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주민들 나서자 쏟아진 동물들…대구 연호지구 ‘부실 보고서’ 의혹 일파만파

[ 대구일보 ] / 기사승인 : 2021-04-11 23:00: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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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연호 공공주택지구 조성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주민들이 증거자료 확보를 위해 직접 사업지구 내 서식 중인 동물들의 사진 촬영에 나섰다. 사진은 주민들이 촬영에 성공한 동물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황조롱이, 새매, 꿩, 두꺼비.
대구 연호 공공주택지구 조성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가 조작됐다는 의혹(본보 3월22일 1면)이 제기된 가운데 사업주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믿지 못한 주민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 보고서에서 빠진 멸종위기종 동물을 다수 찾아낸 것으로 밝혀졌다.

11일 연호이천서편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등에 따르면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된 연호지구 서편에서 멸종위기종 2급인 새매 등 지구 환경영향평가에서 빠졌던 다수의 동물이 포착됐다. 주민들이 직접 찾아 나선 지 약 2주 만이다.

지난달 24일 서울에서 열린 공공주택지구 지정 취소소송 항소심 첫 재판에서 법원은 ‘연호지구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라며 증거자료를 제출하겠다는 주민들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다음 변론일(6월2일)까지 주민들에 자료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주민들은 사비를 털어 전문 인력 등을 고용, 지구 내 법정 보호종 찾기에 나섰다.

사업지구 내 천연기념물 및 법정 보호종이 발견되면 그 서식지는 기본적으로 사업지구에서 배제된다. 불가피하게 편입해야 할 경우 사업지구 내 원형보전 방안 및 대체서식지 등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까지 주민들이 촬영에 성공한 동물은 천연기념물 제323-4호 새매를 비롯해 천연기념물 제323-8호 황조롱이, 딱새, 황로, 청머리오리, 때까치, 흰뺨검둥오리, 두꺼비, 꿩 등이다.

이중 LH가 환경부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 기재된 동물은 황조롱이, 황로, 흰뺨검둥오리, 때까치 등 4종이다.

새매를 비롯해 딱새, 청머리오리, 두꺼비, 꿩 등은 보고서에서 누락됐다.

주민들은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멸종위기종 1급)의 경우 이미 촬영한 사진이 있으며 맹꽁이(멸종위기종 2급), 도롱뇽 등은 자주 출몰하는 만큼 조만간 사진을 확보할수 있다고 자신했다.

환경영향평가는 문헌조사와 더불어 충분한 횟수의 현지조사가 동반돼야 한다. 계절과 시간마다 분포하는 동·식물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호지구의 경우 현지조사 횟수와 방법 등을 놓고 LH와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며 부실 논란이 빚어졌다.

법정 보호종이라도 조류의 경우 생활반경이 넓어 지구 취소 사유까지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기존 보고서에 없던 동물이 다수 발견되면서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주민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의 주장대로 보고서에는 빠졌던 맹꽁이, 수달 등이 추가 발견되면 환경영향평가 자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게 된다.

최근 사업지구 내 맹꽁이 존재만으로 지구 지정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 서현지구의 사례가 있는 만큼 연호지구도 지구 지정 취소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대책위 이춘원 총무는 “주민들의 증언에도 LH는 이미 결과를 내놓고 의도적으로 뭉갰다. 부실이 아니라 명백히 조작한 것”이라며 “수달과 맹꽁이 촬영도 시간문제라고 본다. LH가 딴소리를 못 하도록 다음 변론일까지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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