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투 돈쭐 신한 혼쭐”…변화 이끄는 금융소비자들

[ 더리브스 ] / 기사승인 : 2021-06-21 18:07:18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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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리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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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들이 금융업계의 소비자 보호 흐름에 탄력을 더하고 있다. 지난 2년간 금융업계를 강타한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로 고통을 겪은 피해자들이 금융소비자로서 행동에 진일보를 보이면서다.



피해 보상이 중심이었던 집회 시위는 근본적인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더욱 힘을 싣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10대 사모펀드 100% 보상 판단은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 피해자들은 제재심을 앞둔 한국투자증권이 소비자 관점에서 내부보상기준을 변경하는 조치를 취한 점 등을 높이 평가하며 자발적인 계좌개설 운동을 추진하고 금융당국에 탄원서 제출 및 새로운 사적화해 방안을 요구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대위, 한투증권 거래계좌 개설 운동 펼쳐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는 기업은행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IBK투자증권지회, 대신증권라임펀드 피해자연대, 더플랫폼아시아무역금융펀드피해대책위, 우리은행 라임피해자대책위, 신한금융펀드 사기피해공대위(신한은행라임CI펀드 피해자연대, 신한은행아름드리펀드 피해자연대, 교보로얄펀드 대책위(준), 독일헤리티지피해자연대, 젠투펀드환매중단 피해자모임)옵티머스펀드 비대위, 하나은행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피해자연대, 한국투자증권 디스커버리 피해자대책위, 한국투자 자비스·헤이스팅스 팝펀딩환매대책위, 한화투자증권 글로벌원펀드 피해대책위들이 사모펀드 피해 해결을 위해 뭉친 하나의 결사체다.



이들 공대위는 21일 오후 2시 금융감독원 앞 ‘한투증권 탄원서 제출 및 새로운 사적화해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자리에서 한투증권 거래계좌 개설 운동 취지 및 이유를 밝혔다.



공대위는 “지난해 가을부터 믿을 수 있는 금융사를 선정해 피해회원과 가족을 상대로 주거래계좌 바꾸기 운동을 논의해왔다”면서도 “대부분의 금융사가 사모펀드 환매중단에도 불구하고 피해 회복 노력을 하지 않아 마땅한 금융사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한투증권의 100% 피해회복 노력은 각 대책위 피해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한투증권은 새로운 보상 기준 제시와 함께 총 1584억원의 보상액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보답으로 공대위는 “공대위 소속 각 대책위별로 한투증권 거래계좌 개설 및 주거래계좌 바꾸기로 목표금액 1584억원을 결정했다”며 “타금융사들도 이번 사례를 거울 삼아 진정한 피해회복에 나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에 한투증권은 고객 신뢰회복을 이룬 셈이나, 동종업계는 대체적으로 “금감원의 결정에 따르겠다”며 선을 긋는 반응이다. 그런 만큼 한투증권도 이같은 공대위의 행보를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지만, 공대위는 “큰 결정에 대해 화답하는 자발적인 운동”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공대위 이의환 집행위원장은 이날 현장에서 “한투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약 5700억)과 1·4분기(약 3300억) 당기순이익을 보면 목표금액이 적은 돈이 아니다”라며 “한투증권이 공대위와 연결되는 부분을 극히 꺼려해 계좌개설 신청서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았지만, 한투증권의 보상 방식이야말로 고마운 마음이었기에 스스로 고객 계좌를 개설해주기로 결의를 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가 22일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을 앞둔 한국투자증권을 위해 마련한 탄원서. [사진=더리브스]
전국 사모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가 22일 금융감독원의 제재심을 앞둔 한국투자증권을 위해 마련한 탄원서. [사진=더리브스]






