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집회 물대포' 서울대, 국가인권위 권고 불수용...특권의식 팽배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1-10-14 09:52:58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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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희 의원
이탄희 의원

(용인=국제뉴스) 강정훈 기자 = 2017년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에 반대해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인 학생들에게 학교가 물대포를 직사해 서울대와 학생들이 서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중인 가운데, 학교가 학생들의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조정이 결렬돼 본 소송에 들어가게 됐다. 서울대는 판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고 학생들의 배상 요구액을 웃도는 수천만원의 성공보수까지 약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4월 서울중앙지법에 서울대와 피해 학생 9명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조정에 회부된 뒤 6월부터 세 차례의 조정 기일이 열렸지만 지난달 13일을 끝으로 조정이 결렬됐다.

앞서 서울대는 2017년 3월11일 시흥캠퍼스 조성 사업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농성을 ‘소화전 물대포’로 직사하는 등 물리력으로 강제 해산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국가인권위원회는(인권위)는 서울대의 행위는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다. 이에 학생들은 학교를 상대로 3006만원(1인당 334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학교는 바로 “업무 방해와 기물파손과 더불어 학교 구성원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학생들을 상대로 500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맞소송’을 제기했다.

인권위의 판단에도 서울대는 학생들에게 강경한 입장을 이어갔다. 학생들은 조정에서 인권위 취지에 따라 학생들에 대한 신체의 자유 침해를 인정하고, (인권위 권고사항인) 주요 보직자 인권교육, 인권친화적인 집회·시위 대응방안 마련 이행을 조정안에 명시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서울대는 이같은 이행 사안을 조정안에 명시하는 것을 거부했다고 한다. 학생들을 대리하는 박현서 변호사는 “조정에서 학생들이 가장 강조했던 건 점거 시점에 발생한 인권침해에 대한 학교의 ‘사과’ 또는 ‘인정’이었다. 이것만 이뤄지면 위자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했지만 (학교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서울대의 ‘권고 이행계획서’를 보면, 학교는 인권친화적 집회 대응방안을 마련하라는 인권위 권고에 대해서 “(진행 중인)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사실관계와 법리가 명확해지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집회 참여자 및 학교에 적용될 구체적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반면 학교는 조정에서 학생들에게 시설물 훼손과 학교에 대한 명예훼손을 한 점을 인정하라며 배상액을 요구했다.

오히려 서울대는 판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고 착수금 2200만원·성공보수 3300만원(부가세 포함)을 들여 소송에 총력 대응하고 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최근 3년간 학생 관련 서울대가 대응하는 소송 현황’ 자료를 보면, 학생 상대 소송의 선임료는 평균 770만원으로, 이번 소송은 3년 동안 서울대가 법무법인을 선임해 대응한 8개 소송 선임료 중 가장 높은 액수다.

최근 이탄희 의원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서울대가 인권위의 권고를 이행했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인권위는 ‘서울대가 대학 주요 보직자에게 실시한 교육은 인권위가 권고한 주문의 취지와 맞지 않는 것으로 권고를 불수용했다’고 답변했다.

학교와의 소송을 이어가는 이시헌(25)씨는 “인권위 판단을 계기로 우리도 상처를 치유받고 싶었다. 학내 구성원으로서 의사 표시를 하는 방법으로 점거 시위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조정 과정에서) 학교는 마치 학생들이 갈등을 불러일으켰다고 본 것 같았다. 우리가 바란 건 학교의 사과였다”고 말했다.

이탄희 의원은 “서울대는 물대포 살수를 인권침해로 규정한 인권위의 결정을 경시하고, 지난 3년 평균 소송비용의 약 6배나 되는 수임료를 쓰면서 학생들과의 소송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이는 서울대의 잘못된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권위적 사고의 단면이다”라고 말했다.

민영뉴스통신사 국제뉴스/kang6906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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