칠 이유가 없었다.

한화의 오산이었다. 한화는 이용규가 더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 했지만 이용규는 여전한 실력을 갖고 있는 선수였다.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십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키움은 한 시즌 내내 이용규의 헌신과 노력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야구를 잘 하는 것도 잘 하는 것이지만 후배들에게 어떻게 하면 야구를 잘 풀어갈 수 있는지를 몸으로 보여줬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용규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자기 야구를 하기도 모자랄텐데 후배들에게 좋은 교훈까지 돼 주고 있다. 방출이 돼 팀을 옮겼기 때문에 자존심도 상하고 그만큼 자신의 성적이 중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용규는 자신의 성적에만 휘둘리지 않았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꾸준한 루틴을 이어갔다. 젊은 선수들이 필요한 중요한 공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로 현재 한화가 필요로하는 선수가 바로 이용규였던 셈이다.

한화 외야는 무주공산이다. 유망주들에게 지난 2년간 꾸준히 기회를 주며 대안을 찾으려 애썼지만 여전히 확실하게 치고 올라오는 선수가 없다.

아무리 재능이 있는 선수라도 무작정 경기를 나가게 하는 것이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님을 뼈져리게 느낀 한 시즌이었다.

올 시즌에도 외국인 선수 마이크 터크먼을 제외하고는 두 자리가 모두 비어 있다. 누가 앞선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장이 느린 상황이다.

만약 이용규가 있었다면 한 자리에 대한 걱정을 더는 것과 동시에 젊은 선수들에게 교훈이 될 수 있는 중요한 멘토를 손에 쥐고 있을 수 있었다.

내부적으로 조금만 관심을 갖고 객관적으로 사안을 판단해다면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구가 나름 이유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화는 이용규의 목소리에 끝내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았다. 징계에서 복귀 후 곧바로 선수단 투표에서 주장으로 선정됐을 만큼 후배들에게 리더십을 인정 받은 선수였지만 한화는 외면했다.

그 결과가 키움에서의 대박으로 이어졌다.

이용규는 지난 시즌 133경기서 타율 0.296 136안타 출루율 0.392를 기록하며 팀의 테이블 세터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가장 먼저 야구장에 나와 가장 늦게 퇴근하는 열성으로 시즌 초반의 슬럼프를 탈출하는 이상적인 모습도 보여줬다.

이용규의 대박은 한화 입장에선 참사였다. 한화가 누릴 수 있는 메리트를 아무 보상 없이 키움에 빼앗긴 모양새가 됐다.

예고된 참사였다. 충분히 2~3년은 여력이 남아 있는 베테랑을 세대 교체라는 허울에 씌워 방출이라는 철퇴를 내렸다. 그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한화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용규야 말로 현재 한화에 꼭 필요한 선수라 할 수 있다. 그런 선수를 조건 없이 풀어줬다. 그리고 이용규는 보란 듯이 대박을 쳤다. 이 인사에는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

감정이 앞선 섣부른 판단이 얼마나 큰 아픔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잘못된 선택에 대해선 분명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한화는 스스로 채찍을 때릴 수 있을까. 진실한 반성 없는 발전은 없다. 이용규 참사는 절대 반복돼선 안될 한화의 커다란 실책이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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