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웠던 파슨스 위기관리 능력, NC는 큰 타격을 입었다 [정민태의 Pitching]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1-10-14 09:30: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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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는 1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8로 완패를 당했다. 선발투수로 나섰던 웨스 파슨스의 투구 내용이 너무나 아쉬웠다.

파슨스는 5회까지 1실점으로 제 몫을 하는 듯 보였지만 NC가 1-2로 뒤진 6회말에만 5실점을 하면서 경기 흐름을 키움 쪽으로 완전히 넘겨줬다. 직구, 슬라이더, 커브 등 모든 공이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몰렸다.

파슨스는 공을 놓는 타점이 낮아 조금만 힘이 빠지면 타자가 치기 좋은 높이로 볼이 들어온다. 투구수가 늘어나고 타순이 두 바퀴를 돌면 타자 입장에서는 공략하기가 훨씬 용이하다. 파슨스의 6회 피안타율(0.345)이 유독 높은 것도 이 부분과 연관이 크다고 보인다.

6회말 위기 상황에서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거나 제구에 더 신경을 써야 했지만 너무 쉽게 승부를 들어가다가 키움 타선에 난타를 당했다. 팀의 원투펀치 역할을 수행하는 외국인 투수라면 순위 싸움 중인 팀과의 맞대결에서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는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날 파슨스는 전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NC는 단순한 1패가 아닌 2패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NC 원종현이 고전하는 부분도 눈에 띄었다. 팀이 2-6으로 뒤진 7회말 1사 1, 2루에서 등판해 이닝을 마치기까지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을 기록했는데 직구 스피드가 151km를 찍은 것을 제외하면 구위, 제구 모두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웠다.

원종현의 빠른 공은 이제 타자들에게 대처가 되고 있다. 이럴 때 슬라이더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어야 하는데 슬라이더가 밋밋하게 들어가는 게 문제다.

원종현은 올 시즌 종료 후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슬라이더의 완성도를 높이거나 새 구종을 추가하지 않는다면 올해처럼 고전하는 패턴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스스로 자신이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겨우내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했으면 좋겠다.

또 하나 안타까웠던 건 NC의 투수력이 우승을 차지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탄탄함이 떨어진 점이다. 다른 팀들이 NC 투수들에 대한 분석과 대비를 철저하게 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주전포수 양의지가 후반기 들어 몸 상태 악화로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영향도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현역 시절 현대 유니콘스에서 박경완이라는 명포수를 만난 게 큰 행운이었다. 박경완과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1998년 17승, 1999년 20승, 2000년 18승이 가능했다. 뛰어난 포수 한 명이 팀에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NC는 양의지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가 빠진 것만으로 투수들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크다. 볼배합, 투수리드, 블로킹, 도루저지는 물론 타격에서도 양의지가 가치는 특별하기 때문이다. 양의지가 안방을 비우는 경기가 늘어날수록 NC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은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 내내 150km 넘는 빠른 공을 뿌리면서도 안정적으로 제구가 이뤄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5회초 NC 박준영에게 맞은 2점 홈런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전력투구를 해야 하는데 홈런을 허용한 공은 148km짜리 직구였다. 앞선 타자들과의 승부와는 다르게 전력투구를 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린 투수들이 간혹 주자가 있더라도 하위 타선을 상대할 때 방심하고 힘을 뺀 공을 던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반드시 고쳐야 할 안 좋은 습관이다. 하위타선에게 장타를 맞으면 흐름이 상위타선으로 이어진다. 투수가 더욱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위기 때마다 더욱 전력투구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

또 직구와 고속 슬라이더 두 가지 구종만으로는 선발투수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데 한계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올 시즌은 이대로 끝나더라도 내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린 커브 혹은 써클 체인지업을 추가하기 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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