금융당국엔 제재 철회 위한 탄원서 제출…새로운 분쟁조정 방식 요구도





공대위는 전향적 결정을 보여준 한투증권을 위해 이날 금융감독원에 제재 철회 탄원서를 제출했다. 공대위가 금감원에 제재 철회 혹은 완화를 요구하는 탄원서는 이날 현장에서 약 1100개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오는 22일 한투증권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임원 및 기관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공대위는 “이번 탄원서는 지난 16일 한국투자증권이 100% 보상을 결정한 이후 17일부터 20일까지 전국의 피해자들과 가족 등이 급박하게 작성해 제출하게 됐다”며 “한투증권의 조치가 다소 늦기는 했으나 금융사가 자발적으로 100% 보상 방식의 피해회복과 피해자구제에 나선 점, 다른 금융사들의 해결방법과 다른 획기적인 결정을 내린 점이 그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금융기관 검사·제재규정 제23조는 ‘사후 수습 노력’을 기관 및 임직원 제재의 감면사유로 정하고 있다. 또한, 검사·제재규정세칙 제46조에서는 ‘금융거래자의 피해에 대한 충분한 배상 등 피해회복 노력 여부’를 제재시 참작 사유로 정하고 있다.



공대위는 이같은 규정에 힘을 실어준 셈이 됐다. 공대위는 “금감원이 그동안 각 금융사의 수익증권 담보 대출형식의 가지급금을 충분한 피해회복이라고 여겨 정상참작했으나, 한투증권 100% 보상이야말로 진정한 피해회복”이라며 “제재심은 피해자들의 마음을 쓰다듬고 피해를 회복해준 한투증권의 선의를 감안해 한투증권이 새롭게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제재 철회 또는 완화를 결정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공대위는 기존에 금감원이 진행한 자율조정 방식의 분쟁조정을 거부하고, 한투증권 방식의 사적화해 방안을 요구했다. 공대위는 “현재의 금감원 분쟁조정 방식은 당사자간의 갈등을 치유하기보다 새로운 갈등을 조장하는 행태라고 본다”며 “금소법에서 정한 ‘화해권고’ 방법을 무시하고 법에 위임규정도 없는 ‘자율조정’ 방식을 도입해 진정한 피해회복도 하지 못하고 금융사와 피해자간 불만과 갈등만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금감원의 편법적인 ‘자율조정’방식의 분쟁조정을 전면 거부할 것이며, 각 금융사와의 개별조정도 한투증권의 사적화해 방식이 아니면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금감원과 각 금융사들은 새로운 사적화해 방안을 분명히 마련하고 피해구제의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대위는 더 이상 ‘배임이슈’를 들먹이며 사적화해 방안을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공대위는 “한투증권이 새롭게 도입한 방안은 배임이슈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며 “금감원과 각 금융사들은 앞으로 이를 핑계로 피해회복을 거부해서는 안되며, 금감원도 앞으로 대표 사례 중심으로 ‘배상비율산정기준안’이라는 꼼수로 자율조정을 해오던 방식은 고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대위가 제시한 한투증권 방식을 살펴보면, ▲단순 불완전 판매 뿐 아니라 ▲설명서 상 운용전략과 자산의 불일치 ▲운용자산 실재성 부재와 위험도 상이 ▲보증 실재성 및 신용도 불일치 ▲설명서 상 누락 위험 발생 ▲거래 상대방의 위법 및 신의원칙 위반행위 등을 포함한다. 이는 6조6000억원에 달하는 대다수의 사모펀드에서 발생한 피해요소 6가지에 거의 모두 해당된다는 게 공대위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금융사들이 강조해온 ‘자기책임원칙’도 도마에 올랐다. 공대위는 “이 원칙이 성립하려면 사모펀드 계약 체결 당시 계약에 따른 합의 조건이 정당하고 체결당시 이행 의무가 성실히 실행되는 등 공정한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며 “계약상 우월적 지위에 있던 금융사들은 동기의 착오상태에 빠져있었거나, 착오를 유발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니 ‘투자자 자기책임’을 거론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책임을 거론하려면 한투증권이 밝힌 대로 ‘시장상황 변화로 인한 손실이나 투자 대상 및 전략에 대한 고지가 명확하게 이뤄지고 정상적으로 운용된 상품’이었다는 점을 금융사가 분명히 증명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사진=더리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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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펀드인데 보상 못 받는 피해자들 ‘한목소리’





