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쓰러졌는데… 또 분류 떠넘기나” 택배노조 4500명 1박 2일 상경 농성

[ 서울신문 ] / 기사승인 : 2021-06-15 18:16: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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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사 측, 분류 전담인력 투입 유예 요구
노조 “시간 더 필요하다는 건 의지 부족”
심야배송 롯데택배 40대 노동자 뇌출혈
합의 불발 땐 파업 장기화·배송 지연 우려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을 둘러싸고 노사정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택배 노동자 약 4500명은 1박 2일 동안 상경 집회에 돌입했다. 분류작업을 택배사가 맡을 시기 등을 두고 노사정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배송 지연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 약 4500명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1박 2일 집회를 열었다. “분류 작업 택배사가 책임지고 즉각 시행하라”는 문구가 적힌 조끼를 입은 택배 노동자들은 이날 공원 내 문화의광장을 점차 메웠다. 조합원들이 앰프를 들여오는 과정에서 경찰과 일부 물리적 충돌도 발생했다.

택배노조의 파업은 이날까지 일주일째 이어졌다. 택배노조는 1차 사회적 합의를 사측이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택배사들이 자동화 기기 설치나 분류작업 인력 투입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항변하는 데 대해서도 ‘의지가 부족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심야 배송도 계속돼 롯데택배 운중대리점 소속 택배 노동자 임모(47)씨가 지난 13일 뇌출혈로 쓰러졌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특히 우정사업본부가 “소포우편물 분류비용을 수수료로 지급했다”는 데 대한 반발이 거세다. 택배노조 우체국본부 조합원 중 약 120명은 지난 14일부터 여의도포스트타워를 점거하고 있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포스트타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포위탁배달원들은 분류작업 비용이나 시간외수당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국가기관인 우정사업본부가 민간 택배사보다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아 사회적 합의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택배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전할 방안도 쟁점으로 꼽힌다. 정부는 주 평균 60시간 아래로 근무 시간을 줄일 것을 제시했지만, 택배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건당 수수료를 조정하는 방안은 포함되지 않아 노조는 수입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이날 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는 ‘분류 등 분과’를 논의했다. 택배사들은 분류작업 전담인력 투입을 유예해 달라고 요구했고, 노조는 즉각 투입하라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기구는 16일 ‘택배비 분과’까지 논의해 최종 결론을 낸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날까지 노사정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 장기화가 우려된다. 택배업계는 직영 기사나 분류 인력 등 대체 인력을 투입하거나 일부 지역에서 집화를 중단하고 있다. 택배 노조원은 전체 택배 노동자들 중 약 10%이지만, 택배 터미널에 물건이 쌓이면서 현재 배송이 이뤄지는 지역도 배송 지연이 나타날 수 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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