한투증권의 결정이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는 크지만, 공대위가 가야할 길은 남아 있다. 같은 펀드에 가입했어도 다른 금융사에서 가입한 피해자들은 여전히 보상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독일 헤리티지 피해자연대 홍영표 대표는 “최근 한투증권의 사기펀드 전액배상발표는 현명한 결정이며 근본적이면서도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현재 독일 헤리티지 시행사는 횡령과 배임 혐의로 독일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으며 외신에서는 피라미드 사기라고, 모집인에게 25퍼센트라는 터무니없는 수수료를 받았다고 알려져있는데도 국내에는 수사 착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신한금융지주에 의한 국익실추는 물론 피해자 2000명, 피해규모 5000억에 이르는 사건임을 감안하면 대대적인 수사와 즉각적인 원상복구가 시급하다”며 “신한 등 독일헤리티지 판매사는 사기에 관여한 임직원이 수사에 협조하도록 회사 차원의 조치를 취해야만 신뢰회복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판매사는 분조위에 임한다는 입장이지만 피해자는 계약취소 이외 어떠한 조정방안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며 “금감원이 지급금에 대해 배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명시했음에도 배임 우려 때문에 전액 배상을 못한다며 피해자들을 계속 우롱하고 있는데, 판매사 주장대로라면 50프로 가지급금은 배임이 아니고 100프로 지급은 배임이란 근거가 무엇인지 밝혀야 하며, 더 이상 만사지탄의 우를 범하지 않고 전액배상을 하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젠투펀드 환매중단 피해자모임 신민규 공동대표는 “판매사로부터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지 1년이 지났는데 대부분 만기가 3년이다 보니 어떻게든 해결될 거라며 판매사들은 지금까지도 피해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피해자모임에는 한투증권에서 가입해 전액보상을 받는 분들도 계시지만 나머지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우리은행, 하나은행에서 가입한 피해자들은 왜 100프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금융소비자에 대한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었고 금감원이나 발행사, 판매사조차도 운용사 리스크에 무지했는데 피해자들에게 자기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 이러한 근본적인 인식을 올바르게 했기에 전액 배상한 한투증권의 결정에 열렬한 박수를 보내는 것”이라며 “리스크를 인지하지 못하고 앞장서 판매한 판매사들과 국내 운용사와 발행사인 삼성자산운용과 NH투자증권 등은 젠투 해결을 위한 전향적인 결정에 동의하고 투자자들의 피해회복과 전액 배상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투자 라임세턴 피해자모임 한희선 대표는 “똑같은 사기 상품을 왜 한투는 해결해주는데 신한은 배임 핑계를 대면서 금감원 뒤에 숨으려 하고, 왜 자율 조정이라면서 사실관계 합의서로 고객을 두 번 죽이는 지 과연 선도적인 금융기관이 맞는지 묻고 싶다”며 “신한이 충성고객들에게 사기를 치고 일본인들의 앞잡이이자 적폐기업이 된 것은 한성은행(1897년 설립된 구 조흥은행)에 먹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판매사들도 한국투자와 같이 100프로 배상하길 촉구하고, 썩은 금융의 만행을 금융소비자의 이름으로 단죄하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데 이미 시작했다”며 “한 마디만 더하겠다. 신한 혼쭐, 한투 돈쭐”을 외쳤다.



이밖에 대신증권 라임펀드 피해자모임 김영숙 방장은 “반포WM센터장의 재판으로 사기가 입증됐는데 금감원은 아직도 무엇을 망설이고 있는가. 대신증권의 라임펀드 판매 최종 결정권자는 대신증권의 오너인 양홍석 사장이며 이에 제재심은 중징계에 상정하는 문책경고를 결정했다”며 “금감원은 분조위를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계약취소를 결정하고 라임 피해자들의 피눈물을 닦아주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길 촉구하는 바”라고 강조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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